(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의장이 넉달 여만에 얼굴을 마주 대하게 됐다.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노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정부 신년인사회 자리에서다. 지난 8월20일 노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오찬회동 이후 첫 대면인 셈이다.
@BRI@이번 행사는 국무위원과 헌법기관장, 여야 대표 3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새해 덕담을 나누는 공식 행사 자리다. 이런 탓에 노 대통령과 김 의장의 만남에 정치적 의미가 부여될 틈은 별로 없어 보인다.
청와대측은 '관례'에 따라 여야 각당 대표를 초청했다고 설명하고 있고, 김 의장측도 "국정운영을 책임진 집권여당 대표로서 참석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를 '갈 데까지 간' 상황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 의장은 지난달 이병완(李炳浣)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수 차례 노 대통령과의 면담을 신청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고, 이에 김 의장은 노 대통령이 지난달말 여당 지도부를 집단적으로 만찬에 초청하자 이를 '모욕'으로 간주하고 거절했다.
뒤이어 노 대통령의 '신당은 지역당' 발언과 김 의장의 '제2의 대연정' '국정 실패' 발언이 정면 충돌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당 일각에서는 김 의장이 이날 행사에 참석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이번 만남을 통해 두 사람간의 갈등이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로 가는 것 아니냐는 시각과 함께 만남 직후 별도 회동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별도 회동은 없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고, 김 의장의 측근도 "수백명이 모이는 신년회 자리일 뿐"이라며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우리당의 한 의원은 "두 사람의 관계에는 감정적 앙금이 남아있어 서로 화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며 "서로 '눈빛'을 살피는 수준의 서먹서먹한 만남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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