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씨는 조장에게 폭행당했는데도 '사내폭력'이란 이유로 해고됐다. GM대우차 비정규직 제공
비정규직 노동자의 '폭행 뒤 해고사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입사 5년차 김지훈(28·가명)씨의 경우는 앞서 언급한 김기철씨보다 더 황당하다. 김지훈씨는 올 초 조장에게 '전치 4주'의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했다가 마땅한 이유도 없이 해고통보를 받았다. 결혼한 지 한 달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지난 1월 8일 차량 부품을 보급하는 일을 맡고 있던 김씨는 조장한테 일일점검일지를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당시 다른 일을 하고 있던 김씨가 "조금 있다가 하겠다"고 하자, 조장은 "당장 하라"고 명령했다.
김씨가 지시사항을 이행하지 않자 조장은 욕설을 퍼부은 뒤 김씨에게 다가와 주먹으로 얼굴을 쳤다. 이어 조장은 넘어진 김씨를 계속 폭행했다. 주위에서 말린 후에야 겨우 폭행은 멈췄다.
하지만 폭행의 후유증은 집에 돌아온 뒤 나타나기 시작했다. 김씨는 "집에 가서 샤워를 하는데 눈 주위가 엄청 부어서 병원에 갔다"며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해보니 눈 안쪽 뼈와 코뼈가 골절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병원에 입원해 수술까지 받았다.
회사 측은 김씨에게 "가해자와 원만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회사 다니기 곤란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결국 가해자인 조장은 사직서를 썼고, 피해자인 김씨는 해고통보를 받았다. 김씨는 "내가 일방적으로 폭행 당했는데 왜 해고를 당해야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이원식 소장은 "사규를 보면 3일 이상의 입원을 요하는 폭행사건이 일어나면 즉시 쌍방을 해고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두 사람에게 합의를 계속 요구했지만 서로 맞고소한다고 해서 결국 사규에 따라 해고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것은 부평공장 14개 하청업체가 실시하고 있는 관례"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박종남 노무사(금속노조 법률원)는 "두 건 모두 해고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해고무효소송이 가능하다"며 "봉건적 사업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취업규칙에 규정돼 있더라도 모든 해고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김기철씨의 경우는 사회통념상으로도 해고사유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산재사고도 쉬쉬... 산재 신청했다 해고당하기도
현재 GM대우차 부평공장에서는 14개 업체 2000여명(1차 하청노동자 1400여명과 2차 하청노동자 60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한 노동자는 "작년 900여명에 불과하던 비정규직은 1500여명, 2000여명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필요한 인원은 일단 비정규직으로 채우고 있기 때문에 비정규직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한 부당해고가 횡행하고 있다. '정규직화'라는 달콤한 유혹과 함께 해고 위협 등을 통해 비정규직을 통제하고 있는 것이다. 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맘에 안 들면 잘라버리는 등 어이없는 해고가 많다"고 밝혔다.
"인원이 당장 필요 없으면 오늘 잘랐다가도, 필요하다 싶으면 2~3일 내에 새로 인원을 뽑는다. 점심시간에 불러서 출입증을 반납시키고 내보내면 그만이다. 시간당 인건비가 아까우니까 이런 짓을 저지른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산업재해(산재)도 쉬쉬할 정도로 심각한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무릎에 20바늘 이상 꿰맨 노동자도 출근했고, 갈비뼈에 금이 간 노동자는 복대를 한 채 일해야 했다. 또 한 노동자가 부품을 옮기다가 지나가는 차에 치인 사건은 산재 대신 자동차보험으로 처리했다.
심지어 산재를 신청했다가 해고를 통보받은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 8월 장아무개씨는 병원에서 요추부 염좌와 디스크(추간판 탈출증)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산재를 신청해 요추부 염좌가 근로와 인과관계가 있다는 판정을 받아냈다. 하지만 회사는 장씨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박종남 노무사는 "이런 사건들의 근본적 문제는 1·2·3차 하청에 따른 비정규직 양산"이라며 "실질적인 노무관리는 원청업체에서 할 수밖에 없는데도, 원청인 GM대우차는 개입하지 않고 모든 책임을 하청업체에 떠넘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GM대우차는 1600여명의 해고노동자를 전원 복직시켜 '따뜻한 노사관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산재사고도 쉬쉬할 만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GM대우차 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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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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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관계 좋다던 GM대우차에서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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