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과 기타, 장고를 위한 우리 민요 환상곡을 연주하는 모습 김영조
이어서 "해금과 기타, 장고를 위한 우리 민요 환상곡이 흐른다. 해금과 기타 선율의 넘나듦은 청중들을 꼼짝 못하게 붙들어둔다. 다음은 특별한 순서로 다도지도사 조용연씨의 행다 시연과 함께 황병기 곡 '달아노피곰'을 연주하는데 전통차와 음악의 어울림이 기막히다. 행다 시연이 끝나자 행사 주최자이며, 한국우리문화연구원장 겸 '산들바람' 대표인 송봉화씨가 따뜻한 초대의 말씀을 들려준다.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특별출연으로 서원대학교 박현숙 교수의 김죽파 가야금 산조가 펼쳐진다.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그의 손가락은 가야금 선 위를 나른다. 조지훈 시인은 "풍류(風流) 가얏고에 이는 꿈이 가이없다. 열두 줄 다 끊어도 울리고 말 이 심사(心思)라"고 노래했던가? 아득한 저 꿈속의 무지개가 피어오르는 듯하다.
이후 청주 시립교향악단 단원 구동숙씨가 김미영씨의 피아노에 맞춰 엘가의 '사랑의 인사'를 첼로로 감미롭게 풀어준다. 역시 사랑의 인사는 언제 들어도 나른한 꿈속의 향연 속에 있는 듯하다. 아름다운 저음의 첼로, 그 진가가 한껏 드러나는 순간이다.
아! 그리고 한 아리따운 소녀가 무대에 나선다. 판소리를 전공하는 국악예술고등학교 2학년 송문선 학생은 금나영 시, 이병욱 곡의 '가시버시 사랑'을 열창한다. '가시버시'는 부부의 토박이말이다. 이달균 사회자는 온 나라의 예식장에서 '가시버시 사랑'이 축가로 불리고 있다고 한다. 우리식의 가창법에 청중을 흠뻑 빠져 "한 번 더"를 외치고 있다.

▲‘가시버시 사랑’을 열창하는 송문선 학생과 단가 ‘사철가’와 춘향가 중 ‘사랑가’를 들려주는 중앙예술단 대표 조동언 판소리꾼 김영조
어! 그런데 소녀의 곱고 고운 소리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중앙예술단 대표 조동언 판소리꾼의 걸쭉한 단가 '사철가'와 춘향가 중 '사랑가'를 들려준다. 그는 소리꾼다운 입담으로 청중을 자지러지게 한다. 여기저기서 추임새가 터진다. 이런 것이 바로 우리 음악의 모습이 아니던가?
이제 이병욱과 어울림은 '신풀이'를 신명나게 연주하고, 공연의 막바지로 치닫는다. 금나영 시, 이병욱 곡의 '오! 금강산'과 사라예보를 위해 이달균 시인이 특별히 작시하고, 이병욱 교수가 작곡한 '축제의 사라예보'는 이병욱의 뛰어난 가창력을 드러낸다. 청중들은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인다. 이것이 바로 연주자와 청중이 하나 되는 모습이 아니던가?
"사라예보, 평화의 종소리
축제의 사라예보
그리운 날은
사라예보에 옵니다.
(그리운 날은
사라예보에 옵니다)
먼 바다 아드리아를 달려온 기적소리
멀고도 가까운 동방의 친구들
우리 모두 하나 되어
축제의 사라예보
평화의 축제, 축제의 한마당
산맥에 내린 눈, 바람이 소망하고
축제의 종소리 울려 퍼지네.
사라예보, 사라예보
평화의 종소리
축제의 사라예보"

▲연주 삼매경에 빠진 이병욱 김영조
축제의 사라예보 노래가 큰 울림을 얻는다. 공연은 끝났지만 청중들은 자리를 뜰 줄 모른다. 이어서 모두가 아쉬움을 어울림의 시간으로 달랜다. 이후 이들은 이병욱 교수의 화려한 기타와 피아노 반주에 맞춰 팝송과 대중가요도 부른다. 특히 춤꾼 신미경씨는 즉석에서 살풀이를 추기도 한다.
이것이야말로 사라예보를, 세상을 평화로 이끄는 잔치 바로 그것이 아니던가? 평화는 모두가 더불어 사는 모습과 다름이 아니다. 우리 겨레의 문화, 굿거리는 연주자와 청중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바로 평화를 만들어가는 소중한 몸짓들이다. 이제 모두의 더불어 삶을 함께 추구해보아야 할 때이다.
덧붙이는 글 | ※ 다음, 대자보, 뉴스프리즘, 문화저널21, 수도일보에도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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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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