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비스타 출시로 본 'MS의 차별'

[현장] 신제품 발매 때마다 국내유저 차별 왜 끊이질 않나

등록 2007.01.31 15:11수정 2007.01.3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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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비스타'가 가격 부풀리기 의혹과 호환성 문제 등 논란 속에 31일 국내에서 출시됐다. 31일 오전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윈도비스타 영상 시연회에 관심있는 일반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비스타'가 가격 부풀리기 의혹과 호환성 문제 등 논란 속에 31일 국내에서 출시됐다. 31일 오전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윈도비스타 영상 시연회에 관심있는 일반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비스타'가 가격 부풀리기 의혹과 호환성 문제 등 논란 속에 31일 국내에서 출시됐다.

한국MS는 이날 오전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윈도비스타 출시 기념 설명회를 열고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윈도비스타 영상 시연회를 했다.

이날 시연회에서는 경치나 전망을 뜻하는 '비스타'란 이름에 걸맞게 화려한 검색 화면과 멀티미디어 기능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열려있는 창을 입체 형태로 배열해 책장을 넘기듯 한눈에 화면을 훑어볼 수 있게 한 것이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 한글 기본 글씨체도 지난 1995년부터 사용했던 '굴림체'에서 '맑은 고딕체'로 바뀌어 색다른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윈도비스타 출시를 계기로 호환성 논란과 가격 부풀리기 의혹이 불거짐에 따라 MS의 국내 소비자 차별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이유 때문에 국내에서 윈도비스타 상용화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선 너무 비싼 윈도비스타

@BRI@우선 가격 부풀리기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윈도비스타 한글판의 가격 부풀리기 의혹은 지난 26일 <오마이뉴스>에서 처음 보도된 이후 대부분 언론이 주요하게 다루면서 논란이 확대됐다.

한국MS 측은 "소비자가격은 현지 유통회사가 자율적으로 책정하는 것인 만큼 우리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해명을 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OS(운영체제)를 독점하는 MS의 횡포"라며 반발하고 있다.


회사 측의 해명에도 소비자들의 반발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관련 기사 의견란에 직접 한국, 일본, 미국판 윈도비스타의 가격표를 올려놓고 회사 측 해명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한 소비자는 "일본에서 출시되는 제품의 경우 미국 제품보다 가격이 싼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럼 일본은 운송비용이 안 들어서 미국보다 가격이 싸다는 것이냐"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박준석 한국MS 이사는 "전자상가나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판매되는 윈도 비스타의 소비자 가격은 유통회사의 자율 권한"이라며 "이에 따라 각국 소비자 가격은 소프트웨어 유통시장의 규모나 유통회사의 운송비, 세금 등 부대비용 등에 따른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윈도비스타 출시를 둘러싼 한국MS의 국내 소비자 차별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무료 업그레이드 혜택에서도 국내 PC 구입자들이 미국의 소비자들에 비해 차별받고 있다.

미국시장의 PC업체들은 대부분의 윈도XP OS를 윈도비스타로 유·무료 업그레이드 행사를 하고 있는 반면 국내 PC업체들은 업그레이드 대상을 대폭 한정하고 있다. 업그레이드 지원이 안 되는 OS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윈도비스타로 OS를 업그레이드하려면 PC업체나 한국MS의 지원없이 100% 비용을 직접 부담해야 한다.

윈도비스타 이외에도 MS의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국내에서는 가격 부풀리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정보통신부 산하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에 따르면 MS는 '윈도XP 프로' 등 국내 소비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6가지를 미국보다 평균 90% 가량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S, 국내 사용자 차별 논란 왜 끊이질 않나

오마이뉴스 남소연
31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윈도비스타 영상 시연회에서는 경치나 전망을 뜻하는 '비스타'란 이름에 걸맞게 화려한 검색 화면과 멀티미디어 기능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열려있는 창을 입체 형태로 배열해 책장을 넘기듯 한눈에 화면을 훑어볼 수 있게 한 것이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31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윈도비스타 영상 시연회에서는 경치나 전망을 뜻하는 '비스타'란 이름에 걸맞게 화려한 검색 화면과 멀티미디어 기능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열려있는 창을 입체 형태로 배열해 책장을 넘기듯 한눈에 화면을 훑어볼 수 있게 한 것이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한국MS의 국내 사용자 차별 논란은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05년에는 MS 포털사이트 MSN이 이메일 서비스 핫메일(hotmail)의 기본 저장용량을 미국과 유럽 일부 나라 이용자에게 2메가바이트(MB)에서 250MB로 늘려주면서 한국은 용량 확대 대상에서 제외해 차별 논란이 일었다.

또 지난해에는 '윈도98'에 대한 보안 업데이트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해 소비자들로부터 독과점 기업의 '횡포' 아니냐는 비난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처럼 해마다 MS의 국내 소비자에 대한 차별 논란이 이어지는데도 문제 해결의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 배경에 대해 "우리 스스로 우리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정부를 비롯해 국내 소비자들이 지나치게 MS에 의존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시장환경에 힘입어 MS의 존재는 국내에서 거의 독보적이었다. 오죽했으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05년 MS의 '끼워팔기' 영업을 문제 삼자 MS 측이 "너희가 그렇게 나오면 우리는 여기를 떠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을 정도였다. 당시 그 '철수 가능성'에 대한 언급만으로 국내 인터넷 사용자는 물론, 관련 업계는 크게 술렁거렸다.

국내 포털사이트 등 대부분 인터넷 업체들이 MS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또 국내 금융기관의 인터넷뱅킹과 전자정부사이트의 민원서류 출력 서비스 등도 익스플로러가 아니면 아예 이용할 수 없을 정도다.

실제 윈도비스타의 경우에도 호환성 문제가 아직 해소되지 않아 국내에서 윈도비스타를 사용할 경우 일부 인터넷 뱅킹과 게임, 전자민원서류 발급 등의 서비스를 당분간 이용할 수 없다.

현재 금융기관 공인인증서, 전자정부서비스는 MS 익스플로러를 사용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다. 이에 비MS계열 사용자모임인 오픈웹은 금융감독원 등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금융기관 공인인증서, 전자정부서비스는 MS 익스플로러를 사용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다. 이에 비MS계열 사용자모임인 오픈웹은 금융감독원 등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오픈웹

"소프트웨어 국산화율 높여야 문제 해결"

비(非)MS계열 사용자모임인 오픈웹의 한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MS 편중 현상은 당장 사용하기에 편하다고 이를 마구 들여와 쓴 결과"라며 "정부에서부터 앞장서서 소프트웨어 제품의 국산화율을 높여야만 지금처럼 특정 기업에 편중된 현상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국내 소비자들이 이 같은 소프트웨어 기술 편중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비MS계열 브라우저 사용자들이 최근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여 주목되고 있다.

오픈웹을 이끌고 있는 김기창 고려대 법대 교수는 "누구나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할 전자정부서비스가 MS 익스플로러 사용자들에게 편중돼 운영되고 있다"며 "이는 엄연한 이용자 차별행위로 문제시정을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년 동안 모두 60억 달러를 투자, 오랜 기간의 준비 작업 끝에 소비자들 앞에 선 윈도비스타. 한국MS는 대대적인 영상 시연회 등을 통해 윈도비스타 출시를 자축했지만 정작 이들이 놓쳐서는 안 될 점이 있다. 이처럼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가격 부풀리기 의혹이나 호환성 문제 등 한국 소비자를 차별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인다면, 국내 사용자들의 외면도 그만큼 커진다는 점이다.

31일 국내에서 출시된 윈도비스타는 내달 11일까지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체험관 행사를 연다. 호환성 문제가 아직 해소되지 않아 국내에서 윈도비스타를 사용할 경우 일부 인터넷 뱅킹과 게임, 전자민원서류 발급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31일 국내에서 출시된 윈도비스타는 내달 11일까지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체험관 행사를 연다. 호환성 문제가 아직 해소되지 않아 국내에서 윈도비스타를 사용할 경우 일부 인터넷 뱅킹과 게임, 전자민원서류 발급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한국MS "국내 소비자 불이익 입지 않는다"

한국MS 측에서 위 기사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견을 보내와 전문을 싣습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각 나라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격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한국에서는 공급사가 소매 유통가격을 결정할 수 없습니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재판매 가격유지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공급사인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총판에 공급하는 공급가만을 책정합니다.

총판은 이를 다시 소매상에게 재판매하고 최종 소비자 가격은 소매상이 책정합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총판 공급가는 운송 등의 추가 비용 발생이 반영된 정도를 제외하고는 미국의 공급가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됩니다.

이에 따라 소비자 가격차이의 주 원인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법적으로 가격통제권이 없는, 소매상의 가격책정 정책에 따른 것입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시장의 99.9%를 차지하는 PC제조사에 제공되는 OEM 가격조건은 전세계 동일하게 적용하기 때문에 한국 소비자가 전혀 불이익을 입고 있지 않다고 봅니다.

또한 PC제조사가 수출을 할 때도 동일한 가격으로 나가기 때문에 해외 PC제조사와의 경쟁에서도 불리할 것이 없습니다. 더구나 환율을 적용 받기 때문에 수익률 면에서는 오히려 더욱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FPP (Full Packaged Product; 일반 소매용 단품으로 판매되는 제품) 시장이 안정화 돼있어 소매상간 가격경쟁이 치열한 편입니다. 이에 비해 한국은 FPP제품의 연간 판매량이 전체 윈도우 운영체제 시장의 0.1%에도 미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결국 FPP제품 취급 소매상 자체가 많지 않으며, 가격 결정 또한 이러한 시장상황에 따른 판매부진과 재고 부담이 반영돼 미국보다 높게 형성 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따라 보다 정확한 가격 비교를 위해서는 시장의 99.9%를 차지하는 컴퓨터 업체에 제공되는 가격을 비교하는 것이 더욱 합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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