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필동1가 매경미디어센터내 사무실에서 긴급조치 판결문 1,412건을 분석한 긴급조치위반 판결분석 보고서가 수록된 '2006 하반기 조사보고서'를 배포한 뒤 송기인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위원회의 입장을 밝혔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에 앞서 송기인 진실화해위 위원장은 '긴급조치 위반사건 판결 분석보고서' 등이 담긴 2006년 하반기 조사보고서 발간에 즈음한 입장을 발표해 "오늘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한다"며 "이 보고서는 총 483쪽 분량으로 ▲개요 ▲진실규명 접수 및 처리 현황 ▲진실규명 결과 ▲기록분석 보고 ▲평가 및 과제 등을 담았다"고 밝혔다.
송기인 위원장은 "이번 조사보고서는 위원회 설립 이후 처음으로 진실규명 결정 또는 불능 결정사건 7건의 내용을 수록했다"면서 "▲민족일보 조용수 사건 ▲김익한 일간 고문․가혹행위 사건 ▲태영호 납북사건 ▲이수근 위장간첩 사건 ▲이준호 가족간첩 사건 등 총 5개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결정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어 "2006년 하반기 조사보고서를 통해 긴급조치 판결문 1412건을 분석한 긴급조치 위반 판결분석 보고서도 함께 실었다"면서 "화해를 위한 방안 연구활동 등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업무를 규정하는 바 위법·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인한 중대 인권침해사건의 진실규명이라는 목적수행을 위해 적용실태를 파악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도적 차원에서 긴급조치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 적용실태를 파악한 것"이라고 밝힌 뒤 "개별적인 판결의 당부를 다루지 않았고 어떤 정치적 의도도 갖고 있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송 위원장은 "진실화해위는 명예에 관련된 문제나 반성, 인적 청산의 문제를 제기하지도 않았다"면서 "오로지 객관적 입장에서 역사적 자료인 긴급조치 판결실태를 사실적으로 분석했으며 판사실명을 특별히 공개한다는 식의 보도는 맞지 않다"고 재차 밝혔다.
송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항일독립운동, 반민주적 또는 반인권적 행위에 의한 인권유린과 폭력·학살·의문사 사건 등을 조사해 왜곡되거나 은폐된 진실을 밝혀냄으로써 민족의 정통성을 확립하고 국민통합에 기여한다는 위원회 목적이 실현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진실화해위는 이날 발표한 '2006년 하반기 조사보고서'를 통해 진실규명 불능 결정 사건으로 ▲김진수의 중국 내 항일독립운동 ▲김예태의 영동군 황간장터 만세운동을 꼽았다.
'긴급조치 위반 판결 분석' 결과에 대해서는 진실화해위가 입수한 판결문 1412건 가운데 1심 판결이 589건, 항소심 판결이 522건, 상고심이 252건이며, 1심 판결 중에서 긴급조치 1․4호 위반이 36건, 3호 위반이 9건, 긴급조치 9호 위반이 554건이며 이에 연루된 총 인원은 974명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1심 판결 589건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재야인사 관련 85건, 간첩행위 관련 2건, 학생운동 관련 187건, 발언관련 252건, 국내재산 해외도피 등 29건 등으로 나타났으며, 긴급조치 제1호부터 제9호까지의 내용, 긴급조치 위반 판결 전체에 대한 심급별 및 유형별 통계, 개별사건별로 분석해 실었다.
1972년 10월 17일 박정희 대통령은 특별선언문을 통해 유신을 선포한 뒤 유신헌법으로 계엄선포권과 긴급조치권을 규정했으며 전쟁, 내란, 폭동 발발 등 공공의 안녕질서가 위협받거나 파괴되는 고전적 상황과 경제적, 사회적 위기가 발생하는 경우와 같은 위기상황을 가정해 현존하는 위기극복만이 아니라 새로운 위기조성의 가능성을 예견하고 이에 대한 사전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박정희 대통령이 내세운 이 논리로 수많은 '민초'들이 말 한 마디 잘못해 법정 징역형을 선고받는 등 무수한 인권침해 사건이 벌어졌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필동1가 매경미디어센터내 사무실에서 긴급조치 판결문 1,412건을 분석한 긴급조치위반 판결분석 보고서가 수록된 '2006 하반기 조사보고서'를 배포한 뒤 송기인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위원회의 입장을 밝혔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다음은 김동춘 진실화해위 상임위원이 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 전문이다.
- 이번 발표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고 묻는다. 또 현직 판사들이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 어떤 입장인가.
"몇 차례 밝혔지만 정치적 의도는 없다. 언론이 그런(정치적 의도)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 우리 위원회 활동은 위원 한두 명의 개인 생각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거듭 밝히지만 정치적 의도와 무관하다. 과도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현직 판사들을 거론한 바도 없고, 언급한 바도 없다."
- 진실화해위가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하기 전에 먼저 언론에 유출돼 문제가 됐다. 해당 직원에 대한 징계여부는 어떻게 되나.
"일부 언론이 이 보고서를 먼저 입수하게 된 경위는 알 수 없다.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 말할 수 없다. 내가 '긴급조치'와 관련된 담당 상임위원은 아니나, 이번에 긴급조치 위반사건 판결분석 보고서를 발표한 것은 당시 벌어진 모든 판결문을 정리해서 이후에 추가 진실규명을 하기 위한 기초조사 목적으로 조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 판사실명 공개 명단에서 기소검사가 빠진 이유는 뭔가.
"위원회의 주요 진실규명 임무는 신청사건에 대한 조사와 별도로 중요하게 밝혀야 할 과거의 사건들 등 여러 사항에 대해 조사할 권한이 있다. 이것은 개별 사건에 대한 조사가 아니다. 따라서 단순 판결문을 수집해 정리에 대해 요약한 보고서다. 사건에 대해 평가하거나 당시 기소검사가 누구인지 규명하는 작업은 전혀 진척되지 않았다."
- 진실화해위가 명단을 공개한 것은 아니나 판사들의 실명이 공개됐다. 옥석구분이 안 돼 일반적으로 낙인찍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신청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일환이 아니라고 하는데도 왜 자꾸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가. 거듭 말하지만 판결문에 대한 수집 보고다. 왜 기자들이 판사 실명공개만 강조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다시 한번 취지를 얘기하자면 긴급조치, 억울하게 과거에 인권침해를 받은 사실을 알리는 게 위원회의 목적이다. 판결문을 정리하면서 판사의 실명을 빼야 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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