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가 최상균씨(사진 오른쪽). 최상균
시각장애인들이 오페라와 아리아의 성악곡 연주를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장이 열린다.
성악가 최상균씨와 한국음악연구소장 유현철씨, 비엔나음악학원이 공동기획하고 한국음악교육평가협회에서 후원해 3월 3일 저녁 7시 20분 장천아트홀(서울 압구정동 광림교회 부속건물)에서 열리는 '해설이 있는 성악가 최상균 콘서트'가 바로 그것.
최씨의 시집 발간 기념 콘서트인 이번 행사의 기획자들은 시각장애인이 음악공연을 누릴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될 것으로 생각해 시각장애인 200명을 연주회에 초대했다.
"제 시와 음악을 있는 그대로 들어줄 분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장애라는 불편을 겪는 것 말고는 우리와 아무것도 다를 바 없는 그들을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소외시키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문화는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통로인데도 그들에게 문화관람 같은 행복한 누림을 제대로 즐길 수 있게 하는 배려가 많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최상균씨는 국제델픽위원회 아시아 국장이며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를 각색한 창작오페라 <조선의 요술피리>로 한국식 정서를 담아내 세계 20여 곳에서 공연초청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전 세계를 누비며 한국식 오페라를 공연하는 성악가이자 공연기획자이며 시인이기도 하다.
이런 화려한 수식어 뒤엔 짬짬이 트럭운전이나 웨이터 일을 하며 어려운 삶을 힘겹게 견뎌낸 독특한 이력들이 담겨 있어 최씨의 음악에서 더욱 깊이가 느껴진다.
"평소 시각장애인들에게 기타와 피아노를 가르치면서 그들에게 이러한 문화 관람에 대한 욕구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상당히 뛰어난 음악적 감성과 재능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눈으로 보지 못하는 대신 귀로 듣고 손으로 느끼는 기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특히 음악에도 소질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한국음악연구소장 유현철씨는 20년 넘게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하루 24시간도 모자라 잠잘 시간도 아껴 쓴다고 말하는 유씨이지만, 나눔을 통한 봉사 시간만은 여유롭다고 너털웃음을 짓는다. 자신이 가진 것을 그저 공유할 뿐이라는 유씨에게 음악은 가장 아름답게 공유할 수 있는 선물이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했다. 그러나 시력을 잃은 이들에게 마음의 창은 눈이 아니다. 어쩌면 그들의 마음의 창은 귀가 될 수도 있고 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더불어 그들의 마음의 창을 아름답게 비춰주는 것은 자신들을 편견 없이 바라보는 따뜻한 사회적 배려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과 같은 개인들의 문화적 나눔은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이번 콘서트를 계기로 시각장애인들의 문화적 욕구를 해소하는 장이 많이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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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1급 시각장애인으로 이 땅에서 소외된 삶을 살아가는 장애인의 삶과 그 삶에 맞서 분투하는 장애인, 그리고 장애인을 둘러싼 환경을 기사화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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