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를 누린 강릉 여행

여행은 누구와 가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등록 2007.02.28 15:29수정 2007.02.2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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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포 해수욕장
▲경포 해수욕장 이현숙

@BRI@몇 해 전 내가 여행을 자주 다니는 걸 아는 친구가 같이 좀 가자며 채근을 했다. 난 주로 혼자 다니는 터라 내키지 않았지만 친구의 청을 뿌리칠 수 없어 동행을 했다. 여행지는 강릉 경포대.

여행을 할 때, 나는 늘 창가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며 낯선 풍경을 즐겼는데 일단 그 즐거움을 포기하고 친구와 계속 이야기를 나누며 가야했다.


강릉에 도착해 시내버스를 타고 경포대로 가서 바닷가를 거닐었다.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부서지는 파도를 바라보다가 모래사장을 걷다가 하면서. 그런데 친구가 슬그머니 내 옷깃을 잡더니 바로 앞 횟집으로 끌고 갔고 거기서 남은 시간을 다 보내야 했다.

친구를 이해할 수는 있었다. 늘 자기 차만 타고 다녔던 친구는 버스를 갈아타는 것도, 해변을 걷는 것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니 꼼짝 않고 앉아 편하게 맛있는 회나 먹다가 가자는 의도였을 것이다. 나는 값비싼 회를 먹는 것보다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걷는 게 더 좋은데 말이다.

허난설헌 생가터
▲허난설헌 생가터 이현숙

허균 허난설헌 기념관
▲허균 허난설헌 기념관 이현숙

나는 거의 해마다 동해바다를 보러 경포대에 갔다. 그런데 내 여행 코스는 해변을 걷다가 싫증나면 언덕 위에 있는 호텔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고, 그 다음 차가 다니지 않는 경포호 쪽으로 걸어서 반 바퀴 돌아 강릉 가는 버스를 타는 거였다.

경포호
▲경포호 이현숙

경포호를 산책하는 사람들
▲경포호를 산책하는 사람들 이현숙

그런데 그때의 여행은 정말 허무했다. 값비싼 회를 먹기보다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걷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는. 그뿐 아니었다. 돌아오는 길, 햇빛이 창가로 스며들자 친구는 아예 커튼으로 창문을 가려버렸다. 그 난감함이란?

그런데 이번에는 강릉 토박이 친구를 따라가서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호사를 누리고 왔다. 정보와 자동차가 한 몫을 한 것이지만 그중에 보물급인 문화유산을 본 게 가장 큰 소득이었다. 물론 그 바람에 경포호를 반 바퀴 도는 건 포기해야 했다. 현대호텔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마시는 것도.

신복사지 석불좌상
▲신복사지 석불좌상 이현숙

굴산사지 당간지주
▲굴산사지 당간지주 이현숙

문화유산은 신복사지 석불 좌상과 굴산사지 당간지주였다. 신복사지 석불좌상(강릉시 내곡동)은 고려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석불은 탑을 향해 무릎을 꿇고 공양하는 자세로 앉아 있었다. 그리고 석불의 머리 위에는 원통 모양의 높은 관을 쓰고 있었고, 그 위에는 팔각형의 천개가 올려 져 있었다. 천개는 불상을 눈과 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고려시대 야외 불상과 보살상에 많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굴산사지 당간지주(강릉시 구정면 학산리)는 통일신라 말기에 통효대사가 머물렀던 굴산사 터 주위에 있는 당간지주로 구정면에 있었다.


더구나 우리는 당간지주를 보고 산 쪽으로 직행해 가다가 테라로사라는 유명한 커피 전문 카페를 발견했다. 여행길에 뜻하지 않게 만나는 아름다운 풍경이나 분위기 있는 카페, 또는 맛있는 식당은 여행의 특별한 보너스다.

커피 전문 까페 테라 로사 전경
▲커피 전문 까페 테라 로사 전경 이현숙

테라 로사와 굴산사지를 둘러싸고 있는 눈 덮인 산
▲테라 로사와 굴산사지를 둘러싸고 있는 눈 덮인 산 이현숙

그 카페는 아직도 하얀 눈을 이고 있는 거대한 산 아래에 있었으며 원두를 가득 담은 자루들이 실내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고, 커피 나무나 허브 나무도 실내 분위기를 이국적으로 만들어 주고 있었다. 그곳은 원두를 직접 가공하는 공장도 겸하고 있다고 했다.

덧붙이는 글 | 교통편 
신복사지 석불좌상 : 강릉 IC-신복사지(5KM)  시내버스 222,223,104번 이용 내곡동 소방서앞에서 내려서 도보 15분
굴산사지 당간지주 : 강릉IC-학산리-굴산사지(8KM) 시내버스(강릉시내 교보생명 대한투자신탁앞 101번 버스 이용 학산종점- 굴산사지 도보로 30분

덧붙이는 글 교통편 
신복사지 석불좌상 : 강릉 IC-신복사지(5KM)  시내버스 222,223,104번 이용 내곡동 소방서앞에서 내려서 도보 15분
굴산사지 당간지주 : 강릉IC-학산리-굴산사지(8KM) 시내버스(강릉시내 교보생명 대한투자신탁앞 101번 버스 이용 학산종점- 굴산사지 도보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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