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3월 중 이산가족 화상상봉 실시키로

'공동보도문' 채택... 5월 초엔 대면상봉 실시 합의

등록 2007.03.01 21:01수정 2007.03.0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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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제20차 남북장관급회담 삼일째인 1일 오후 이재정 남측수석대표와 권호웅 북측 수석대표가 모란봉극장에서 국립교향악단의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제20차 남북장관급회담 삼일째인 1일 오후 이재정 남측수석대표와 권호웅 북측 수석대표가 모란봉극장에서 국립교향악단의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3신 : 2일 오후 3시 45분]

2월27일부터 평양에서 진행된 제20차 남북장관급회담이 6개항의 합의를 담은 '공동보도문'을 채택하고 2일 오후 폐막했다.

남북은 최대 쟁점이었던 대북 식량·비료 지원 재개문제 등을 논의할 제13차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의 개최 시기를 오는 4월 18~21일로 합의했다.

북측은 경추위를 3월안에 열자고 요구해왔으나, 결국 '2·13 합의'에 따른 초기단계 이행조치가 끝난 뒤 개최하자는 남측의 입장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또 지난해 2월 이후 중단돼 있는 남북적십자회담을 4월 10~12일 금강산에서 열고 '전쟁시기와 그 이후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사람들'의 문제를 비롯한 상호 관심사항들을 협의, 해결하기로 했다.

'전쟁시기와 그 이후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사람들'이란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를 가리킨다.

남북은 또 3월 27~29일 이산가족 화상 상봉을 실시하고, 5월 초 금강산에서 대면 상봉을 실시한다는데도 합의했다. 지난해 7월 북한이 미사일 발사 이후 중단됐던 금강산 면회소 건설 공사도 '빠른 시일 안에 추진키로' 합의했다.

면회소 건설공사 재개를 위한 남북 적십자 단체간 실무접촉은 9일 금강산에서 열린다.


이로써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파행을 면치 못했던 남북간 대화채널이 완전 복원됐으며, 남북관계 정상화의 기틀이 마련됐다.

남북 대표단은 이날 오후 회담장인 고려호텔 3층 대회의실에서 종결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지난해 5월 불발됐던 경의선·동해선 열차 시험운행도 군사적 보장조치가 취해지는데 따라 올해 상반기 안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범운행 실시시기를 군사적 보장조치가 취해진 이후로 미뤘으며, 이에 따라 구체적인 열차 시험운행 실시 시기는 못박지 못했다.

남북은 이와 함께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보장을 위해 제5차 6자회담 3단계 회의에서 이룩한 합의(2.13 합의)들이 원만히 이행되도록 공동으로 노력한다는데도 합의했다.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은 5월29일~6월1일 서울에서 열기로 했다.


[2신 : 2일 오전 10시 35분]

남북은 평양에서 진행중인 제20차 장관급회담에서 3월 중에 이산가족 화상 상봉을 실시하고, 5월 초에 대면 상봉을 실시한다는데 합의했다. 또 지난해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중단됐던 금강산 면회소 건설을 즉각 재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남북은 이번 회담의 최대 쟁점이었던 제13차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의 개최 시기에 대해서도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남북은 2일 오전 중 종결회의를 열어 공동보도문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종결회의는 당초 이날 오전 10시에 예정돼 있었으나 최종 합의가 늦어지면서 개회가 지연되고 있다.

그러나 남측 회담 관계자는 “1일 심야에서부터 2일 새벽까지 이어진 실무대표 접촉 등을 통해 상당부분 의견접근을 이루었다”면서 “오전 중에 종결회의를 하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북측은 이번 회담에서 쌀과 비료 지원의 양과 시기에 대해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하면서 인도적 지원에 대한 남측의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남측은 세부사안에 대해서는 경추위를 통해 논의하자는 입장으로 맞서왔다.

경의선•동해선 철도의 시범운행도 공동보도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지만 완전 개통에 대한 합의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시범운행이 공동보도문에 담길 경우 지난해 행사 하루 전 개통식 행사가 불발한 원인이었던 군사적 보장조치에 대한 언급도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지난 제12차 경추위 합의대로 경공업 원자재 제공 및 지하자원 개발협력 문제도 이행의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이재정 장관이 이번 회담에 앞서 제시한 목표 중 하나인 남북대화의 정례화 및 남북관계 정상화에 있어서도 ‘원칙적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1신 : 1일 밤 9시]

제20차 남북장관급회담 수석대표로 평양을 방문중인 이재정 통일부장관이 1일 오후 4시부터 약 40분 동안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예방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수령의 유훈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BRI@김 상임위원장은 이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된 면담에서 “’2.13 합의’를 잘 준수함으로써 북핵 폐기에 이르는 초기조치를 성실하게 이행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정착과 동북아 평화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는 이 장관의 발언에 이같이 답했다고 배석한 회담 관계자가 전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또 “민족중시 입장에서 민족공조를 강화해야 하며 6.15 공동선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고수 이행하며 남북 당국이 힘을 합쳐 추동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고 회담 관계자는 소개했다.

이 장관은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초기조치 이행을 위해서는) 남북이 협력하고 6자회담에 참여하는 나라들이 각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김 상임위원장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앞으로 장관급회담이 정례화, 제도화됨으로써 6자회담 대화의 틀과 남북대화의 틀을 전략적으로 병행해 한반도의 안정적 평화정착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도 강조했다”고 말했다.

대외적으로 북한을 대표하는 김 상임위원장이 지난해 10월 핵실험 이후 남측 인사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장관급회담 남측 수석대표가 김 상임위원장을 예방한 것은 2000년 8월 2차 회담 때 박재규 당시 통일장관과 2002년 10월 8차 회담 당시 정세현 통일장관에 이어 세번째다.

예방은 남측 대표단이 평양에 도착한 뒤 연락관을 통해 요청했으며, 북측이 1일 아침 수락을 통보해와 이뤄졌다. 이 장관을 비롯한 남측대표단과 지원인원 등 10명이 참석했고, 북측에서 장관급회담 단장인 권호웅 내각책임참사 등 7명이 배석했다.

경추위 개최시기 이견…공동보도문안 본격 절충

남북은 이날 수석대표 단독 접촉 및 실무대표 접촉 등을 잇달아 갖고 전날 교환한 공동보도문 초안에서 서로 이견을 보이고 있는 부분을 놓고 집중적인 문안조정 작업을 벌였다.

남측은 이산가족 면회소 건설 재개와 화상상봉의 즉각 추진 및 4월 대면상봉 성사 등 이산가족 사업의 우선 재개를 요구한 반면 북측은 3월내에 제13차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부터 열자고 주장하는 등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북측이 경추위의 월내 개최에 무게를 두는 것은 지난해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로 중단된 대북 쌀•비료 지원의 조속한 재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회담 관계자는 이날 “북측이 어제 실무접촉부터 인도적 지원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남측은 ‘2.13 합의’에 따른 초기단계 이행조치가 끝나는 4월 중순 이후 경추위를 열고, 쌀•비료 지원도 이행상황을 봐가며 단계적으로 재개해 나갈 방침이어서 쌍방의 입장이 어떻게 절충될지 주목된다.

남측은 또 경의선•동해선 철도 시험운행 및 개통문제, 군사적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을 위한 공동노력을 위해 군사당국자 회담을 재개하는 문제도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재정 장관은 이날 저녁 브리핑에서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큰 틀에서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면서 공동보도문 합의를 낙관했다. 이 장관은 “이번 회담은 앞으로 계속돼야 할 남북대화의 틀을 만들기 위해 남북대화의 성격 규명, 역할, 정례화와 제도화에 역점을 두고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남북은 이날 밤 실무접촉을 통해 공동보도문안의 최종 조율에 들어갔다. 밤새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면 2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어 문안을 채택하며, 남측 대표단은 이날 오후 귀환할 예정이다.

평양에서 함께 3.1절 맞은 남북

한편 회담 기간 중 3.1절을 맞은 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반 숙소인 고려호텔 3층 국장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전날 저녁 이재정 장관 제안으로 추진된 기념식은 남북 연락관 접촉에서 북측이 장소를 마련해 주면서 성사됐다.

이 장관은 기념사를 통해 “평양에서 맞이한 3.1절은 뜻있고 감동적”이라며 “독립운동의 정신인 헌신과 평화는 우리 가슴 속에 통일염원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회담 기간 중인데다 북측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애국가 제창 등은 기념식 식순에서 빠졌다. 만세삼창 순서에서도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앞의 수식어 없이 ‘만세’만 세 번 외쳤다.

기념식은 약식으로 진행됐지만 평양에서는 처음 열린 남측 정부 단독 공식행사로 기록됐다.

3.1절이 공휴일인 남측과 달리 북측은 ‘3.1 인민봉기’라는 명칭의 단순 기념일이다. 평양을 비롯해 지역별로 기념집회가 열렸지만 중요성은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평양거리에도 3.1절을 기념하는 현수막 등은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남측 대표단이 기념식을 개최했지만 북측 회담 관계자들은 3.1절에 대해 별도의 언급이 없었다.

3.1운동에 대한 남북의 역사적 해석도 다르다. 남측은 민족대표 33인의 독립선언서 낭독으로 3.1 운동이 시작됐다고 보는 반면 북측은 평양에 있는 숭덕여학교에서 수천 명의 군중이 참석한 가운데 한 학생대표가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면서 시작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로동신문>은 1일자 사설에서 “평양에서 일어난 반일투쟁을 계기로 전인민적인 3.1봉기로 폭발했다”며 “민족자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조국통일을 위한 투쟁을 더욱 힘있게 벌려 나라와 민족의 완전한 자주독립을 이룩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제20차 남북장관급회담 취재를 위해 평양에 파견된 <오마이뉴스>를 포함한 공동취재단이 남북회담사무국을 통해 보내온 소식을 바탕으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덧붙이는 글 제20차 남북장관급회담 취재를 위해 평양에 파견된 <오마이뉴스>를 포함한 공동취재단이 남북회담사무국을 통해 보내온 소식을 바탕으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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