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천정부지 등록금 해결하라" 323배

전국대학생교육대책위, 교육부 앞에서 장관 면담 요구

등록 2007.03.09 22:02수정 2007.03.1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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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9일 교육부 앞에서 100여명의 대학생들이 교육부 장관과의 면담을 촉구하기 위해 323배를 하고 있다.

9일 교육부 앞에서 100여명의 대학생들이 교육부 장관과의 면담을 촉구하기 위해 323배를 하고 있다. ⓒ 허환주


100여명의 대학생들이 9일 오후 1시 교육부 앞에서 323배를 진행했다. 매년 치솟는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교육부 장관과 면담을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323배는 작년 전국 대학교 등록금 평균이 323만원임을 상징, 10년 간 천장부지로 오른 등록금을 상징한다. 하지만 교육부 장관은 일정상의 이유로 면담을 거부했다.

현재 61개 대학교 학생회로 구성된 '전국대학생교육대책위원회'에서는 1일 총회를 열고 대학등록금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 대학생 '대정부 교섭단'을 구성했다. 이 자리에서 대책위는 5인의 상임대표단을 선출하고 본격적인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행동에 돌입하겠다고 선포한 바 있다. 이날 진행하려 했던 교육부 장관과의 면담은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의 일환이다.

이주희 대정부 교섭단 상임대표는 "2일 등록금 관련 질문서한을 교육부에 보내 6일까지 답변해주길 요구했지만 답변이 없었다"며 "결국 8일 교육부에 전화를 걸자 '대학교 등록금은 사립학교의 고유권한이므로 교육부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또한 대정부 교섭단에서 요구한 '9일 교육부 장관과의 면담'에 대해 "교육부는 '일정이 바쁜 관계로 참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이주희 상임대표는 덧붙였다.

인도에서 집회를 진행하던 학생들은 넓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도로 1차선까지 점거했다. 이에 경찰은 인도로 올라갈 것을 종용했으나 이에 불복, 강행했다. 학생들은 장갑과 스티로폼 깔개 등을 준비했다. 100배가 지나자 학생들의 이마에는 땀이 맺히고 얼굴은 추운 날씨임에도 붉게 상기되었다. 겉옷을 벗기도 했다.

이날 지나가는 시민들은 학생들의 절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등록금이 비싸긴 너무 비싸다. 오죽하면 어린 학생들이 저렇게 힘들게 절을 하고 있겠냐"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교섭단 상임대표들은 대학생들이 323배를 하는 동안 교육부 장관 및 대학 등록금 정책 관계자와의 면담을 시도했다. 하지만 결과는 '불가'. 4명의 상임대표는 김주황 학자금 정책팀 교육행정사무관을 만나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절차와 수순이 있다"며 "요구하는 내용을 서면으로 제출하면 비서실과 면담 일정을 잡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a 상임대표 4인은 교육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하기 위해 사무관을 만났으나 거부됐다.

상임대표 4인은 교육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하기 위해 사무관을 만났으나 거부됐다. ⓒ 허환주

a 학생들은 교육부 장관을 만나기 위해 일보일배를 드리며 청사로 진입하려 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몸싸움이 일어났다.

학생들은 교육부 장관을 만나기 위해 일보일배를 드리며 청사로 진입하려 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몸싸움이 일어났다. ⓒ 허환주


2시간 동안 323배... 그러나

상임대표단은 이에 "몇 차례나 절차와 순서를 밟았는데도 또 절차를 밟아야 하느냐"며 "교육부 장관이 나올 때까지 323배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말했으나 사무관은 "알아서 하라"며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결국 2시간 가까이 걸려 323배를 마칠 때까지 교육부 장관은 학생들을 만나러 나오지 않았다.

이에 홍성규 민주노동당 학생위원장은 "우리가 교육부에게 FTA를 해결해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고 교육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것인데 바쁘다고 대화조차 하지 않는다"며 "등록금 문제를 해결할 자신이 없으면 학생들의 목소리라도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대학생들은 결국 교육부 장관을 만나기 위해 일보일배를 하며 청사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행진을 저지하는 경찰들과 몸싸움이 있었으나 다행히 부상자가 나오진 않았다.

한편 이날 교대위는 결의문을 내고 "등록금 마련을 걱정하던 어머니, 아버지,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모님들과 대학생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이 고통스러워한다"며 "보편적 국민의 권리를 짓밟는 교육부 관리와 현 정부의 정책기조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교육부 장관과의 면담이 성사되고 교육부가 자신의 책임을 다하게 되는 날까지 강력하게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교대위에서는 30일을 '2차 대정부 교섭일'로 잡아놓고 있다. 이날에는 전국에서 모인 2만여명의 학생들이 교육부 앞에 모여 또다시 집회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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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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