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속의 여성들- 우리는 꽃이 아니다.

프로그램 진행을 통해 본 여성의 홀로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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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일(yell101)등록 2007.04.08 20:08
주말 저녁 온 가족이 모여 TV를 본다. 정각 9시, 뉴스가 시작된다.

‘뭐지?’

TV에는 김주하 아나운서가 나왔다. 오랜만에 보는 김주하 아나운서가 반갑기도 했지만, 브라운관을 김주하 아나운서 혼자 차지하고 있는 모습에 고개가 기우뚱 했다.

남자 앵커1명과 여자 앵커1명, 뉴스에서 항상 익숙한 모습이다. 그러나 그녀는 뉴스가 끝날 때까지 혼자 진행했다. 뉴스에서 처음 접한 모습은 상당히 신선하고 파격적이었다.

그렇지만 TV에서는 뉴스뿐이 아니라 여자가 단독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심심치 않게 있다. 여성의 능력이 주목되고 있다.

○ 기혼여성..더 이상 결혼은 장애물이 아니다.

김주하 아나운서 이전에 뉴스를 단독진행 했던 여자 아나운서가 있다. 신은경 아나운서. 89년 주말 9시 뉴스 마이크를 잡았고, 3년 정도 진행하다 유학길에 오르면서 하차했다. 여성앵커의 단독진행은 14년 만에 처음이다. 그런데 단독 진행뿐만이 아니라 두드러진 특징은 기혼여성에 대한 진출이 활발하다는 것이다. 실례로 신은경, 백지연, 황현정 아나운서 등이 결혼이후 기존의 역할에서 축소되어 유학이나 프리랜서로서의 길을 택했던 예전과 달리 SBS의 김소원, MBC의 김주하, KBS의 지승현 이 3명의 기혼여성은 황금시간대 9시뉴스의 진행을 맡고 있는 등 오히려 경험 있고 노련한 아나운서들이 결혼 후에도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 스포츠..남자의 벽을 허물다

그동안 남자 아나운서들만의 프로그램으로 여겨졌던 스포츠 뉴스진행이나 중계에서 여자 아나운서들의 진행이 활발하다. MBC의 이정민 아나운서가 2005년에 스포츠뉴스를 최초로 단독 진행한 것을 필두로 현재 손정은 아나운서가 단독으로 진행하고 있다. 아나운서는 아니지만 국제심판으로서 유명한 임은주 심판이 독일 월드컵 때 해설을 맡은 것도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KBS의 경우 이정민 아나운서가 ‘비바 점프볼’, 이선영 아나운서가 ‘투데이 스포츠’를 각각 단독 진행하고 있으며, SBS에서는 박은경 아나운서가 ‘오늘의 스포츠’를 진행 중이다.

○ 교양 프로그램..여성이 중심

MBC 시사프로그램 'W', 우리나라 방송에서는 드물게 국제시사를 다루고 있어 시청자들의 호응이 높다. 그 진행의 중심에는 최윤영 아나운서가 있다. 그녀의 의상이나 헤어스타일이 인터넷에 관심이 될 정도로 그녀는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KBS의 경우는 황수경-낭독의 발견, VJ 특공대-황정민, 주부 세상을 말하자-정용실, 생로병사의 비밀-오유경 아나운서 등이 단독 진행하여 MBC에 비해 시사보다는 교양프로그램에 여성 아나운서들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으며, SBS의 경우는 김미화의 U, 한수진의 선데이 클릭 등 방송 콘셉트에 맞춰 진행자를 잘 선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성의 홀로서기..미래에 대한 기대.

이제 여성은 프로그램 진행에 있어 남성의 조력자의 개념에서 벗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여성들의 단독진행이 있더라도 단순히 남성중심의 방송 분위기에 대한 ‘배분적’ 성격이 강했다. 여성 특유의 감성적인 이미지는 자칫 경직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유연화 하는 데 있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여성들의 단독진행은 경험과 능력을 보고 판단한 방송국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미국의 오프라 윈프리, 바바라 월터스. 여성의 힘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는 인물들이다. 우리나라도 그러한 인물의 등장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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