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7.04.09 11:42수정 2007.04.09 14:44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보랏빛이 강렬한 얼레지꽃 김상현
봄을 맞은 미륵산이 야생화로 뒤덮였네요.
별 모양을 그대로 따다 놓은 듯한 개별꽃, 하얀꽃 바탕에 분홍빛 미소를 띤 제비꽃, 초록빛 풀잎 물결이 춤추는 사이로 노란꽃대를 올려 눈길을 사로잡는 노랑제비꽃이 등산로 주변에 지천입니다.
그런데 함께 간 산꾼들은 그냥 휙휙 지나칩니다. 꽃잎 하나 크기가 겨우 엄지손가락 손꼽만한 크기니 그럴 만도 합니다. 이럴 땐 걸음을 늦추고 고개를 숙이는 게 제일이지요.
그래야 칠흑같이 어두운 밤, 노란 빛으로 환하게 빛나는 괭이눈도 보입니다. 이번엔 가느다란 허리에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한 산자고가 백합과의 꽃답게 청순한 얼굴을 내밉니다.

▲새우 떼가 톡톡 튀는 듯한 현호색 김상현
그 옆엔 얼레지가 군락을 이뤘군요. 보랏빛이 강렬합니다. 혹자는 '엘리제를 위하여'란 유명한 곡과 연관시켜 '엘리제'라고 부르시기도 합니다. 사실은 못 생긴 잎사귀에 '얼룩' 무늬가 있어 이름이 붙여졌답니다.
아, 어린 새우 떼가 톡톡 뛰는 듯한 현호색 무리도 보입니다. 분홍빛, 보랏빛 꽃의 빛깔이 참으로 다양합니다. 그런데 현호색은 꽃보다 잎 모양을 보고 이름을 짓습니다. 댓잎 모양이면 댓잎현호색, 점이 있으면 점현호색, 잎이 작은 애기현호색, 이런 식입니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올 때쯤 핀다는 제비꽃 김상현
비밀의 화원으로 들어섭니다. 피나물이 지리산 이남에서 제일 큰 군락을 이룬 것 같네요. 봄철에 피는 여느 꽃과는 달리 꽃잎 하나가 어린 아이 손바닥만 해서 무리 지어 핀 곳으로 절로 눈길이 갑니다.
혹시나 해서 당부 드립니다. 산에서 봄 야생화를 만나시려면 거북이걸음에 허리를 무릎 아래까지 숙여 보십시오. 그리고 가만히 눈으로만 보시고 어린아이처럼 여린 야생화를 꺾어가지 마십시오.

▲처녀의 가녀린 허리를 연상시키는 줄기와 청순한 얼굴 빛의 산자고 김상현

▲아, 지구 안에도 별들이 폈다. 개별꽃 김상현

▲까만 밤 반짝이는 고양이(괭이) 눈을 닮은 괭이눈 김상현

▲노란 제비꽃 김상현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 한산신문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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