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대세운 한나라·무소속 '반노-반민주'
민주 '반한나라당'으로 지지 호소

[무안·신안 유세전] "한나라당에 맞설 판 만들자"... 무소속, DJ 맹비난

등록 2007.04.19 20:39수정 2007.04.19 20:43
0
원고료로 응원
a 19일 한나라당과 민주당, 무소속 후보들의 유세전이 무안읍 장터에서 진행됐다. 무안 군민들이 한 후보의 유세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19일 한나라당과 민주당, 무소속 후보들의 유세전이 무안읍 장터에서 진행됐다. 무안 군민들이 한 후보의 유세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56)씨가 민주당 전략공천으로 출마해 만만치 않은 비난 여론을 받으면서 주목받고 있는 전남 무안·신안 국회의원 재선거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 곳 선거는 김홍업 민주당 후보와 이재현(70) 무소속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강성만(48) 한나라당 후보가 두 자리 수 지지율을 보이고 추격하고 있다.

무안군 무안읍 5일장을 맞은 장터는 19일 오전 한나라당·민주당·무소속 후보측의 잇따른 유세 대결로 그 여느 때 보다 뜨거운 선거전을 벌였다. 이날 유세전에서 한나라당과 무소속 후보들은 대상은 달랐지만, 핏대를 세우며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김홍업 후보를 비난했다. 반면 민주당측은 다소 차분한 분위기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두 대권주자, 김홍업 대신 노무현 겨냥

a 이날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강성만 후보 지원유세에 나섰다. 그러나 이들은 김홍업 후보 등을 겨냥하지 않고 현 정부를 겨냥 비난했다. 사진은 이 전 시장이 유세를 마친 후 지지자들이 "이명박" "이명박" 연호를 외치자 손을 번쩍들어 화답하는 모습.  강성만 후보(왼쪽)는 자신의 이름이 아닌 연호가 나오자 다소 겸연쩍은 표정을 짖고 있다.

이날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강성만 후보 지원유세에 나섰다. 그러나 이들은 김홍업 후보 등을 겨냥하지 않고 현 정부를 겨냥 비난했다. 사진은 이 전 시장이 유세를 마친 후 지지자들이 "이명박" "이명박" 연호를 외치자 손을 번쩍들어 화답하는 모습. 강성만 후보(왼쪽)는 자신의 이름이 아닌 연호가 나오자 다소 겸연쩍은 표정을 짖고 있다.

이날 강성만 한나라당 후보는 당내 유력 대권주자인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유세로 한껏 분위기를 몰아세웠다. 강 후보는 김홍업 후보에 대한 반발 민심으로 '비민주당' 전략을 구사하면서 김 후보와 이 후보의 비리 전력에 빗대 "젊고 깨끗한 능력있는 후보"라는 일꾼론으로 선거를 이끌어 가고 있다.

그러나 지원유세에 나선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강 후보의 선거전략 중 하나인 '비민주당'과는 다소 거리가 먼 연설을 했다. DJ나 김홍업 후보 등을 직접 거론하며 비난할 경우, DJ 고향인 무안신안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전략공천이나 김 후보의 과거 전력등을 언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두 자리 수 지지율'이 필요하고, 괜스레 나서서 호남민심에 반감을 사는 발언을 할 경우 역풍이 불 수 있다는 판단인 것이다.

대신 이들 두 대권주자는 노무현 대통령과 현 정부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이 전 시장은 "중국은 10%, 베트남도 10% 경제성장하는데 왜 그러냐? 지도자를 잘 만났기 때문"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을 겨냥하며 "12월 19일 위기에서 나라를 구할 대통령을, 일 잘하는 지도자, 일을 성취하고 세계 지도자와 협력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 역시 김홍업 후보에 대해서 한 마디도 거론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얼마든지 돈 버는 정부를 만들 수 있는데 무능해서 해내지 못하니 국민들이 고생하고 억울하게 됐다"면서 "이젠 바꿔야 한다,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물론 이들은 "호남에서 한나라당이 당선된다면 동서간 갈등 없어질 것", "젊고 깨끗한 능력있는 일꾼을 뽑아달라"며 강성만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을 현 정부를 겨냥하며 이들의 유세는 재선거 보다는 당내 경선에 맞춰진 느낌이었다. 이날 두 대권주자의 유세를 600여명의 군민들이 지켜봤다.

민주당 "김홍업 당선돼야 한나라당과 한판 붙어 승리한다"


a 김홍업 측은 선거구도를 '반한나라당' 구도로 선회시켜 지역 정서를 흡수하는 한편 이재현 무소속 후보에 대한 관심을 낮춘다는 전략이다. 사진은 이날 김홍업 후보 등이 지지자들에게 화답하는 모습.

김홍업 측은 선거구도를 '반한나라당' 구도로 선회시켜 지역 정서를 흡수하는 한편 이재현 무소속 후보에 대한 관심을 낮춘다는 전략이다. 사진은 이날 김홍업 후보 등이 지지자들에게 화답하는 모습. ⓒ 오마이뉴스 강성관

두 대권주자들의 유세가 끝난 이후 똑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민주당측의 유세는 다소 차분한 가운데 열렸다. 한나라당 유세에 비해 적은 300여명의 지지자 등이 지켜본 가운데 진행된 유세에서 유세에 나선 이들은 평화개혁세력 대통합을 통한 대선 승리를 호소하며 김홍업 후보에 대한 비난 여론을 무마하는데 주력했다.

지원유세에 나선 이들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이재현 무소속 후보 보다는 한나라당 대권주자 등을 겨냥했다. 김홍업 후보 캠프는 '무소속 대 김홍업' 구도를 '반한나라당 대 통합후보' 구도로 선거 전략 선회하고 있다. 수그러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한나라당에 대한 거부감을 은근히 자극하면서, 대통합을 통한 정권재창출을 위해서는 "통합후보"인 김홍업 후보의 당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파고 들겠다는 것이다.

정균환 전 의원은 지원유세에 나서 "유신시대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 대통령 후보로 나서는 한나라당에서 자꾸 김홍업 후보를 공격하는데 세계적인 지도자인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이 의원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어디있느냐"면서 "김홍업은 안된다면서 왜 박정희의 딸은 의원도 하고 대통령하려고 하느냐"고 한나라당을 겨냥했다. 그는 "김홍업 후보가 당선돼야 흩어져 있던 중도개혁세력을 통합시켜서 한나라당과 한판 붙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열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도 "대통합을 이뤄 연말에 호남의 남은 한을 풀자"면서 "무소속 후보가 되더라도 법안 하나 만들 수 없고 아무리 유능해도 정책추진을 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김홍업 후보는 "아버지가 고향에 못한 것을 대신하기 위해 나왔다"면서 "아버지가 나라를 발전시켰다면 저는 지역을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지역은 대통령을 만든 지역이지만 반대로 발전한 것이 없다"면서 "지역발전에서는 아버지 보다 더 낫다는 말을 듣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소외되고 낙후된 고장에서 희망과 도약의 발판을 만드는데 앞장설 수 있도록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달라"며 "아버지가 진 빚을 갚는 심정으로 지역발전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략공천 비난 등에 대해 "(정당들은)공천신청을 하지 않아도 꼭 필요한 사람이나 마땅한 사람이 있다면 전략공천을 해왔다"며 "저는 사실상 '전략공천 후보'가 아니라 '연합공천 후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세습공천' 비난에도 "세습이라는데 세계적으로 부자가 형제가 정치하는 정치명문가들이 많다"며 "여러분이 정치명문가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민주당은 '지역일꾼론'을 펼치고 있는 이재현 후보를 겨냥해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을 잘 아는 사람보다는 중앙에서 힘을 쓸 수 있는 정치력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유세장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박지원 비서실장도 함께했다. 박 실장은 전면에 나서지는 않으면서 "박지원입니다"라는 짧은 말로 김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는 '분위기가 어떤가'라고 묻는 기자에게 "제가 무엇을 알겠느냐"며 말을 아꼈다.

무소속들, DJ 일가 맹비난 하며 '반민주당' 민심 공략

a 이재현 무소속 후보는 DJ 일가 등에 대해 맹비난하며 '반민주당' 구도를 분명히 했다. 이 후보측은 세습공천 등을 언급하며 민주당과 DJ 심판을 주창하고 있다.

이재현 무소속 후보는 DJ 일가 등에 대해 맹비난하며 '반민주당' 구도를 분명히 했다. 이 후보측은 세습공천 등을 언급하며 민주당과 DJ 심판을 주창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한나라당 후보와 민주당 후보의 대량 지원유세로 주목받지 못한 무소속 후보들은 적게는 50여명, 많게는 130여명의 지지자 등이 지켜본 가운데 유세를 벌였다.

무소속 후보들은 DJ 일가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해 '반민주당' 전선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박세준 무소속 후보는 유세에서 "전국에서 우리 무안ㆍ신안 재선거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부당하고 부패한 김홍업과 이재현에게 표를 주시겠느냐"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이재현 무소속 후보측은 노골적으로 DJ 일가를 맹비난했다. 유세를 듣던 60대 한 남성은 "저렇게 말하면 오히려 더 반감을 살텐데"라며 우려 할 정도였다. 이재현 후보측 연설원 선아무개씨는 "한나라당으로 정권이 바뀌게 되면 DJ와 박지원이 어떻게 되겠느냐"면서 "나는 건강이 안좋지만 DJ가 (정치적 영향력) 죽는 것을 보고, 심판받는 것을 보고 죽고 싶어서 혈압을 올리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목청을 돋웠다.

이재현 후보측은 김홍업 후보의 전략공천이 "세습공천"이라며 "DJ와 김홍업을 심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김 후보의 민선1기와 민선2기 군수 재임을 언급하며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준비된 후보"라며 지역일꾼론을 펼치고 있다.

이날 장터 유세에 나선 이재현 후보는 "얼마나 급하면 김홍업을 당선 시키겠다고 박지원 실장 등 실패한 정치인들이 우르르 몰려왔다"면서 "측은하기까지 하다"고 비꼬았다. 이어 그는 "저는 확실하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어떠한 유혹에도, 중상모략에도 넘어가지 않는 다면 이재현이 승리한다, 선거는 이미 끝났다"고 자신했다. 이 후보는 "DJ 아들이 나왔다는 선거가 이렇게 혼탁해선 안되며 유언비어를 퍼뜨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이 후보측은 DJ를 겨냥해 "김홍업 캠프는 김대중이 선거대책위원장이고 박지원이 선거대책본부장"이라고 비꼬며 "이번에야 말로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열린우리당, 우리당 탈당 통합신당모임, 민주당 등이 비한나라당 정치세력의 대통합을 추진하는 가운데 치러지고 있는 재보선에 무안과 신안 군민들이 어떤 선택을 할 지 관심이다. 특히 DJ일가에 대한 반발 민심, 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통합의 분위기를 만들어 보려는 우리당과 민주당의 '반한나라당' 호소에 어떻게 답할 지 주목된다.

a 유권자들의 박수는 누구에게 갈까.

유권자들의 박수는 누구에게 갈까. ⓒ 오마이뉴스 강성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추석 때 이 문자 받고 놀라지 않은 사람 없을 겁니다 추석 때 이 문자 받고 놀라지 않은 사람 없을 겁니다
  2. 2 "X은 저거가 싸고 거제 보고 치우라?" 쓰레기 천지 앞 주민들 울분 "X은 저거가 싸고 거제 보고 치우라?" 쓰레기 천지 앞 주민들 울분
  3. 3 아직도 '4대강 사업' 자화자찬? 이걸 보고도 그 말 나오나 아직도 '4대강 사업' 자화자찬? 이걸 보고도 그 말 나오나
  4. 4 '검찰 유도신문' 녹음 파일 통했나... "최재영 청탁금지법 기소" 결론 '검찰 유도신문' 녹음 파일 통했나... "최재영 청탁금지법 기소" 결론
  5. 5 우리 모르게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왜? 우리 모르게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왜?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