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유혹

신뢰 회복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해

등록 2007.04.28 15:42수정 2007.04.2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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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는 한적한 곳이다. 산사(전남 장성군의 백양사)의 뒤안이니, 마음먹고 찾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니 당연 사람들의 발길이 뜸할 뿐만 아니라 관심을 가지고 보아주는 이 또한 별로 없다. 그 곳에 흐드러지게 하얀 꽃들이 피어있다. 눈이 부셔서 정면으로 바라볼 수조차 힘들다.

하얀 꽃
▲하얀 꽃 정기상

세상에는 슬픈 일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제일 큰 서러움이 모두에게 잊혀지는 것이다. 서러움을 아는지 꽃은 유혹하고 있었다. 마음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화려하게 단장하고서 뭇 벌과 나비들을 향해서 유혹의 몸짓에 여념이 없다. 고운 색깔로 치장한 꽃들의 모습이 빛나고 있었다. 서러움의 한을 풀기라도 하려는 듯이 끌어들이고 있었다.


돋보이는 철쭉
▲돋보이는 철쭉 정기상

무릇 유혹은 부정적인 의미가 스며 있다. 유혹에 넘어가기라도 하면 필연적으로 그 결과는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풀꽃의 유혹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그런 생각은 분명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혹은 절대로 나쁜 것이 아니었다. 분주하게 꿀을 빨고 있는 모습을 어찌 옳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손짓
▲손짓 정기상

유혹

춤을 추는 손짓 눈빛
아름다운 곡선이여

나를 위한 몸짓인가
두근두근 설레는 맘

눈동자 빛나는 세상
빠져드는 즐거움


유혹
▲유혹 정기상

풀꽃의 유혹에 빠져 온 몸을 꽃의 암술과 수술에 파묻고 정신없이 꿀을 빨고 있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유혹하는 꽃들에게도 이로움이 되고 그 것을 가져가는 벌 나비들에게도 이익이 되고 있으니 공생의 관계가 유혹을 통하여 서로가 서로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는 모습은 상생의 모습이다.


신뢰
▲신뢰 정기상

불신이 넘치는 현대 사회에서 풀꽃의 유혹을 보면서 신뢰 회복의 중요성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 꽃들의 유혹을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빠져버리는 벌 나비처럼 우리들 마음에도 누구라도 믿을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되면 속이는 사람들도 결국 개과천선하지 않을까. 꽃들의 유혹에 빠져 분주한 벌 나비를 바라보며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전남 백양사에서 촬영

덧붙이는 글 사진은 전남 백양사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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