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찰 출석, 김승연 회장의 혐의는 무엇일까

[4대 의혹] 폭력교사·직접폭행·불법 무기소지·납치감금

등록 2007.04.28 20:21수정 2007.04.28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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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사건이 발생한 서울 북창동 OO클럽(오른쪽).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사건이 발생한 서울 북창동 OO클럽(오른쪽). ⓒ 오마이뉴스 권우성


29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경찰 출석요구에 응해 조사를 받기로 함에 따라 김 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복폭행' 피해자인 서울 북창동 S클럽과 K가라오케 종업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직접 폭행현장을 지휘하고, 때론 흉기까지 휘두르며 직접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반면, 한화그룹 경호실 관계자들은 김 회장이 현장에 있었지만 직접 폭력을 휘두른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①김 회장이 현장에서 폭력을 지시했나?= 클럽 종업원 등에 따르면 김 회장은 모자와 등산복 차림으로 현장에 나타나 종업원들을 룸에 가두고 위협했다. 또 둘째 아들에게 "맞은 만큼 때리라"고 폭행을 지시했다.

김 회장이 대동한 경호원들은 옆에서 다른 종업원들을 무차별 폭행하고 있었다. 김 회장의 적극적인 지시가 있었다는 얘기다.

한화측도 김 회장이 현장에 있었던 점은 인정하고 있다. 임아무개 경호부장과 진아무개 경호과장은 지난 27일 경찰 조사에서 김 회장이 아들과 함께 폭행 현장에 있었다고 시인했다.

자신이 부리는 경호원들을 거느리고 나타난 김 회장이 폭력교사나 방조혐의를 벗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②김 회장이 현장에서 직접 폭행했나?= 피해자들은 김 회장이 직접 나서 뺨과 눈을 때렸다고 증언하고 있다.

<한겨레>와 인터뷰한 종업원들은 청계산으로 끌려 갔을 때 김 회장이 작은 손전등으로 얼굴을 비추며 "내 아들이 눈을 맞았으니 너도 눈을 맞아라"며 계속 때렸다고 밝혔다. 또 그 자리에 김 회장의 둘째 아들을 직접 폭행한 종업원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S클럽으로 찾아와 사장의 뺨을 여러 차례 갈겼다.


반면, 한화측은 김 회장이 직접 폭행한 적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회장이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임 경호부장 등은 "김 회장이 때린 적은 없다"며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따라서 피해자들인 종업원과 김 회장의 대질신문도 불가피하게 됐다.

a 27일 오후 서울 남대문경찰서 조직폭력팀 사무실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보복폭행과 관련해서 한화그룹 경호책임자들이 조사를 받고 있다.

27일 오후 서울 남대문경찰서 조직폭력팀 사무실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보복폭행과 관련해서 한화그룹 경호책임자들이 조사를 받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③김 회장이 권총을 들고 위협했다?= 사건 초기 일부 언론은 김 회장과 일행이 회칼과 쇠파이프·몽둥이 등을 갖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김 회장은 권총을 들고 S클럽 사장을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클럽 조아무개(43) 사장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회장이 '내 아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으면 당신은 죽었다'고 뺨 3대를 연달아 때렸다"며 "당시 김 회장이 들고 있던 권총에는 금장식의 손잡이가 달려있었다"고 주장했다. 조씨의 주장대로 김 회장이 권총을 소지한 채 위협했다면 불법 무기소지가 된다.

다른 종업원 몇몇은 김 회장 일행이 S클럽을 습격할 당시 회칼을 차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청계산 폭행 때는 전기충격기와 쇠파이프도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종업원들은 대부분 흉기 소지에 대한 증언을 번복했다. 경찰도 폭행 현장에 문제가 될만한 권총이나 회칼은 없었던 것으로 잠정 결론 내리고 있다.

④김 회장이 청계산 납치감금 주도?= 사건 초기 S클럽 종업원들은 K가라오케로부터 연락을 받고 갔다가 청계산으로 끌려갔다.

이 곳에서 종업원들은 김 회장과 경호원들로부터 피투성이가 되도록 맞았다고 증언하고 있다. 분명 김 회장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한화 경호원들은 김 회장이 북창동 S클럽에 갔을 뿐 청계산에는 가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28일 경찰은 양측 주장의 진위를 밝히기 위해 청계산 일대 CCTV등 관련 자료를 입수해 조사하고 있다. 특히 폭행사건 당시 주변 목격자 몇 명을 찾아 목격자 진술까지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청계산 폭행의 진실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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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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