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30일 오후 2시 세실 레스토랑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참담하고, 두렵다. 평화개혁의 전망이 천 길 낭떠러지 위에 걸렸다. 나라의 미래에 대해 살 떨리는 위기의식을 느낀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 소식을 접한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큰 충격을 받은 듯 했다.
30일 오후 국회 로비에서 만난 김 전 의장은 인터뷰 내내 손과 발을 떨었다. 인터뷰가 끝난 후에는 "미안하다, 오늘은 많이 떨린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정 전 총장과 더불어 범여권의 대선 주자로 분류돼 왔다.
김 전 의장은 "모든 것을 버리고 배수진을 치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열린우리당을 해체하고 민주당도 허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역사의 명령을 따라야 할 때"라며 "모두 결단해야 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고건 전 총리에 이어 김 전 총장까지 대선 출마를 포기하자 범여권이 통합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다.
김근태 "오늘은 많이 떨려"
반면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모습은 느긋했다. 정 전 총장이 대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는 시각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있었다. 의총 와중에 몇몇 의원들은 "정운찬 전 총장 소식 들었어?"라며 말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심각한 표정은 아니었다.
장영달 원내대표는 "정치 참여하는 게 힘들었나보네"라며 "우리는 우리 계획대로 간다"고 짧게 말했다.
우상호 의원은 "우리가 그리려는 대통합의 그림에는 분명 차질이 생겼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고건 전 총리처럼 세력화를 시작한 단계가 아니어서 사실 (범여권의) 손실은 작다"고 애써 느긋한 모습을 보였다.
'전략통'으로 꼽히는 민병두 의원은 "뭐 사실 정 총장의 대선 출마대 불출마 가능성은 49대 51이었다"며 정 전 총장의 결정이 큰 뉴스가 아니란 걸 강조했다. 그동안 정 전 총장 등 후보자 중심의 제3지대 통합론을 주장해왔던 민 의원은 "열린우리당은 앞으로 외부지원보다 내부 후보자 추동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영식 전략기획위원장도 "제3지대를 중심으로 한 통합론은 유효하지만 앞으로 정치권 밖에 있는 사람들의 (대선 출마) 부담이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절망적 상황 아니다"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통합신당모임 김한길 의원도 '큰 뉴스'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의원은 담담하게 아래와 같이 말했다.
"현실정치의 벽을 이렇게 낮춰 줬는데 이것도 높은가? 정 총장의 선택이 중도개혁세력에게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다. 중도개혁 세력들이 한 그릇에 담아질 수만 있다면 이번 4·25 재보궐선거 결과처럼 상황이 막막한 것은 아니다."
한편 한나라당은 논평을 통해 "정 전 총장이 현명한 결정을 내렸다"며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키면서 정치 참여를 하고자 했으나, 학문 연구와 교육에 전념하는 것이 좀 더 국가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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