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평준화'는 없었다

재정, 인력, 시설 등은 그대로 둔 채 학생 선발제도만 바꿔

등록 2007.05.02 11:13수정 2007.05.0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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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과 학업성취도 평가 원점수를 공개하라."
"못하겠다."

뉴라이트닷컴과 교육인적자원부가 한판 붙었다. 법원은 일단 뉴라이트닷컴의 손을 들어 주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즉각 상고하겠다는 입장이다. 원점수를 공개하면 학교 및 지역간 서열화가 촉발된다는 논리다.

원점수 공개를 둘러싼 논쟁이 평준화 정책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을 드러냈다. 평준화란 말 그대로 모든 학교의 수준을 비슷하게 유지하도록 한다는 정책이다.

평준화가 제대로 됐다면 교육인적자원부는 원점수를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각 고등학교는 비슷한 실력의 학생을 배당 받았을 것이고, 학교 간 학력차가 그다지 크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교육인적자원부는 원점수가 공개되면 학교 간 서열화가 촉발된다고 우려한다.

교육부는 입학제도는 평준화 했지만 학교 자체는 평준화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밝힌 셈이다. 한국 사회 평준화 정책의 핵심은 학생선발 평준화다. 실력에 관계없이 할당된 학교에 다녀야 한다. 문제는 학생선발의 평준화에 멈췄다는데 있다.

학교 간 학력 차가 존재한 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평준화 정책을 실시한 지 35년이 지난 현재까지 학교 간 학력차가 존재하는 것일까. 학생선발 방식만 평준화 했지, 학교 간 수준을 맞추는 실질적인 평준화 정책을 실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교 간 수준을 평준화하기 위해서는 재정, 교사 및 시설 수준부터 평준화돼야 한다. 학생 선발에만 그친 평준화는 평준화가 아니다. 한국사회에서 평준화 정책은 뽑다 만 칼에 불과하다. 칼을 뽑다 만 채 35년이나 지낸 것이다.


핀란드나 프랑스와 같은 나라의 평준화 정책을 이야기 하려면 '진짜' 평준화(재정, 교사, 시설)부터 시행하는 게 순서다. 재정이 문제라는 주장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언제까지 한국의 중고등학생들은 교육정책의 허점을 몸으로 때워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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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 교수(PhD 매체심리학) 인간의 행동, 생각, 느낌을 매체이용과 건강 및 행복 증진 맥락에서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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