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평준화보다 학교 평준화가 우선이어야

1+1은 3 이상 되는 통합 필요

등록 2007.05.04 10:22수정 2007.05.0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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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도 평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민주노동당은 입시경쟁과 사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국·공립대 평준화를 제안했다. 심상정 의원은 모든 국공립대학교들이 입시전형, 학점이수, 졸업자격 시험 등을 공통으로 관리하는 정책을 내놓은 상태다.

평준화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학생과 학교의 평준화다. 한국에서 평준화를 말할 때 학생의 평준화만 말한다. 학교는 그대로 둔 채 학생만 평준화하는 것은 ‘가짜’ 평준화다.

평준화정책으로 학생들은 정해진 학교에 가야 한다. 문제는 학교의 명성, 시설, 재정, 교원 등의 수준이 평준하지 않다는데 있다. 평준화 정책 이후에도 ‘좋은’ 학교가 존재한다는 이야기. 결국 학생들은 실력이 아닌 운에 의해 ‘좋은’ 학교에서 ‘좋은’ 교육을 받게 되는 셈이다. 현재 한국의 중·고등학교 평준화 정책이 여기에 해당한다.

민주노동당이 제안한 대학평준화 정책도 학생의 평준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실로 존재하는 대학교 사이의 엄청난 격차를 평준화할 수 있는 방법이 들어 있지 않다.

평준화 정책은 학교 수준의 평준화부터 추진하는 게 순서다. 높은 수준의 학교를 끌어 내리는 하향평준화가 아니다. 1+1은 3 이상이 되는 승수효과를 낼 수 있는 통합이 필요하다.

미국 대학 도서관에서 시행중인 도서관 간 대여시스템이 좋은 예다. 이는 대학간 자료를 공유하는 제도다. 어느 대학에 속해 있건, 자료 이용에 관한 한 동등한 권리를 누린다. 개별 도서관이 거대한 도서관인 셈이다. 통합의 효과가 단순한 산술 합 이상의 힘을 발휘하는 좋은 예다.

미국 대학의 도서관 통합은 비싼 전산시스템을 구축한 게 아니다. 사실, 미국 대학 도서관의 전산시스템이 한국 대학 전산망보다 앞서 있지 않다. 수요자 중심의 공유제도가 있냐 없냐의 차이다.


도서관 통합 같은 학교수준 평준화가 진정한 평준화다. 학생 선발 평준화는 그 다음이다.

전국의 도서관을 내 도서관처럼
도서관 간 대여 ... 신청 자료 PDF파일로 발송

미국대학 도서관엔 없는 자료가 없다. 개별 도서관이 모든 자료를 소장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도서관 간 대여 (ILL: Inter-Library Loan) 시스템 덕이다. 미국 전역의 도서관들이 하나의 거대한 도서관인 셈이다. 하향 평준화 한 게 아니라, 최상향 평준화다.

재학중인 학교 도서관에 없는 자료는 다른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 논문이나 단행본의 일부인 경우, PDF파일로 만들어 보내준다. 단행본이나 마이크로 필름인 경우, 신청한 도서관으로 보내준다. 학교에 따라, 대여 도서관에서 신청한 사람의 거주지로 직접 보내주는 경우도 있다. 별도 비용 청구하지 않는다.

한국 대학 도서관에도 도서관 간 대여 시스템이 있다. 해당 도서관에 없는 자료는 사서가 다른 도서관에 문의해 찾아준다. 타 대학 도서관자료를 대출 받을 수 있는 도서대출증을 발급해 주기도 한다. 대출증을 들고 해당 도서관에 찾아가 원하는 자료를 구할 수 있다.

한미 양국 대학 도서관의 대여제도는 비슷해 보이지만,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미국의 도서대여시스템은 타 도서관도 내 도서관처럼 이용할수 있다. 반면, 한국의 도서대여시스템에선 타 도서관은 타 도서관이다.
#평준화 #대학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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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 교수(PhD 매체심리학) 인간의 행동, 생각, 느낌을 매체이용과 건강 및 행복 증진 맥락에서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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