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한 몸부림, 교미를 위한 유혹

[순간포착] 나비의 짝짓기, 종족번식을 위한 원초적 본능

등록 2007.05.30 10:18수정 2007.05.3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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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흙바닥에 발라당 누워있는 나비의 몸부림은 원초적 본능, 종족번식을 위한 몸부림일겁니다.

흙바닥에 발라당 누워있는 나비의 몸부림은 원초적 본능, 종족번식을 위한 몸부림일겁니다. ⓒ 임윤수

그건 구애라기보단 차라리 처절한 몸부림이었습니다. 가슴이 뜨거워서 그러는 것도 아니고,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끓어오르는 성욕이 있기 때문도 아닐 겁니다. 순수하게 종족을 보존하거나 번식시키려는 원초적 본능의 발산이었을 겁니다.


풀밭이나 꽃잎에서 나풀거리며 날고 있어야 할 나비가 자갈투성이인 흙바닥에 발라당 드러누워 몸부림을 치고 있었습니다. 나를 좀 어떻게 해달라는 몸부림처럼 생식기가 달린 꼬리 부분을 바짝 치켜세우고 흔들고 있었습니다. 미물인 곤충이었지만 그의 몸짓은 수컷을 유혹하기에 충분할 만큼 요기스럽고 유혹의 '끼'가 흘렀습니다.

인간들이야 재미로도 섹스를 하고, 심심해서도 그 짓을 합니다. 안하겠다는 것을 빼앗아 먹듯 강제로도 하고, 얼마의 돈을 주고 장난감을 사듯 매매도 합니다. 농담이었나 모르지만 잠이 안 오면 수면제를 대신해 그 짓을 한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a 암컷의 유혹에 장단 맞춰 전희라도 즐기듯 수컷나비가 암컷 위에 발라당 누웠습니다.

암컷의 유혹에 장단 맞춰 전희라도 즐기듯 수컷나비가 암컷 위에 발라당 누웠습니다. ⓒ 임윤수

사람들도 이성에게 구애를 합니다. 사랑하는 마음을 구구절절하게 담은 연가를 부르는 것도 구애고, 환심을 사기 위해 치장을 하는 것도 구애의 방편입니다. 방법과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인간들도 이런저런 형태로 구애를 하고, 그 구애의 결실로 사랑이라고도 표현을 하는 짝짓기가 이루어집니다.

나비 한 마리가 구애를 하고 있습니다. 나비에게도 애틋한 마음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짝짓기를 위한 유혹의 몸동작이 분명합니다. 공중을 맴돌던 나비가 벌러덩 흙바닥에 누웠습니다. 생식기가 달린 꼬리 부분을 흔들어 대며 유혹을 계속합니다. 주위를 맴돌던 나비가 다가가 꼬리를 맞대줍니다.

맞닿는 꼬리를 보고 있노라니 그 신비로움 너머로 에로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부지불식간 입술 사이로 '으음~'거리는 신음소리가 흘러나옵니다. 꼬리를 비비는 듯 보이는 나비의 짝짓기처럼 남녀 간의 사랑도 속살을 비비는 비빔의 한 형태기에 나비의 짝짓기에 오감이 곤두섭니다. 주위의 시선쯤 아랑곳하지 않고 훌러덩 흙바닥에서 벌이던 그들의 사랑은 오래지 않아 끝이 납니다.


a 둘이 하나가 되었습니다. 속살을 비벼대는 짜릿함이 느껴집니다.

둘이 하나가 되었습니다. 속살을 비벼대는 짜릿함이 느껴집니다. ⓒ 임윤수

a 나비의 유혹, 참 독특합니다.

나비의 유혹, 참 독특합니다. ⓒ 임윤수

그렇게 교미를 끝낸 나비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훨~ 훨~' 날갯짓하며 하늘하늘 수풀 속으로 날아갑니다. 나풀거리는 날갯짓이 예전처럼 보이질 않습니다. 낯 뜨거운 마음으로 보면 얼마든지 낯 뜨거운 장면일 수도 있지만 수컷을 유혹하는 암나비의 몸짓이야말로 종족번식을 위한 원초적 본능임을 알기에 담백하고도 오묘한 기분입니다.

하늘거리는 날갯짓으로 꽃밭에서만 노닐 것 같던 나비도 종족을 위해서라면 유혹도 하고, 보는 눈이 찌릿하도록 짝짓기도 할 줄 압니다. 나비의 유혹과 짝짓기는 음탕하지 않은 원초적 본능이기에 더없이 아름답고 숭고할 뿐입니다.
#나비 #교미 #짝짓기 #원초적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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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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