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 앤 블루', 색의 고정관념을 찍다

윤정미 사진전 '핑크 앤 블루 프로젝트' 리뷰

등록 2007.06.15 09:42수정 2007.06.1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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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세상과의 소통수단이자 세상에서 발생하는 특정한 현상과 현실을 번역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진작품은 동 시대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진이 현실을 제대로 번역하고 동시대성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사진가가 균형 잡힌 사고로 세상을 제대로 볼 줄 아는 시각을 갖추어야 한다.

한국사진에는 젊은 작가를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몇 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박건희 문화재단에서 마련한 '다음 작가상'이다. 다음 작가상을 수상한 작가는 다음해에 개인전을 개최해야 한다. 작년에 제5회 다음 작가상을 수상한 윤정미가 작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하고 있다.


다음 작가상은 지난해 수상한 작가의 개인전이 개최되는 날 같은 장소에서 올해의 수상작가 시상식도 함께 한다. 필자는 올해의 수상 작가를 미처 확인하지 못하여 그 결과가 궁금해 전시회 첫날 금호미술관을 방문하여 윤정미의 개인전을 관람하였다.

전시회 첫날이자 시상식이 열리는 날이어서 필자가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전시장 안은 축하객들로 조금은 소란스러운 분위기였다. 하지만 필자는 1년 동안 보충작업을 한 윤정미 작가의 작업결과도 궁금하였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로 전시작품을 관람하였다.

윤정미는 남자와 여자를 상징하는 색깔에 대한 고정관념을 사진으로 보여 주는 작업을 하였다. 유아기를 벗어난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를 장난감들과 학용품들 그리고 옷가지 등이 가득찬 방 가운데 각각 분리하여 앉혀두고서 사진을 찍었다. 남자아이가 있는 방에는 블루 컬러의 생활용품이, 여자아이가 있는 방에는 핑크 컬러의 생활용품이 가지런하게 정리되어 있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주제의 작품들이다.

The Blue Project- Yeachan His Blue Things, C-Print, 2005
▲The Blue Project- Yeachan His Blue Things, C-Print, 2005 윤정미
The Pink Project- Yerim and Her Pink Things, C-Print, 2005
▲The Pink Project- Yerim and Her Pink Things, C-Print, 2005 윤정미

작가는 지극히 정공법적인 표현방식으로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는 컬러에 대한 고정관념을 표현하였다. 그런데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하면 특정한 현실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 자체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고 진부하지 않나 느껴진다. 1980년대 후반 이후 한국사회는 급속도로 빠르게 다원주의 사회가 되고 있다. 그 결과 남성과 여성에 대한 특정한 고정관념들도 많이 허물어지고 있다.

이제 과거처럼 남성과 여성의 역할이 구분되고 스테레오 타입화하는 사고는 과거의 유물이 되었다. 그럼에도 작가는 20여년 전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번역하지 않나 느껴진다. 여전히 남과 여를 지나치게 차별하고 구분하는 사고가 조금은 존재하지만 세상이 많이 달라진 것도 분명하다. 누구보다 세상의 흐름에 민감해야 하고 열린 사고를 가져야 할 사진가가 조금은 진부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것 같아서 안타깝게 느껴진다.


이번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은 명료하게 주제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주제가 진부하고 작품을 보여주는 방식도 긴장감이 사라지고 지나치게 펼쳐버린 감이 없지 않아 있다. 그래서 맥이 빠진 전시회가 되었다. 올해의 수상 작가는 젊은 여성작가들 중에 가장 받은 주목을 받은 김옥선이다. 이번 전시회가 아쉽기는 하지만 이 작가의 내년 전시회를 기대하면서 필자는 전시장을 빠져나왔다.

덧붙이는 글 | 기간: 2007-06-14~2007-06-24 장소: 금호미술관

덧붙이는 글 기간: 2007-06-14~2007-06-24 장소: 금호미술관
#윤정미 #사진전 #다음작가상 #금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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