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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 우승의 원동력은 '수비'

[하우젠컵 결승] FC 서울에 2-1로 승리

07.06.28 10:23최종업데이트07.06.2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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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젠컵은 호랑이 품으로 돌아갔다.

울산 현대가 27일 저녁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7 삼성 하우젠컵 결승전 FC 서울과의 경기에서 박동혁의 천금 같은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 2005년 정규리그 우승 이후 2년여 만에 공식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수비라인의 조직력이 가른 승부

▲ 울산 수비라인의 한 축 박동혁, 그는 이날 핸드볼 파울과 결승골로 롤러코스터를 타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결승골 뒤 골프 스윙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박동혁.
ⓒ 한국프로축구연맹
양 팀은 U-20 세계 청소년 대회와 아시안컵 참가에 따른 대표 차출로 차, 포를 떼고 경기에 나섰다. 서울은 이청용, 기성용, 김동석, 송진형(이상 U-20), 김치곤이 울산은 이천수, 우성용, 오장은(이상 아시안컵) 등 주전급 선수들이 전력에서 빠졌다.

이러한 상황은 서울에 변칙적인 수비를 하게 했다. 신예 윤홍창이 왼쪽 측면을 맡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외국인 선수 아디가 중앙 수비수로 나섰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 최원권도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맡는 등 평소와 다른 이채로움을 보였다.

이는 귀네슈 감독의 응급처방이었다. 서울의 수비자원 중 김한윤, 이민성 등 노련한 선수들은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고 김치곤은 국가대표팀에 차출되어 제자리를 소화할 자원은 아디와 최원권 밖에 없었다. 나머지는 모두 경험 부족의 신예와 부상에서 갓 회복한 선수들이었다.

반면 울산의 수비는 막강했다, 컵대회 4강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이천수의 프리킥 골에 힘입어 1-0의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던 울산은 박동혁-박병규-유경렬의 막강 스리백을 앞세워 결승에 진출했다.

때문에 결승을 앞두고 많은 축구 전문가는 무승부에 따른 연장 승부나 승부차기로 우승컵의 주인이 가려질 것이라 예측했다.

울산은 전반 3분 양동현이 왼발로 서울의 골문을 갈랐다. 생각보다 빨리 터진 득점은 울산의 수비력을 시험하기에 제격이었다. 서울에는 김은중, 심우연 등 공격 능력이 갖춰진 자원이 그대로 남았기 때문이다.

박동혁-박병규-유경렬, 최고의 수비라인 구축

양 팀의 수비력은 실점으로 확인된다. 정규리그에서 성남 일화(6실점)에 이어 2위(7실점)를 기록중인 서울, 컵대회 최소실점 1위 울산(5실점)은 두 팀의 경기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충분히 알게 했다. 경기가 다소 지루한 양상을 만드는 요인이 됐지만 승리를 위한 양 팀의 집중력은 대단했다.

전반종료 직전 울산은 박병규가 핸드볼 파울을 범해 서울에 페널티킥을 내주고 말았다. 1-1 동점이 되면서 전반이 종료, 울산에는 아쉬운 장면이었다.

하지만, 이 장면을 제외하면 울산 수비라인은 흔들림 없는 수비력을 보였다. 특히 핸드볼 파울을 범해 팀을 한때 울렸던 박동혁이 후반 18분 현명민의 프리킥을 머리로 받아 넣어 결승골을 기록, 팀 우승의 공헌자가 됐다. 박동혁은 귀에 손을 대고 서울 서포터를 향해 응원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식의 행동을 취한 뒤 골프 스윙 세리모니로 기쁨을 표현했다.

2-1이 되면서 경기 양상은 서울이 몰아붙이는 방향으로 전개됐다. 역전을 해야 우승할 수 있는 서울은 후반 시작과 함께 심우연을 투입해 높이를 통한 골을 노렸다.

철저히 분업화된 스리백으로 서울의 공격을 차단한 울산은 본프레레호 시절 황태자로 불리던 박동혁과 유경렬이 심우연과 이상협을 맡고 박병규가 김은중을 일대일로 마크해 미드필드에서 배급되는 볼을 확실히 차단하며 공격을 무력화했다.

스리백의 중심에 섰던 박병규는 “스리백만 잘한다고 수비가 잘 되는 것은 아니다. 각 포지션에 대한 이해를 하고 상대의 공격 방법을 잘 읽어야 잘할 수 있다”며 울산의 짠물 스리백에 대해 설명했다.

이는 충실히 이행됐다. 수비시에는 앞 선의 수비형 미드필더 임유환, 측면 날개 미드필더 이종민, 현영민이 빠르게 내려와 서울의 전진을 허락하지 않았다. 공간이 나지 않자 서울 선수들은 좌, 우 긴 패스로 활로를 모색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상대가 지극히 수비적으로 나오면 분위기를 전환할 호쾌한 중거리 슛이 제격이다. 밀집수비를 깨는 주요한 방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에는 그런 역할을 할 선수가 없었다. 지난해 컵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릴 당시 천제훈의 예상치 못한 중거리 슛이 서울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부상병동과 차출은 그럴 여력마저 없게 만들었다.

결국, 급조된 선수들로 단기적인 효과를 노렸던 서울은 유기적이고 조직적이었던 울산의 수비를 넘지 못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노련미로 뭉친 울산의 수비라인이 어느 정도로 막강한지 보여준 한판이었다.

덧붙이는 글 | -경기결과
FC서울 2-1 울산 현대
(득점-전48:김은중<이상 서울> 전3:양동현 도움:이종민, 후18:박동혁 도움:현영민<이상 울산> 

FC 서울

문지기-김병지
수비수-윤홍창(후0, 심우연), 아디, 이정열, 곽태휘
미드필더-박용호, 김태진(후21, 고요한), 최원권
공격수-김은중, 고명진, 이상협(후32, 정조국)

울산 현대

문지기-김영광
수비수-박동혁, 박병규, 유경렬
미드필더-이종민, 김영삼(후17, 김민오), 임유환, 현영민
공격수-정경호, 알미르(후39, 서덕규), 양동현

2007-06-28 10:23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경기결과
FC서울 2-1 울산 현대
(득점-전48:김은중<이상 서울> 전3:양동현 도움:이종민, 후18:박동혁 도움:현영민<이상 울산> 

FC 서울

문지기-김병지
수비수-윤홍창(후0, 심우연), 아디, 이정열, 곽태휘
미드필더-박용호, 김태진(후21, 고요한), 최원권
공격수-김은중, 고명진, 이상협(후32, 정조국)

울산 현대

문지기-김영광
수비수-박동혁, 박병규, 유경렬
미드필더-이종민, 김영삼(후17, 김민오), 임유환, 현영민
공격수-정경호, 알미르(후39, 서덕규), 양동현
울산 현대 박동혁 박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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