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복령을 출발하니 저렇게 숲이 우거져 있었다. 강인한 남자 운종. 홍순종
강릉에서 백복령까지 한 시간이 걸려 등반 시작은 05시 50분에 시작했다. 우거진 숲을 뚫고 조금 올라가니 거대한 철탑이 나오기 시작을 한다. 그 철탑을 지나자마자 한라시멘트 채석장이 돼버린 자병산의 흉측한 모습이 나타난다. 지금은 원래의 자병산 모습은 찾기 어렵고 대신 사람들이 자연을 파괴 했을 때의 흉측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 그런 모습에 거대한 철탑을 지나가려니 몸이 감전이 되는 것 같아 발걸음을 빨리 했다.
오늘 구간은 석병산까지 어떻게 가느냐가 관건이다. 석병산은 산 전체가 석회로 형성되어 동굴들이 많다. 그 중 석회동굴엔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등산로가 온통 석회라 많이 미끄러웠다. 석회 동굴로 내려가는 삼거리부터 석병산 정상까지 지루한 오르막이다. 그 오르막을 힘겹게 올라 석병산 정상에 서니 기분이 그렇게 상쾌하다.
백두대간 등반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과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것은 정상을 올라가기 위해 오르는 등산길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 그 자리에 그냥 주저앉고 싶다. 그리면서 내가 왜 이렇게 힘든 등반을 하고 있을까? 많은 회의를 하면서도 발걸음을 움직이고 있다.

▲석두봉을 지나 두리봉 정상엔 저런 시설물들이 있어 쉬기에 좋았다. 홍순종
그러다가 정상이 보이면 힘이 솟아나 정상에 서면 그 어려웠던 생각은 잊고 상쾌한 기분만 든다. 정상에 올라본 사람들만이 그 맛을 느낀다고 한다. 석병산을 지나 두리봉까진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두리봉 정상엔 등산꾼들을 편히 쉬게 하는 시설물들이 있어 코를 골며 자고 있는 분도 있었다.

▲삽달령 전경 홍순종
두리봉에서 삽달령까진 계속 내리막이라 쉽게 내려 올 수가 있었다. 처음 백두대간 종주를 하면서도 삽달령 할머니에게 막걸리를 마셨는데 오늘도다. 그런데 그때 마셨던 막걸리 맛보다 지금이 더 좋다. 그런 맛을 느끼고 있을 때 학생들이 오고 있다.

▲30년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저 자리에서 막걸리와 전병을 팔고 있는 할머니 집 막걸리 맛이 최고라고 본다. 홍순종
그들은 분당에 있는 학교인데 매달 두 번 백두대간을 하고 있다고 한다. 참 좋은 제도를 그 학교에서 운영하는 것 같았다. 왜냐하면 그 시간에 다른 학생들은 오락이나 다른 게임에 몰두하고 있을 때 이 학생들은 자연의 위대함을 느껴 그들의 원대한 꿈들을 이루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백두대간을 해보면 내가 내 몸을 얼마나 잘 가꾸었는가를 알 수가 있다. 오늘도 쉽게 피곤함을 느끼고 있다. 평소 몸을 잘 가꾸지 못했다는 증거다. 그런데 운종인 나보다 더 하는 것 같다. 삽달령을 출발하고 한 시간이 지나면서 운종이의 발걸음이 무겁게 보인다. 삽달령에서 막걸리를 마시다 보니 술이 너무 맛이 좋아 한 병을 사가지고 출발을 했었는데 석두봉에서 다 비우고 말았다.
막걸리 기운으로 걸었던 운종이는 결국 화란봉 올라가는 곳에서 처지고 말았다. 그런데 40분이 지났는데도 운종이의 모습이 보이지가 않다. 보통 한 20분 기다리면 나타나곤 했는데 오늘은 그렇지가 않아 운종이를 불러봤는데도 메아리만 들릴 뿐 화답이 없다. 배낭을 내려놓고 왔던 길을 약 3킬로미터 쯤 가서 부르니 목소리가 들린다.
휴~우 일단은 안심이다. 그런데 그 후 운종이 목소리가 들렸다 안 들렸다 한다. 그래서 봉우리를 넘어 올라가는데 등반객이 온다. 그래서 운종이 소식을 물으니 운종이는 거꾸로 가고 있다고 한다. 이럴 수가 그때 운종이가 오면서 하는 말 이쪽으로 가는 거 아니어요.

▲능경봉 정상에 올라서니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면서 연출한 장면입니다. 홍순종
운종이 말을 빌리면 너무 피곤해서 좀 쉬었다가려고 앉았더니 바로 잠이 들고 말았단다. 그리고 깨서 방향을 반대로 잡아 걸어가게 됐다고 한다.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산행 중엔 잠을 절대 자선 안 된다. 왜냐하면 잘 못하면 나쁜 기가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린 우여 곡절을 끝에 화란봉에 도착하니 해가 서산으로 지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속도를 내기 시작을 했다. 왜냐하면 나는 헤드 랜턴이 없기에 그랬다. 그렇게 백두대간 백복령에서 닭목령까지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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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22-24 구간, 백복령-삽달령-닭목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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