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불행은 '욕심'에서 비롯된다

소유욕에 관한 고찰, 연극 <의자는 잘못 없다>

등록 2007.06.29 15:50수정 2007.06.2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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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전날 한 글자라도 더 보기 위해 밤을 새우다가 정작 시험 당일에 피곤이 쏟아져 시험이 망치는 경우가 있다. 별 생각 없이 여윳돈을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해가 나면 그 손해를 메우기 위해 주식에 '올인'하다가 피땀 흘려 모은 전 재산을 날린 사연도 있다.

이렇듯 인간이 겪는 불행의 대부분은 지나친 '욕심'에서 비롯된다. 지난 1일부터 오는 9월 2일까지 대학로 소극장 '축제'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극 <의자는 잘못 없다> 역시 인간의 지나친 '욕심', 그 중에서도 '소유욕'에 관한 이야기다.


하나의 의자를 둘러싼 4가지의 '욕심'

인간의 부질없는 소유욕을 꼬집은 연극 <의자는 잘못없다>
▲인간의 부질없는 소유욕을 꼬집은 연극 <의자는 잘못없다> (주)축제를만드는사람들
직장을 그만두고 시험을 준비하는 강명규는 가구점 앞에 전시된 나무 의자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미술을 공부하는 딸이 만든 의자를 무심코 가구점 앞에 전시한 문덕수는 의자에 매료된 강명규를 보고 의자 값을 흥정하려 한다.

그러나 강명규의 부인 송지애는 어려운 집안 형편은 무시한 채 초라해 보이는 나무 의자를 비싼 값에 사려 하는 강명규를 나무라고, 문덕수의 딸이자 의자의 제작자 문선미는 자신이 만든 '작품'을 돈으로 팔 수 없다며 강명규에게 무상으로 넘겨주려 한다.

강명규에게 의자는 많은 대가를 지불하면서도 반드시 가지고 싶은 '짝사랑의 대상'이고, 장사꾼 문덕수에게는 쏠쏠한 값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알뜰한 주부 송지애에게 의자는 돈을 주고 구입할 가치가 없는 '하잖은 물건'이고, 예술가 지망생 문선미에게는 자신의 혼이 들어간 '자식'이나 다름없다.

그렇게 의자 하나를 놓고 네 사람은 각기 다른 '가치'를 부여하고, 각기 다른 '욕심'을 가지게 되고, 결국 네 사람의 인생은 걷잡을 수 없이 파국으로 치닫는다. 조금만 양보하고, 조금만 이해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였지만, 이미 네 사람의 욕심은 '집착'으로 변해 버렸다.


'인생극장'과 비슷한 형식의 구성...무협 장면 '압권'

연극 <의자는 잘못 없다>는 과거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인기리에 방송되던 '인생극장'과 비슷한 형식으로, 강명규의 선택에 따라 각기 다른 이야기와 결과를 보여 준다.


극의 구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시간적 배경이 바뀌기 때문에 관객들이 순간적으로 혼란을 겪기도 하지만 4명의 배우가 펼치는 절묘한 연기의 조화로 이같은 단점을 극복한다.

특히 코믹 무협 영화를 보는 듯한 절정 부분의 상상 장면은 다소 무거웠던 극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면서 부질없는 집착 때문에 파멸해 가는 주인공들을 재미있게 풍자했다. 화려한 액션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4명의 배우들은 따로 무예 지도까지 받았다.

냉소적인 결말이 주를 이루는 연극들 사이에서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는 기분 좋은 '해피 엔딩' 역시 <의자는 잘못 없다>가 가진 미덕이다.

의자 하나 때문에 인생을 망치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어떤 존재에 대한 강한 '소유욕'을 가져 봤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아리따운 여배우가 나와서 섹시한 춤을 추며 멀쩡한 휴대폰을 바꾸라고 유혹할 때마다 강한 '소유욕'을 느끼곤 한다.

그러나 소위 '지름신'이 강림하기 직전, 흘러간 유행가 <타타타>의 가사 한 소절을 떠올리며 그 '소유욕'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임을 깨닫곤 한다.

"산다는 건 좋은 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
#연극 #의자는 잘못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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