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품에서 나온 경찰 신분 증명서 이민선
제보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주 순경은 노조원들에 둘러싸인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노조원들은 흥분한 상태였고 주 순경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상관의 지시를 받고 왔느냐? 어떤 목적으로 왔느냐?"고 물었지만 묵묵부답 이었다.
"현행범으로 신고해서 사법처리 할 방침입니다. 업무방해, 집회방해, 직권남용 등으로 경찰에 신고해 놓았습니다."
이랜드 일반노조 김경욱 위원장은 사법처리를 요구할 것임을 밝혔다. 또, 경찰에 인계할 때 증거를 남기기 위해 정복을 입은 경찰이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현장에는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종로 경찰서 경찰들이 노조원들과 타협을 하고 있었다.
김 위원장의 요청대로 제복 입은 경찰이 주 순경을 인계받아서 데리고 나갔다. 그러나 사진 찍을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기만 하면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며 빠른 걸음으로 집회현장을 빠져 나갔다.
빠져나가는 와중에 노조원들과 잠시 실랑이가 벌어졌다. 위원장과 경찰 간의 타협 소식을 을 전달받지 못한 조합원들이 도망치는 줄 알고 다시 붙잡은 것이다. 김 위원장이 경찰과 합의하에 보내주는 것이라고 노조원들에게 설명을 하자 사태가 진정됐다. 이랜드 노조는 회사의 비정규직 구조조정에 맞서 파업 등의 방법으로 몇 개월째 투쟁을 벌이고 있다.
저녁 7시 10분경에도 광화문 우체국 사거리에서 사복을 입은 경찰과 시위대간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시위대 속에서 기자처럼 사진을 찍고 다니는 사람을 붙잡아서 확인해보니 경찰 이었던 것. 기자라는 아무런 표시도 없이 사진을 찍고 다니 길래 의심스러워 '당신 기자냐'고 물었는데 아무런 대답을 못하고 무조건 도망치려했다는 것이다.

▲시위대에게 붙잡히자 도망치려 안간힘을 쓰고있다. 이민선

▲프락치 가방에서 발견된 경찰 문건. 이민선
그 사람의 가방속의 소지품을 확인 한 결과 경찰이었다. 시위대의 추궁에 당황한 나머지 미처 가방을 챙기지 못하고 도망치려 한 것이다. 가방 속에는 경찰 문건이 들어있었다. 시위대는 집회 막바지고 급히 이동 중이라 별다른 조치 없이 그냥 보내줬다.
이날 집회는 '한미FTA 저지' 파업을 전개하고 있는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공공연맹을 중심으로 노동자·농민·학생, 그리고 시민 약 1만8000명이 참여했고 경찰은 141개 중대 1만3000여명의 경찰력을 투입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미국의 '재협상' 요구를 모조리 수용하며 30일 협정 서명을 강행하는 노무현 정부를 강력 성토하며 서명 강행 중단 할 것을 요구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안양뉴스(aynews.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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