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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사자기, 4강 가려져

동성고·장충고·천안북일고·야탑고 확정

07.07.03 08:45최종업데이트07.07.0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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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사자기도 이제 결승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진은 공식 홈페이지 초기 화면.
ⓒ 제61회 황금사자기 공식 홈페이지
장대비와 함께 한 치열한 이틀이었다.

1일과 2일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 제61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이하 황금사자기)에서 동성고, 장충고, 천안북일고, 야탑고가 4강 진출을 확정했다. 야탑고를 제외한 3개팀은 당초 우승후보로 거론되던 유명한 강팀이다.

광주동성고 7-1 휘문고

4번 타자 윤도경이 때리고 에이스인 윤명준이 끝내줬다.

동성고가 휘문고를 상대로 모처럼 활화산 같은 공격력을 선보이며 대승을 거뒀다. 선발투수인 장경훈은 5.1이닝을 1실점(무자책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고 이광민, 윤명준이 이어던졌다. 팀에서 가장 빠른 볼을 구사하는 윤명준의 직구는 상당한 위력을 과시하며 3이닝을 3삼진 무실점으로 막는 쾌투를 선보였다.

타선에서는 노진혁과 이상원이 5안타를 합작해 득점기회를 만들었고 윤도경은 9회초 승리를 자축하는 중월 2점 홈런을 뽑아냈다. 클린업이 제 몫을 충분히 다한 것은 투수들의 침착한 경기 운용만큼이나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휘문고는 에이스인 윤요한이 안정감 있는 투구로 7이닝 2실점 호투했지만 승리는 역부족이었다. 타선이 응집력을 발휘하지 못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장충고 8-4 배명고

최원제가 맺고 최원제가 풀었다. '결자해지'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경기였다.

당초 한 수위 전력으로 가볍게 배명고를 제압할 것으로 봤던 장충고는 지난번 세광고와의 16강전과 같이 초반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6회까지 6-2의 리드를 지키고 있어 비교적 여유 있어 보였던 장충고는 에이스인 최원제가 7회초 오동환에게 좌월 2점 홈런을 허용하면서 자칫 분위기를 내줄 뻔했다. 최원제는 장충고의 에이스이자 올해 고교야구 투수 최대어로 평가받는 선수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하고 있을 정도로 수준급의 기량을 갖추고 있다.

그런 선수가 맞은 홈런이었기에 의미는 더욱 남달랐다. 오동환은 전 타석에서도 대형 파울홈런을 때려내 최원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최원제는 6회초 대타로 나선 최대호의 머리를 강타하는 직구를 뿌리는 등 전반적인 제구력 난조를 보이면서 코너워크에 크게 신경 쓰기 어려웠다. 이 점은 장타 허용을 불러온 주범이 됐다.

최원제의 자존심이 고개를 숙일 무렵인 8회말. 타석에 들어선 최원제는 상대팀 에이스인 문승원을 상대로 좌중월 2점 홈런을 뽑아내며 자신이 홈런으로 내준 2점을 스스로 만회했다. 경기 막바지 승리를 굳혀가는 홈런의 영향으로 분위기는 급격히 장충고로 쏠렸다. 배명고도 상당한 선전을 펼쳤지만 최원제의 구위에 눌리는 경향이 역력했고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패인으로 작용했다.

이 경기는 중간에 비로 잠시 연기되는 등 투수들과 타자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기 힘든 외부 요인도 작용했다. 특히 투수들이 공을 던질 때 손에서 빠져나가 제구력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천안북일고 7-0 배재고 (7회 콜드게임)

7이닝 13삼진의 고원준이 빛났다.

북일고의 선발로 나선 고원준은 배재고를 상대로 7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완봉승을 거뒀다. 팀은 이런 고원준의 철벽투를 등에 업고 7-0으로 승리했다. 고원준은 아직 구속이 140km를 넘기지 못하고 있으나 직구의 제구력이 좋고 슬라이더나 포크볼을 요령껏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타선은 하위타선까지 비교적 고른 득점을 해줬다. 특히 1번으로 나선 이동호가 3안타를 기록하며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배재고는 고원준의 역투에 막혔고 실책도 3개에 이를 만큼 조직력에서 문제를 드러내 패배의 쓴잔을 들이킬 수밖에 없었다. 에이스인 윤기우가 연투로 인해 출장하지 못한 것도 전력약화를 불러온 치명적인 요소였다.

야탑고 2-0 부산고

야탑고에는 에이스 조성우가 있었다.

부산고를 상대로 고전할 것으로 보였던 야탑고가 2-0 신승을 거뒀다. 선발로 나선 조성우는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었다. 타석에서도 매서운 활약을 보였다. 5회초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는 등 3타수 2안타로 팀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부산고도 정준, 오병일을 앞세워 상대타선을 2점으로 막았으나 5안타에 그친 팀 타선의 영향으로 4강 좌절의 아픔을 맛봤다. 2루타를 포함 유일한 2안타를 기록한 4번 타자 이명진의 활약도 나란히 빛이 바랬다.

미리보는 4강전, 과연 누가 결승전에?

4강전(준결승전) 첫 경기는 3일 오후 3시 동대문야구장에서 펼쳐지는 장충고와 동성고의 맞대결이다. 이미 올 무등기 결승전에서 만났던 두 팀은 다시 우승 문턱에서 사활을 걸고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인다. 이 경기는 KBS N 스포츠가 생중계 할 예정이다.

장충고는 유독 동성고 앞에서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해왔다. 최근 2년간 전국대회 상대전적이 2승 1패다. 2승은 모두 결승전에서 거둔 승리다. 동성에게는 이날 경기가 이런 징크스를 탈피하기 위한 좋은 기회다.

무등기만 하더라도 8강까지 전부 콜드게임으로 진출했던 장충고는 부전승으로 16강에 진출한 이번 대회에서 약간 주춤한 모습이다. 세광고와 배명고와의 승부에서 이기긴 했지만 다소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불안감을 노출시키고 있다.

상대적으로 동성고는 거의 모든 경기를 무난하게 풀어나가는 중이다. 양팀의 마운드를 감안하면 대량 득점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실수를 줄이고 최대한 활발한 타격을 하는 팀이 승리에 근접할 전망이다.

두 번째 경기는 오후 6시 30분 야탑고와 천안북일고의 경기다. 윤기호에게 휴식을 주고 콜드게임을 펼치는 등 마운드에 여유가 있는 천안북일고의 근소한 우세가 점쳐진다. 야탑고는 놀라운 상승세로 4강에 합류하긴 했지만 최근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경험이 없어 다소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4강전 대결 팀끼리는 전력 차이가 그리 나지 않아 승부를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야구공이 둥근 만큼 승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바로 어제 개막한 것 같던 황금사자기도 어느덧 결승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덧붙이는 글 | 필자 블로그 http://blog.naver.com/aprealist

2007-07-03 08:45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필자 블로그 http://blog.naver.com/aprealist
황금사자기 8강 동성고 장충고 천안북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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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동작구위원장. 전 스포츠2.0 프로야구 담당기자. 잡다한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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