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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아쉬움 남긴 채 퇴장한 U-20 대표팀

폴란드전 무승부로 16강 탈락, 한국 축구의 새비전 제시

07.07.07 14:35최종업데이트07.07.0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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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축구팬들의 탄식 속에 U-20 대표팀이 폴란드와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16강에 탈락하고 말았다. 마치 미국전의 재판을 보는 듯한 시합이었다. 대표팀은 시종일관 경기를 지배했으나 전반 45분 역습으로 실점한 이후 결국 한 골만을 따라 잡는 데 그치고 말았다.

아시안컵, U-17 월드컵에 밀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대표팀이었다. 하지만 일주일간 그들이 보여준 경기력은 축구팬들에게 충격을 던져주기에 충분했다. 미국, 브라질, 폴란드와 함께 죽음의 조에 편성 되었으면서도 그들은 긴장하긴커녕 모든 경기에서 자신들의 플레이를 펼치며 경기를 지배했다.

흔히들 한국 축구를 ‘뻥축구’라 비하하곤 한다. 이는 한국 축구가 상대의 압박에 대항하지 못한 채 수비에서 한 번에 공격수에게 연결하는 전술만 고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U-20 대표팀은 ‘뻥축구’가 아닌 차근차근 미들에서부터 패스게임을 전개하면서 상대의 골을 노렸다. 이는 대표팀에서조차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또 수비수로 출전한 기성용은 전방의 신영록, 이청용에게 정확히 연결하는 롱패스를 잇따라 선보이며 ‘한국판 사비 알론소’, ‘기택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다만 수비수가 밀집한 상황에서 짧은 패스에 이은 중앙돌파만을 고집했다는 점, 경기를 지배하면서도 수많은 기회를 놓치며 경기를 풀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한 단점으로 지적된다.

나는 폴란드전에서 한국의 승리를 바랐다. 한 경기 만이라도 더 그들의 경기를 보고 싶었다. 그들의 성장을, 한국 축구의 성장을 16강이라는 결과물과 함께 즐기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대표팀을 외면했고 종료 휘슬과 함께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드러눕고 말았다.

이제 더 이상 우리는 그들의 아름답고 재미있었던 경기를 볼 수가 없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앞으로의 올림픽 대표팀, 국가대표팀, 월드컵 그리고 K리그에서 그들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그들이 오늘의 약점을 극복하고 한국 축구의 중심에 서는 순간 우리는 그토록 기대하던 ‘진화된 한국축구’의 완성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이야말로 그들의 실패를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다.
2007-07-07 14:35 ⓒ 2007 OhmyNews
U-20 청소년축구 폴란드 뻥축구 죽음의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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