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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 포수의 활약이 두드러진 올 시즌

[프로야구] 8개 구단 주전 포수 분석

07.07.12 11:15최종업데이트07.07.1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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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를 포함한 야구의 9개 포지션 중 가장 많은 체력을 요하는 포지션은 어디일까? 다소 이견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짧게는 세 시간 길게는 다섯 시간까지 쪼그려 앉아있어야 하는 '포수'가 제일 힘들다는 것에 대부분의 사람이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포수 자리는 체력이 좋은 젊은 선수들의 차지일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아니다'에 더 근접할 것이다. 물론, 포수에게 있어서 체력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투수를 리드라고 수비 포지션을 조절하는 '노련미와 경험'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은 이러한 현상은 더욱더 두드러지고 있다. 젊은 포수가 주전을 꿰찬 경우는 거의 없는 가운데, 기존의 주전 포수를 밀어낸 경우도 거의 드물기 때문이다. 그만큼 포수라는 자리는 쉽지 않은 자리다. 이러한 양상은 팀 성적과도 직결되는 듯한 인상이다. 각 구단의 희비가 교차하는 포수들의 활약상을 살펴본다.

나이를 무색케 하는 '노장'들의 활약

올 시즌 포수 부분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SK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는 '포도대장' 박경완이다. 7월 11일 현재 타율 .254에 8홈런 39타점으로 중심 타자 못지않은 불방망이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1991년 쌍방울에서 프로야구를 시작한 이후 프로 17년째를 맞이한 그에게 2000년(타율 .282 40홈런 95타점)때와 같은 활약에는 못 미치지만, 분명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박경완의 진가는 수비에서 더욱더 두드러진다. 특히나 작전이 많은 김성근 감독 야구 스타일에 그의 존재감은 그야말로 절대적이다. 오랜 프로경력에서 나오는 볼 배합이나 투수 리드는 SK 마운드를 더욱더 두텁게 하기 때문이다. 결국, 올 시즌 SK의 '거침없는 질주'에는 박경완의 활약이 절대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노장'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한 박경완(좌)과 조인성
ⓒ KBO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챔피언에 오른 삼성의 안방마님 진갑용 역시 올 시즌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팀이 치른 74경기 중 73경기에 나와 타율 .271 4홈런 29타점으로 녹슬지 않은 방방이 솜씨와 더불어 수비에서도 좋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997년 OB(현 두산)에서 프로생황을 시작한 이후 11시즌을 보낸 '경험'이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1998년 LG에 입단해 프로 10년차에 접어든 조인성은 올 시즌 들어 큰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입단 직후만 해도 김동수-김정민 등의 그늘에 가려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그였지만, 매년 성장을 거듭한 끝에 FA 자격을 획득하는 올 시즌 공수에서 발군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공격에서는 71경기에 나와 타율 .299에 8홈런 43타점을 기록하며, LG 하위 타순의 핵으로 거듭났다. 특히나 그동안 파워는 갖췄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주변의 평가를 무색케 하는 타율은 2002년(타율 .268)이후 최고 타율을 기록할 태세다.

여기에 수비에서도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볼 배합이나 투수 리드가 많이 향상되면서 기존의 타고난 강견을 앞세운 주자 견제 능력과 어우러져 '특급 포수'로 거듭나고 있다. 선수 보는 눈이 까다롭고 다양한 작전을 구사하는 '여우' 김재박 감독의 눈에 들었다는 것 자체가 그의 성장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시즌 초반 잘나가다가 최근 들어 팀이 6위로 추락하면서 다소 활약이 빛을 발했지만, 프로야구 최고령 타자(1968년생)인 김동수의 활약 역시 빼놓을 수 없다. 70경기에 나와 타율 .306 3홈런 23타점이라는 성적을 거뒀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 공격에 있어서는 그의 활약은 경이롭다. 물론, 수비에 있어서도 현대의 투수력이 더욱더 강하게 된 것도 김동수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접전 끝에 주전 자리 꿰찬 신경현과 채상병

앞에서 언급한 팀들과 달리 2위를 놓고 접전중인 한화와 두산의 양상은 흥미롭다. 주전포수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확실하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먼저 한화는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수비형 포수'였던 신경현이 주전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군에서 제대한 이영우의 복귀로 지명타자 자리가 위험해진 이도형이 포수 마스크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시즌 초반만 해도 이도형이 주로 포수에 기용됐지만, 뛰어난 공격력에 비해 너무나 빈약한 수비력 때문에 다시금 마스크는 신경현의 몫이 됐다.

▲ 어렵게 주전을 꿰찬 신경현(좌)과 채상병
ⓒ KBO
그러나 60경기에 나와 타율 0.252에 1홈런 5타점을 기록한 그의 공격력은 아직까지도 못 미덥다. 그래서일까? 최근 들어서는 입단 당시만 해도 큰 기대를 받고 한화에 입단(1997년)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펼친 심광호(46경기 타율 0.216 3홈런 11타점)에게도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결국, 수비력이 돋보이는 신경현이 중용되고는 있지만, 언제든 주인이 바뀔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두산의 경우는 붙박이 포수였던 '캡틴' 홍성흔의 부상을 틈타 올 시즌 군에서 돌아온 채상병이 주전 자리를 꿰찼다. 2002년 한화에 입단한 이후 2004년 문동환과의 FA 보상선수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의 유니폼을 입었지만 이내 병역 문제로 팀을 떠났던 그였다.

하지만, 올 시즌 팀에 복귀해 42경기에 출장해 타율 .246 2홈런 9타점으로 공격은 그리 미덥지 못하지만 뛰어난 수비 능력을 바탕으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부상에서 홍성흔이 복귀한다고 해도 쉽게 자리를 되찾기는 힘든 상황인 셈이다.

아쉬운 강민호와 김상훈의 활약

반면, 나란히 7-8위에 처진 롯데와 KIA의 주전 포수 강민호와 김상훈은 아쉬운 활약을 보이고 있다.

▲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강민호(좌)와 김상훈
ⓒ KBO
2004년 롯데에 입단한 이후 프로 4년차에 접어든 강민호는 올 시즌 첫 올스타에 뽑히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공격력(74경기 출장 타율 .250 7홈런 44타점)에 비해 투수 리드나 2루 송구능력과 같은 수비력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다.

특히나 최기문이라는 베테랑 포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민호만 집중적으로 출장시키자 팬들 사이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결국, 강민호 입장에서는 올스타전 이후 후반기에서 보다 더 수비적인 측면을 보강해야만 진정한 포수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최하위 KIA의 경우는 시즌 중 전 조범현 SK 감독을 배터리 코치로 영입할 만큼 포수 포지션이 문제였다. 하지만 주전 김상훈은 아직 공격(타율 .219 16타점)이나 수비에서 모두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본래 공격력보다는 수비력이 돋보이는 그였지만, 올 시즌 들어 수비력에서 너무 많은 약점이 노출되다보니 개인적으로나 팀으로도 힘겨운 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스포홀릭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7-07-12 11:15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스포홀릭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포수 노장 프로야구 박경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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