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걸 혼자서 어떻게 뽑아?

막국수 면을 뽑으며, 아들과 함께 힘자랑을 했습니다

등록 2007.07.26 17:51수정 2007.07.2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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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12시, 점심시간에 딱 맞춰 춘천시 신북읍 산천리에 위치한 막국수체험박물관 앞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입장권을 끊으려고 매표소 앞에 서니, 체험관이 12시부터 1시까지 휴식시간이라고 합니다. 직원들 점심시간이겠지요.

춘천시 신북읍 산천리에 위치한 ‘막국수체험박물관’입니다.
▲춘천시 신북읍 산천리에 위치한 ‘막국수체험박물관’입니다. 방상철
저희도 아직 식사 전이라 시간이 애매하여, 어찌할지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매표소 직원이 1층에서 전시물 관람을 하면서 조금 기다리면 막국수 체험을 바로 할 수 있답니다.


몇 달 전에, 이곳에서는 막국수를 직접 만들어서 바로 먹어볼 수 있다는 얘기를 지인으로부터 들었던 터라, 그럼 아예 기다렸다가 그것으로 점심식사를 해결하기로 결정하고 박물관에 들어섰습니다.

박물관 1층은 메밀에 관련된 자료들, 즉 메밀의 성장과정이나 메밀 재배에 필요한 농기구, 메밀의 효능, 메밀의 유래와 분포 및 막국수 틀 등이 전시되어 있고, 2층엔 직접 막국수를 만들어 보는 체험 장과 함께 시식 장 및 주방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우리 가족 외에 다른 한 가족만이 먼저 1층을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교통상 외지에 속해있는 곳이라 그다지 많이 사람들이 찾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아직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된 박물관이라 홍보가 부족했을 수도 있고요. 참고로 이곳은 2006년 8월에 개관했습니다.

너무 크다보니 그냥 지나쳐 버릴 수도 있는 맷돌입니다.
▲너무 크다보니 그냥 지나쳐 버릴 수도 있는 맷돌입니다. 방상철
1층 정문에서 안내데스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면 제일먼저 커다란 맷돌이 눈에 들어옵니다. 처음에는 뭔지도 모르고 건성으로 보고 지나쳤는데, 내부 관람을 하다보니 바로 저것이 맷돌이었습니다. 크기도 엄청나게 큽니다만, 실제로 돌아가는 맷돌은 아닙니다.

자라는 순서에 따라 그 모양을 전시한 메밀밭입니다.
▲자라는 순서에 따라 그 모양을 전시한 메밀밭입니다. 방상철
입구 초입에는 메밀이 자라는 순서에 따라 그 모양을 전시한 메밀밭 모형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선 메밀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죠. 메밀이란 마디풀과에 속하는 한 해살이 풀로 중앙아시아 북부가 원산지랍니다. 생육기간이 짧고 어떤 토양에서도 잘 자라며, 비료와 농약을 필요치 않는 자연식품이 바로 메밀이랍니다.


또한 그 열매는, 기온이 낮고 높은 지대에서 수확한 것 일수록 맛이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강원도가 메밀의 주산지인가 봅니다. 따라서 메밀로 만든 음식도 이곳에 많고요. 메밀부꾸미, 메밀묵, 메밀칼국수,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인 막국수까지.

제가 제일 맛있게 막국수를 먹었던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 강릉, 평창, 방림 그리고 춘천. 처가가 원래 춘천에 살았던 관계로 시내에 위치한 'OO막국수'집은 상당히 많이 갔던 기억이 납니다.


먹음직스럽게 한상 차려진 막국수. 점심식사 전이라 빨리 막국수를 만들어 먹어보고 싶은 맘이 간절해집니다.
▲먹음직스럽게 한상 차려진 막국수. 점심식사 전이라 빨리 막국수를 만들어 먹어보고 싶은 맘이 간절해집니다. 방상철
앞쪽에 보이는 재래식 막국수 틀과 뒤쪽에 보이는 현대식 막국수 틀. 옛날엔 여자들만으론 절대 막국수를 만들어 먹지 못했을 겁니다. 그 이유는 차차 아시게 될 겁니다.
▲앞쪽에 보이는 재래식 막국수 틀과 뒤쪽에 보이는 현대식 막국수 틀. 옛날엔 여자들만으론 절대 막국수를 만들어 먹지 못했을 겁니다. 그 이유는 차차 아시게 될 겁니다. 방상철
1층을 둘러보니 시간이 12시 30분입니다. 원래는 1시까지 더 기다려야하는데, 박물관 측의 배려로 곧 2층으로 올라가 체험 준비를 했습니다. 저희 가족(안양 팀)과 앞에 왔던 춘천사시는 가족(춘천 팀), 그리고 늦게 합류한 서울에서 온 가족(서울 팀), 이렇게 3팀이 함께 체험을 시작했습니다.

우선, 메밀 60%에 밀가루 전분+고구마 전분 40% 짜리 메밀가루 300g을 팀당 1봉지씩 구매했습니다. 가격은 2000원입니다. 그리곤 앞치마를 입고, 손을 깨끗이 씻은 다음, 진행자의 안내에 따라 반죽기 앞에 팀별로 섰습니다.

이곳이 2층에 위치한 막국수 체험장입니다. 주말에는 이렇게 한가해도 주중에는 단체 예약이 많아서 북적인다고 합니다. 주중 예약은 필수랍니다.
▲이곳이 2층에 위치한 막국수 체험장입니다. 주말에는 이렇게 한가해도 주중에는 단체 예약이 많아서 북적인다고 합니다. 주중 예약은 필수랍니다. 방상철
막국수란 "국수를 바로 뽑아서 바로 만들어 먹는 음식"이란 뜻이지 결코 아무렇게나 '막' 만들어서 막국수가 아님을 강조하는 진행자 말과 더불어 이제 본격적인 체험에 들어섰습니다.

제일 먼저 메밀가루 한 봉지를 반죽기에 쏟아 부었습니다. 그리고 나눠준 뜨거운 물을 가루에 부어 쳐대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뜨거워 도저히 만질 수 가 없었습니다.

저희가 어찌할지 몰라 어물거리는 사이에 진행 도우미 분들이 빨리 하지 않으면 막국수가 맛이 없다며 반죽은 도와주셨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열기가 식자 비로소 아내와 아이가 함께 반죽을 주물럭거리며 찰 지게 만들어 갔습니다. 저는 옆에서 열심히 하라고 감독만 하고요.

막국수를 반죽하는 아이. “건성으로 하면 맛없다!”
▲막국수를 반죽하는 아이. “건성으로 하면 맛없다!” 방상철
어느 정도 찰기가 생기자 이제 면을 뽑기 위해 수동식 막국수 틀 앞으로 갔습니다. 그 틀 밑에는 뜨거운 물이 펄펄 끓고 있었습니다. 면이 뽑아지면 바로 물속으로 직행하는 것이지요.

반죽한 메밀가루를 국수틀에 집어넣었습니다. 그리고 지렛대를 누르듯 막대기 끝을 잡고 누르는데, 앗! 꿈쩍도 안합니다. 저는 순간 잠시 당황했습니다.

"와! 이걸 혼자서 어떻게 뽑아?"

그리고 옆을 바라보니 춘천 팀의 아저씨도 당황한 표정을 짓습니다. 서울 팀은 아직도 반죽 중이였고요. 다시 춘천 팀, 아저씨와 함께 여자아이 하나가 달라붙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꼼짝도 않습니다. 옆에 있던 진행자 한 분이 함께 국수틀을 눌러대니 비로소 면이 뽑히기 시작합니다.

진행자분 말로는 원래 성인 남자, 두서명이 함께 국수틀을 눌러 면을 뽑는다고 하더군요. 여자들만의 힘으로는 면을 뽑기가 힘들다고 말이죠.

그 모습을 보고, 저도 혼자는 무리라는 것을 깨닫고 아이를 불렀습니다. 그렇게 둘이 거의 체중을 모두 실어서야 가까스로 면을 뽑을 수 있었습니다. 아니, 거의 막대기에 매달렸지요. 제 몸무게와 아들 몸무게도 이렇게 다 쓰일 때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드디어 면이 뽑아져 나옵니다. 하지만 이 작업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면이 뽑아져 나옵니다. 하지만 이 작업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방상철
끓는 물에 면이 뽑히면 일단 나무 막대기로 면을 자릅니다. 그리고 뚜껑을 덮어 물이 다시 끓기를 기다랍니다. 그러면 다시 차가운 물을 부어 식히고, 다시 끓입니다. 두 번째로 물이 끓으면 그때 면을 꺼내, 차가운 물에서 힘차게 싹싹 비벼서 면을 씻습니다. 면에 남아있는 끈끈한 점성을 없애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차가운 물에 면을 싹싹 비비며 씻습니다.
▲차가운 물에 면을 싹싹 비비며 씻습니다. 방상철
메밀가루 한 봉지에서 두 그릇 분량의 면이 나왔습니다. 이제 시식 장으로 이동을 하면 됩니다. 그러면 그곳에 준비된 양념장과 각종 야채를 넣어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처음엔 저희가 뽑은 그 두 그릇으로 저희 가족 셋이 나눠 먹으려고 했는데, 춘천 팀이 자신들은 방금 밖에서 점심으로 막국수를 먹고 왔다며, 고맙게도 한 그릇을 저희에게 더 주었습니다. 그리하여 세 그릇을 가지고 시식 장에서 막국수를 먹기 시작하는데, 맛이 어땠을까요?

직접 만들어서 그럴까요? 힘을 써서 그럴까요? 배가 고파서 그럴까요? 하여간 셋이 깔끔하게 싹 비우고 나왔습니다. 배도 든든하게 채웠고요. 생각해보니 단돈 2000원에 셋이 점심을 해결한 셈이 되었습니다.

저희가 직접 만든 막국수입니다. 체험을 도와줬던 박물관 진행 담당자 분들께 고마움을 느끼고요, 더불어 한 그릇을 더 주신 춘천 팀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저희가 직접 만든 막국수입니다. 체험을 도와줬던 박물관 진행 담당자 분들께 고마움을 느끼고요, 더불어 한 그릇을 더 주신 춘천 팀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방상철

덧붙이는 글 | 7월 8일 다녀왔습니다.

덧붙이는 글 7월 8일 다녀왔습니다.
#막국수 #체험박물관 #춘천 #메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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