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 이명박? 탁신의 교훈을 보자

[고태진 칼럼] '기업인 = 경제전문가' 주장, 지나친 비약

등록 2007.07.28 21:08수정 2007.07.28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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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경제대통령론은 과연 온당한가. 26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한나라당 대선경선후보 합동연설회를 마친 이명박 후보가 한 지지자에게 건네받은 생선을 들고 있다.
▲이명박 경제대통령론은 과연 온당한가. 26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한나라당 대선경선후보 합동연설회를 마친 이명박 후보가 한 지지자에게 건네받은 생선을 들고 있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각종 의혹에도 35%대로 버티는 '이명박 지지율'에 대해 분석해 놓은 26일자 <한겨레>의 기사를 보면 애초부터 이 후보에게 경제를 기대했지, 높은 도덕성을 기대한 게 아니라는 심리가 지지율을 버티는 한 요인이라고 한다. 이명박 후보측의 '경제대통령이 나라 살린다'는 식의 슬로건은 이런 심리를 극대화하고자하는 의도일 것이다.

때맞춰 조석래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 그런데 전국기업인연합 또는 전국경영인연합이 올바른 명칭이 아닐까?) 회장이 전경련 하계포럼에서 "차기는 경제대통령이 돼야 한다", "옛날 일을 자꾸 들춰내면 사실 답이 없다. 그런 식으로 다 들춰내면 국민 중에 제대로 된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이명박 후보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과연 이명박 후보가 정말 '경제대통령'이기는 한 건가?

이명박 후보, 정말 '경제대통령'이기는 한 건가?

경제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인간의 생활에 필요한 재화나 용역을 생산, 분배, 소비하는 모든 활동. 또는 그것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사회적 관계'라고 정의되어 있다. 또 경제를 학문적으로 보자면 세 가지 경제 주체인 개인, 기업, 정부간에 형성되는 경제 현상을 다루는 학문으로, 형평성과 효율성을 고려한 사회전체의 복리와 후생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런데 요즘 경제라는 개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혼동을 하고 있는 듯하다. 기업체에서 오래 일한 사람이나 기업을 경영해 본 사람이라고 해서 '경제 전문가'라고 자처하고 또 그렇게 인정하는 것이 바로 그런 식의 대표적인 혼동이다. 경제는 인간 사회가 존재하는 곳 어디서나 작동하는 생활의 원리이다. 그래서 경제의 세 주체가 개인, 기업, 정부인 것이다.

이명박 후보 같은 경우는 현대라는 기업에서 오랜 기업 생활을 하고 기업 경영을 해 본 기업인이지, 경제 전문가가 아니다. 세 경제 주체 중 한 곳에서 오랜 경험을 거친 사람일뿐이다. 따라서 자신을 '경제대통령'이라고 자처하는 것도 지나친 비약이라 할 수 있으며, 그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경제가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비합리적인 기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나라의 경제를 살린 것은 기업인 출신이 아닌 경우가 많았다. 근래 미국 경제의 최고 호황기를 만들었던 클린턴 대통령이 기업인 출신이었던가? 미국을 초강대국으로 이끈 레이건 대통령은 또 어떤가? 아일랜드를 최고 경제성장으로 이끈 메컬리스 대통령도 변호사, 기자, 교수를 거친 사람이었다. 독재자임에도 우리 경제를 발전시켰다고 추앙받는 박정희는 또 어떤가?


하지만 억만 장자 언론재벌 기업가 출신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는 부패 추문으로 총리직을 사퇴하기도 하는 등 재임기간 내내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었고, 역시 재벌 총수 출신인 태국의 탁신도 부패 추문으로 인해 국민의 신뢰를 잃고 쿠데타로 쫓겨났다. 재산 많은 기업인 출신이 공익보다 사익을 추구했던 사례다.

물론 기업인 출신이 나라의 경제를 발전시키고, 나라를 훌륭히 이끌 수 있는 지도자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업인 출신이 곧 경제 전문가이며, 기업인 출신이라고 해서 경제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주장은 '기업 = 경제'라는 잘못된 근거에 기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도덕성보다는 경제'라는 세간의 인식도 베를루스코니나 탁신의 경우를 보더라도 합리적이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베를루스코니·탁신... 기업인 출신 공익보다 사익 추구

경제라는 말의 어원을 경세제민(經世濟民 : 세상을 다스리고 백성을 구제함)에서 찾기도 한다. 반대로 경제의 사전적 의미에서 '돈이나 시간, 노력을 적게 들이는 일'을 찾을 수도 있다. 적어도 한 나라의 지도자인 대통령이 갖춰야 할 경제적 안목은 바로 '경세제민'적인 경제관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기업 경영의 목표는 바로 기업 활동에 있어 이익을 많이 남기면서도 '돈이나 시간, 노력을 적게 들이는 일'이다.

도덕성을 도외시한 이명박 후보의 '경제대통령'은 허상이 될 수밖에 없다. 한 나라의 경제는 사회 구성원과 사회 조직의 도덕성과 투명성, 건전성이 그 발전의 바탕이 되는 것이다. 진정한 경제대통령은 '경세제민'하는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단순히 기업 활동이 활발해지고 기업의 이익이 증가한다고 해서 '경세제민'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이랜드 사태'에서 이랜드같은 기업의 경영인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되는 것이 '경세제민'인가? 아니면 '이랜드 사태'같이 힘없고 돈없는 노동자들이 억압받고, 쫓겨나는 일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경세제민'인가? '경제대통령'은 모든 백성을 구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톡톡 6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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