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등록 2007.07.30 14:41수정 2007.07.3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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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한나라당 진영의 판이 서서히 정비되어간다. '미래창조 대통합 민주신당'을 중심으로 한나라당 대항마가 만들어질 것같다. 이미 그들의 실체를 혼란과 구태와 식상함으로 규정했던 입장이기에 기대할 것이 별로 없다. 분명 반한나라당 진영이 승리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기대할만한 상황이 아닌 듯하여 고통스럽다.

1. 내가 바라는 차기정권.

1997년 외환위기로 대한민국은 거덜나고 말았다. 거대기업들이 망하고, 수많은 실직자가 쏟아져 나왔다. 군사독재의 후예들이 집권의 결과물로 우리에게 남긴 것이 외환위기이다. 모든 국민이 절망의 늪에 빠졌고, 그것에 대한 응징으로 민주화 세력에게 정권을 맡겼다.

여전히 후유증은 심각하게 남아있다. 서민들의 삶이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 자살률이 매우 위험한 수준이다. 양극화라는 화두를 부각시키는데는 성공하였지만 그것을 해소 또는 완화할 대책은 여전히 매우 미흡하다. 10년간의 집권기가 그것을 하기에 충분한 시간은 아니었을 테지만 특별한 성과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거덜난 나라의 살림살이는 많이 회복되었다. 국민소득 1만달러를 유지하여 정치적 치적으로 삼아려던 1997년에 비교해서 지금은 2만달러를 목전에 두고있다. 수출이 2배도 넘게 늘었다. 38억달러였던 외환보유고는 2000억달러에 달한다. 국제신용평가 기관들의 국가신인도는 외환위기 이전으로 회복되고 있다.

남북간 정상회담을 했고, 전쟁의 위험성을 대폭 낮춘 것도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북한의 핵개발로 인하여 위기를 맞았으나 점차 그것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한반도 정세는 이미 안정기조를 찾아가고 있다. 항상 돌발적인 충돌의 위험을 안고 있던 한반도정세를 지난 10년간 잘 관리하고 이제 안착시켜 나가고 있다.

그래서 차기 정권은 지난 10년의 집권을 승계할 세력이 되기를 바란다. 경제적으로 성장론자가 아니라 성장과 분배의 균형을 찾아갈 수 있기를 갈망한다. 양극화를 해결하면 좋고, 그것이 어렵다면 더욱 심화되지 않도록 막아낼 수 있는 경제철학을 지닌 세력이 집권하기를 바란다. 나라를 거덜내놓고도 아직 반성하지 않고 다시 집권을 꿈꾸는 세력에게 명확히 선을 긋는 정권이 만들어지기를 원한다.


또 한반도에 조성된 평화공영의 분위기를 더욱 고취하고 전쟁의 위험을 제거할 수 있는 세력이 집권하기를 바란다. 평화통일은 당장 어렵더라도 최소한 평화체제를 확고히 만들고 지켜나갈 평화주의자들의 집권을 원한다. 우리가 치뤄왔던 엄청난 액수의 분단비용을 최소화하고 그 재원으로 복지를 확충할 수 있기를 갈망한다.

지역주의에 기대어 정치적 기득권을 생산, 확대, 유지하려는 세력이 아니기를 바란다. 정치자영업자들이 이미 장악한 정치구조를 좀 더 민주적 원리가 작동하는 것으로 바꿔나갈 확고한 신념을 가진 세력의 집권을 희망한다. 정치자영업자들의 과두정치가 아니라 국민의 참여가 확대되는 민주공화정을 꿈꾼다.


2. 현실

그러나 우리가 처한 정치현실은 무척 암담하다. 당장 내가 바라는 차기정권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른 세력의 지지율이 너무 높다. 거기에 대응할 정치집단은 그 성격도 매우 모호할 뿐 아니라 어떤 대의도 찾아볼 수가 없다. 눈을 씻고 찾아도 지지할 명분조차 찾기 어렵다.

첫째, 지역주의 연합의 성격을 갖추고있다. 한나라당의 지지기반인 영남에 대응하는 호남의 지지결속을 꿈꾸는 모습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우리정치에 있어서 지역구도가 만들어내는 문제점은 새삼 열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지역대결의 재연으로는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가 없다.

둘째, 지난 10년의 집권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 공통성이 없다. 어떤 이는 국민의 정부를 승계하되 참여정부를 부정한다. 어떤 이는 참여정부는 승계하되 국민의 정부는 부정한다. 어떤 이는 지난 10년을 송두리 채 부정한다. 물론 지난 10년을 모두 승계하겠다는 세력도 포함되어 있다. 이렇게 돼서는 한나라당과의 전선조차 선명히 형성되기 어렵다.

셋째, 양극화를 해소 또는 완화하기 위한 뚜렷한 정책이 없다. 대부분이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로 양극화를 해결하겠다고 주장한다. 지금은 내수부문의 한계로 인하여 성장자체가 어렵고, 성장을 하더라도 그것이 고용확대로 연결되지 않는다. 그런데 성장을 통해서 일자리를 만든다는 주장은 허무개그이다. 성장을 어떻게 가능하게 만들것이냐에 대한 해답이 없다. 성장이 고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 복안은 아예 기대할 수조차 없다.

넷째, 형식적 민주주의가 마무리되어 가는 시점이다. 내용적 질적 민주주의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제시해야한다. 정당의 의사결정 구조를 좀 더 국민참여형으로 만들어내고, 국민의 견제와 지원을 기꺼이 받아들이려는 태도가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정치자영업자들의 카르텔을 유지하는데 노력하는 모습만 보인다.

지금은 한나라당의 집권을 반대할 명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데 왜 한나라당의 집권만은 막아야 한다는 것인지를 모르겠다. 자발성에 기초하여 사람들이 모이고 돕던 지난 대선과는 전혀 다른 퇴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돕기는 커녕 지지조차 할 명분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설혹 지지를 한다고 하더라도 이길 가능성조차 희박한 것이다. 2002년 1219의 승리를 다시 꿈꾸기에는 너무도 냉혹한 현실이다. 차라리 먼 훗날을 위해서 지금은 한그루의 사과나무나 심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3.무엇을 할 것인가?

이 상태로는 도저히 지난 대선처럼 적극적 지지를 할 수가 없을 것같다. 대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만 있기도 난감하다. 그들이 대의는 없어도 대세라며 떠드는 그 판에는 참여할 생각이 생겨나지 않는다. 그냥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다.

무엇인가 해야할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럴 의욕도, 희망도 생기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냥 정치판을 외면하고 있기고 싫다. 뭔가 하는데까지 해야겠다. 재미는 없지만 내가 원하는 차기정권의 성격에 가장 부합하는 정치인을 선택해서 최소한 후보를 만드는 일에는 노력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잡탕정당이 싫어서 참여하기가 꺼려지지만 국민경선이 있다면 원하는 후보를 만드는데 노력할 것이다.

만일 원하는 쪽에 가까운 후보가 만들어진다면 다시 본선을 위해서 노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능성은 매우 낮은 편이다. 원하지 않는 후보가 만들어진다면 미련없이 대선에 대한 관심을 접을 것이다. 누군가를 반대하려면 적어도 반대할 명분은 있어야 하는 것이기에 이경우 선거를 도울 생각이 전혀 없다.

원하지 않는 후보들끼리의 본선은 차악을 선택하도록 강요받는 것이다. 기꺼이 차악을 선택은 하겠으나 그 차악의 당선을 위해 노력할 생각은 전혀없다. 물론 노력해도 이길 가능성조차 없기도 하다. 이번 대선에 임하는 태도는 여기까지로 다 정리됐다. 더 이상의 망설임도 없이 이런 방향으로 가려고한다.

다만 민주주의의 원리에 입각한 진정한 정당의 탄생을 기원하며 그것을 위해 힘을 보탤 것이다. 되지도 않고, 되더라도 의미없는 일에 매달리는 일은 부질없다. 차라리 먼 훗날의 열매를 위하여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고싶다. 그것을 위해서 의미없이 비료를 낭비하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생각이다. 사과나무를 어디에 심을지를 고민하는 것만 남았다. 속히 기름진 과수원터를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노사모, 인터넷 시민광장에 함께 올립니다.

덧붙이는 글 노사모, 인터넷 시민광장에 함께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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