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총재가 1일 1건주의 유언비어를 날조하고 있으며 정상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것인지 정신은 정상인지 의아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96년 1월 26일) 논평.
"김대중 총재가 간첩 서경원을 통해 김일성의 돈을 받은 사실과 김 총재의 사상적 편력 등에 적나라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96년 1월 17일) 논평.
한나라당 전여옥 전 대변인의 논평이 아니다. 이 논평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치매에 걸린 노인'으로 폄하며 막말을 쏟아내던 전여옥 전 대변인의 저질스런 입에서 나온 논평이 아니다.
논평을 내는 대변인의 성별만 달랐지 이 논평은 전여옥의 그것과 도진개진 논평임에 틀림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정신이상자로 몰고 간첩에게 돈을 받은 빨갱이로 몰았던 이 논평의 주인공은 불행하게도 손학규 전 경기지사다.
수구냉전의 아들로서 너무나 어울리는 논평이 아닐 수 없다. 10년 전 일이고 시간이 지났으니 대충 대충 넘어가자고 할지 모르겠다. 수구냉전 세력들은 그동안 민주화운동 세력에게 걸핏하면 용공조작을 하고 온갖 고문과 협박으로 회유하거나 빨갱이로 덧칠해 매도해 왔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김대중 전대통령의 '햇볕정책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뻔질나게 동교동을 드나들고 있다.
위 사실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듯, 손 전 지사는 자신의 운동경력이 필요한 민자당에 몸을 팔고 변절하여 수구냉전 세력에 기대어 온갖 단물을 쏙 빼먹은 것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시베리아? 따뜻한 아랫목 날아든 손학규
어디 비단 위 두개의 논평뿐이겠는가? 진리는 언제 어디에서도 통용되어야 한다. 기록으로 분명히 남아 있는 그의 수구냉전 세력과의 '한집 살림살이'에 대해, 손학규 전 교수는 학문과 진리를 논했던 제자들에게도 진리의 요체를 어떻게 가르쳤는지 답해야 한다.
그가 한나라당에 굳이 남아 있었다면 이러한 곤혹스런 해명을 안 해도 된다. 지금 문제는 자신이 경계를 넘어가서 폄하하고 공격했던 바로 그 진영에 와서 앞뒤 틀린 언행을 하기 때문이다.
나는 2~3주전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짝퉁 한나라당 후보로는 한나라당 후보를 이길 수 없다"라는 발언을 최초로 공개적으로 했다. '짝퉁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저작권은 나에게 있다. 물론 그 기득권을 주장을 하거나 저작권료를 받을 생각은 없지만. 농을 섞으면 이런 것이 기득권 포기다.
내가 그를 비판한 이유는,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의 기득권을 버리지도 못했고, 한나라당을 개혁하고자 했던 어떠한 기록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랬다. 한나라당에서 온갖 단물을 쏙 빼먹고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3등으로 밀려나자 추운 시베리아가 아닌 따듯한 아랫목을 찾아 들었기 때문이다.
만약에, 아주 만약에 그가 한나라당에서 1등 후보였다면 탈당할 수 있었을까? 그가 "한나라당 경선 1등 후보이지만 한나라당의 수구냉전적 사고에 대한 변화를 기대할 수 없어 탈당한다"고 했으면 아마 나도 박수갈채를 보냈을 것이다.
나의 '짝퉁 한나라당 후보' 발언 이후 천정배 의원께서 지속적으로 나의 허락(?)도 없이 짝퉁 한나라당 후보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나는 내심 "제대로 말씀하시네"라고 공감했다. 저작권을 주장할 생각이 전혀 없다. 천 의원의 주장처럼, 나는 손 전 지사가 공격도 수비도 불가능한 '최악의 필패 후보'라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에 너무 오래 있었고, 너무 많은 요직을 거쳤고, 나무나 많은 수구냉전적 기록유산이 생생하게 레코딩 돼 있다. 아무리 세탁을 해도 한나라당의 땟물을 빼기 어렵다. 그는 그냥 '전 한나라당 3등 후보'일 뿐이다. 전 3등이 현 1등을 이길 리 만무하다.
'평화는 돈' 구호는 세련된 '정치 카피'일 뿐
나는 이런 이유로 짝퉁 한나라당 후보 발언을 했다. 그런데 느닷없이 신기남 의원께서 원조 짝퉁의 의미를 곡해해 '짝퉁의 짝퉁' 발언을 했나 보다. 여론의 주목도도 낮으니 빈총이라도 아무데나 쏘아야 하는 심정은 이해는 하나 총구의 방향이 틀렸다. 짝퉁의 의미도 공격의 방향도 잘 못 되었다. 문법 공부 좀 하셔야겠다.
<연합뉴스>에 보면 신 의원은 "'우리 진영 대선후보들의 구호 중 평화가 돈이라는 표현에 가장 큰 당혹감을 느낀다'며 '돈 벌자고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냐, 참된 인간의 삶을 위한 평화를 왜 돈의 시각으로 평가하느냐'고 반문, 이 구호를 내세운 정동영 전 의장을 비난했다"고 돼 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개성공단의 문을 연 주인공이다. IMF 시절 부도를 맞은 여성의류회사(신원 에벤에셀)가 개성에 진출해 흑자로 돌아섰고, 올해는 기업의 꿈인 무차입경영이 목표라고 한다.
중국과 베트남 등지로 빠져 나갔던 기업이 개성공단에 입주하면 그 만큼 생산성이 높아지고 그 만큼 기업이 돈을 번다는 취지로 "평화는 돈"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돈 벌자고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가 구축되면 돈도 잘 벌수 있고 참된 인간의 삶도 보장된다는 의미의 정치 카피다.
이런 식의 문제제기라면 모든 신문 제목부터 물고 늘어져야 한다. 주어, 목적어, 서술어가 없지 않은가? 압축과 요약, 비유와 상징, 은유와 직유의 표현의 미학을 너무 학대하지 않기 바란다.
우리는 분단 이후 50여년동안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미국 군대(150만)보다 많은 180만 명의 군대가 대치하고 있다. 이 얼마나 큰 국력의 낭비인가? 이 얼마나 큰 참된 인간의 삶에 대한 억압인가?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면 군대도 줄이고, 제2, 제3의 개성공단 등 10개의 공단을 북에 건설하면(남쪽 일자리 35만개 보장) 그것이 곧 일자리요, 경제요, 돈이다.
그렇다고 '평화는 지폐다'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앞으로 정 전 의장은 '문화는 돈이다'라는 공약도 할 것이다. 그 때 또 다시 비분강개할 것인가?
이번 대선은 평화세력 대 전쟁불사 세력 대결
곁가지 이야기는 이쯤 하기로 하자. 짝퉁의 문제는 표현상 오독의 문제가 아니다. 조급한 나머지 빈총이라도 쏘아야 하는 노이즈 마케팅의 차원의 문제도 아니다.
결국 이번 2007년 대선의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대선은 한반도 평화세력과 '전쟁불사' 세력의 마지막 한판 대결이다. 김대중 찍고 노무현 찍었던 사람들과 손학규 전 지사처럼 줄곧 이회창을 찍었던 사람들과의 숙명적 대결이다.
김대중 낙선을 위해서 전심전력을 다했던 사람. 김대중 대통령을 끊임없이 공격했던 사람. 노무현 낙선을 위해 전력투구했던 사람. 노무현 대통령을 경포대 송장으로 비하하며 참여정부를 온 몸으로 거부했던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마지막 승부라는 것이다.
한나라당 탈당 직전까지 '잃어버린 10년'을 주장했던 사람이 갑자기 터닝해서 민주주의와 IMF 극복 그리고 남북관계의 '되찾은 10년'을 주장한들 누가 그 세치 혀를 믿겠는가?
짝퉁은 그저 짝퉁일 뿐이다. 나의 이런 지적에 화부터 내지 말고 논리가 있다면 논리로 겸손하게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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