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부에 이름 없다"... 위조초청장
"응원 자리 봐뒀다"... 무전기까지

[현장] 한나라당 인천 합동연설회 곳곳서 경선과열 '천태만상'

등록 2007.07.30 15:51수정 2007.07.30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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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경선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이명박 원희룡 박근혜 홍준표 후보가 손을 흔들며 입장하고 있다.
▲30일 오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경선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이명박 원희룡 박근혜 홍준표 후보가 손을 흔들며 입장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30일 오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경선후보 합동연설회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한 당원들이 출입을 통제하는 경호업체 직원들에게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30일 오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경선후보 합동연설회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한 당원들이 출입을 통제하는 경호업체 직원들에게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이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과열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30일 인천에서 열리는 후보 합동연설회장에서는 가짜 초청장(비표)이 나오는 등 소란이 일었다. 또 선거인단이 아닌데도 버젓이 초청장을 갖고 입장을 시도하다 저지당한 이들도 속출했다. 특정 후보의 세몰이를 위해 누군가 초청장을 무작위로 뿌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장면 #1] "명부에 이름 없다"... 입장 불허

"아니 초대권이 이렇게 있는데 왜 못 들어가는 거예요."
"명부에 이름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인천 도원체육관 입구. 선거인단 여부를 확인하는 안내데스크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한 노인은 손에 쥔 초청장을 흔들면서 "아니 이걸 주면서 참석해달라고 해서 왔는데 (명단에) 이름이 없다고 못 들어가게 한다"며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호통을 쳤다. 진행요원들은 "(선거인단 명부에) 이름이 없어 저희도 어쩔 수 없다. 죄송하다"며 진땀을 닦았다.


인천 구월동에서 왔다는 50대의 여성도 같은 이유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한나라당은 연설회 전 연설회가 열리는 지역과 장소 규모 등을 고려해 당원, 대의원, 일반 국민으로 구성된 선거인단(18만5189명) 중 일부에게 미리 우편으로 초청장을 발송한다.


각 후보측에 50명씩 할당된 후보측 참관인을 제외하면, 초청장을 가진 선거인단만 연설회장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이날 인천시당은 진행요원 20여명을 투입해 일일이 입장객 확인 작업을 벌였지만, 비선거인단이 초청장을 갖고 입장하려다 불허된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한 진행요원은 "오늘 (내가) 확인한 입장객 중 절반은 이런 경우였다"고 말했다. 옆 데스크의 진행요원도 "이 쪽(데스크)에서도 초청장은 있는데 명부 등재되지 않아 못들어간 사람이 30~40명은 됐다"고 설명했다.

한 남성은 인천시당 관계자에게 "모(후보) 측에서 초청장을 거짓으로 인쇄해 뿌린 것 아니냐"고 주장하며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장면 #2] '위조 초청장'도 나돌아

30일 오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경선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이명박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간에 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30일 오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경선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이명박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간에 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30일 오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경선후보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의 출입을 경호업체 직원들이 엄격하게 통제해 출입구에서 한때 소동이 벌어졌다. 선관위 직원도 아수라장이 된 출입구를 가까스로 통과하고 있다.
▲30일 오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경선후보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의 출입을 경호업체 직원들이 엄격하게 통제해 출입구에서 한때 소동이 벌어졌다. 선관위 직원도 아수라장이 된 출입구를 가까스로 통과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진짜 초청장을 복사한 가짜 초청장. 진짜 초청장은 상단에 번호가 도장으로 찍혀있지만 가짜는 붉은색으로 번호가 인쇄돼 있다.
▲진짜 초청장을 복사한 가짜 초청장. 진짜 초청장은 상단에 번호가 도장으로 찍혀있지만 가짜는 붉은색으로 번호가 인쇄돼 있다.
'위조 초청장'도 등장했다. 진짜 초청장을 복사한 가짜 초청장이었다.

파주에서 왔다는 당원 이아무개(64)씨는 "아니 내가 가져온 게 복사된 초청장이어서 입장을 못한다고 한다, 이거 누구에게 항의해야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가 가진 초청장은 한눈에 봐도 인쇄가 허술했다. 또 진짜 초청장은 상단에 번호가 도장으로 찍혀있는 데 반해 가짜 초청장은 아예 붉은색으로 번호가 인쇄돼있었다.

이씨는 "나는 복사본인 줄도 모르고 가져왔다"며 "내가 어떻게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이씨는 "선거인단은 아니지만 당 관계자로부터 초청장을 받아서 왔다"며 "나까지 5명이 같이 왔는데 우리가 가진 게 모두 복사본이라고 하더라"고 푸념했다. 이씨 일행은 "파주에서까지 왔는데…"라며 내내 출입구를 서성였지만 입장할 수 없었다.

[장면 #3] 무전기까지 준비한 박사모 "어제 응원자리 봐뒀다"

서로 좋은 자리에서 응원하려는 지지자들 간 기싸움도 대단했다. 인천시당측은 팻말을 세워 구별로 선거인단이 앉도록 유도했지만 결국 지지하는 후보별로 뭉쳤다.

30일 오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경선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송영선 의원과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이 기호3번을 뜻하는 손가락 세개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30일 오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경선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송영선 의원과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이 기호3번을 뜻하는 손가락 세개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는 자신들이 점찍어둔 자리에 원희룡 후보 지지자들이 미리 와서 앉자 발을 동동 굴렀다. 박사모 간부로 보이는 이들은 무전기까지 착용하고 있었다.

이들은 원 후보측에 "우리끼리 뭉쳐 앉도록 조금만 옆으로 비껴달라, 샌드위치로 앉아서 응원하면 안되지 않겠느냐"고 요구했다.

하지만 원 후보 지지자들도 "(후보의 플래카드 아래인) 여기가 우리자리다, 우리가 미리 와서 앉았는데 왜 그러느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자 박사모의 한 관계자는 무전기로 누군가에 "우리가 어제 미리 봐뒀던 자리에 다른 분들이 앉아야 된다고 한다, 어떻게 하느냐"며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양측은 말다툼 끝에 조금씩 양보해 분쟁을 끝냈다.


[장면 #4] 이명박 측에 다시 등장한 대학생 단체 응원

이명박 후보 측엔 제주와 울산에 이어 또다시 30여명의 대학생 응원단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무대가 정면으로 보이는 중앙자리 왼쪽에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이들은 한 남성의 지휘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그는 학생들에게 "(일렬로) 줄지어 앉지 말고 지그재그로 앉으라"고 말하는 등 내내 학생들을 통솔했다. 그는 제주 연설회에서도 대학생 응원단을 지휘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을 '유세팀장'이라고만 소개할 뿐 이름이나 소속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기자의 질문에 모두 약속이나 한 듯 고개를 돌리거나 대답을 회피했다. 이 중 자신을 "졸업을 못하고 있는 대학생"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한나라당 당원이나 선거인단이냐'는 질문에 "아니다, 누가 같이 가자고 해서 왔다"고 답했다. '비표를 갖고 왔느냐'고 묻자 그는 "비표도 누가 나눠줘서 왔다"고 말했다.

30일 오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경선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이명박 후보 지지자들이 "명박짱!"을 외치며 연호하고 있다.
▲30일 오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경선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이명박 후보 지지자들이 "명박짱!"을 외치며 연호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학생들은 행사시작 전까진 핸드폰을 갖고 놀거나 문자를 보내는 지루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이명박 후보가 입장하자 일제히 일어나 양팔을 들어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채 목이 터져라 '이명박'을 연호했다.

"우린 원희룡을 좋아하는 대학생들이다" "우리가 감귤색으로 색도 맞춰 옷도 입고 왔다"고 당당히 밝히며 응원을 펼치는 원희룡 후보 지지자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들 대학생 8~10명은 원 후보가 입장할 때부터 후보 뒤를 줄지어 따라다니며 자신들이 만든 "플레이 플레이 원희룡! 우~예!" 등 익살스런 구호를 외쳐 연설회 때마다 주목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대선예비후보자합동연설회 #합동연설회 #이명박 #박근혜 #원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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