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책, 전집보다 낱권이 어떨까요?

등록 2007.08.29 19:08수정 2007.08.3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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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는 집에 가보면 거의 위인전이나 명작동화, 과학 같은 전집의 책 몇 질씩 있는 것이 보통이다. 가는 집마다 책이 많아 자연스레 물어보게 된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나 봐, 잘 읽어?"
"별로 안 좋아해, 하루에 2, 3권이라도 보라고 얘기하지만 잘 안돼, 시간되면 할 수 없어 읽어 주고."

몇 년 전, 처음으로 '달팽이 과학동화'를 샀다. 판매량이 입증하듯 비교적 괜찮은 책이다. 책을 싫어하지 않는 아이라 잘 보리라 생각했다. 안 본 것은 아니지만 전집이 갖는 맹점이 있었다. 40여권의 책이 쫙 책꽂이에 있으니 먹을 것이 가득하면 안 먹어도 배가 부른 것처럼 책만 봐도 마음의 배가 불렀는지 그렇게 호기심을 발동하지 않았다.

큰 맘먹고 사 주었는데, 이럴 순 없다 싶어,

"이거 좋은 책인데, 한 번 읽어 봐?"
"알았어"하며 몇 권을 본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어떤 책은 너무 자주 보고 어떤 책은 거의 눈길도 주지 않는다.

"요 책도 한번 보지, 괜찮은데?"
"아니, 이 책이 더 좋아, 이것 볼래."


그 이후에는 전집의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기도 했고 목돈이 들어가 구입을 주저하게 되었다.

거기에 반해 현재는 'why? 시리즈'가 거의 전집 수준으로 집에 있다. 낱권으로 샀으니 책값은 좀 더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아이가 열심히는 읽은 것 같다. 서점에서 읽고 싶은 책을 한두 권 사 가지고 와서 다 읽은 다음, "엄마, 다음에는 어떤 것이 읽고 싶어"라고 얘기를 한다. 그러면, 다음 서점에 갈 때 그 책을 사 가지고 와서 다 본 다음 또 읽고 싶은 책을 사는 것이다.


보통 전집으로 사면 권당 책값이 싸기도 하고 부모 입장에서 한꺼번에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명작동화 한 질을 구입하면 반드시 읽어야 할 동화가 전집 속에 거의 포함되어 있으니 이것만 다 읽으면 하는 마음으로 구입을 하게 된다. 그러나 아이가 부모 마음처럼 모든 책에 흥미를 느끼지는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서점에서 읽고 싶은 명작동화 두어 권 사다가 다 읽고 또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사서 보는 게 어떨까 싶다. 그리고 서점을 자주 다니다 보면 낱개라도 싼 값에 구입할 기회가 종종 생긴다. 또한, 명작동화를 한 출판사 책만 시리즈로 보는 것도 좋지만 괜찮은 출판사라면 별 상관이 없지 싶다.

서점에 가면 여러 책을 두루 구경하고 읽을 수 있는 책을 읽기도 하고 그렇게 책쇼핑(?)을 하다 보면 읽고 싶은 책이 생기게 마련이다. 또, 부모 입장에서 이런 좋은 책이 있네, 아이가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책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럼, 아이와 그 책의 내용을 보고 살지 말지를 결정한다.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며 제값 주고 책을 사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책이 여러 권이거나 책값 차이가 많으면 종종 인터넷서점을 이용하기도 한다. 아이와 서점에 가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이를 위한 것만은 아니다. 부모 또한 그 시간 동안 이런저런 책을 가까이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어린이책 #전집 #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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