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항소심에서 또 다시 집행유예와 사회봉사명령이 내려졌다. 몇일전에 있었던 정몽구 현대차 그룹회장의 선고와 크게 다르지 않은 판결이다. 이제 우리 국민은 재벌의 범죄에 대하여 고등법원이 선고할 형량을 거의 예측가능할 것이다. 참으로 재벌앞에 한없이 약해지는 사법부가 아닐 수 없다.
자식이 폭행을 당해서 크게 상처를 입었다면 속상하지 않을 부모는 없다. 나라도 내 자식이 심한 폭행을 당했다면 직접 보복에 나섰을 것이다. 그 심정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사적보복은 법으로 금지되어있다. 그 대상이 나 자신이라도 당연히 법에 의하여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그것은 법률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서 반드시 지켜져야할 일이다.
그런데 또 다시 어이없는 집행유예가 선고되었다. 역시 재벌은 뭐가 달라도 다른 모양이다. 서민들에게 그렇게도 추상같은 판결을 내리던 판사님들이 재벌에겐 한없이 관대하지 않은가? 돈있고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더더욱 일벌백계해야 사회적 귀감이 되고 누구나 법의 권위를 존중하지 않을까?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정상참작의 사유 또한 납득하기 어렵다. 자식이 심한 폭행을 당했다는 점은 심정적 동의는 가능할지 모르나 절대로 법적 관용의 이유가 될 수 없다. 그러한 관용은 사적보복에 대하여 정당성을 부여하는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반성했다는 점도 정상참작의 사유는 아니다. 검찰수사와 1심에서 반성하지 않던 태도가 2심에서 달라진 것은 그 반성의 진실성을 의심할 소지가 있음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관대한 처벌을 이끌어내기 위한 거짓반성이나 쑈맨쉽을 권장하는 판결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로지 피해자와의 합의는 정상참작의 사유로 이해가 된다. 그러나 보통의 경우 가진 것이 없는 서민들은 피해자들과 합의를 하기가 여렵다. 그가 재벌의 총수이기 때문에 피해자들의 요구를 충분히 충족할 합의금을 제공하고 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역시 그리 바람직한 정상참작의 사유는 아니다.
의심의 여지가 없이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법칙을 증명한 명판결이 또 하나 기록으로 남게 되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법칙은 유지되고 보존될 것이다. 억울하면 돈벌어라 이렇게 조소하는 것처럼 불쾌한 느낌이다. 나도 돈벌고 싶다. 그것도 정당한 방법으로... 그런데 왜 이렇게 어려운걸까?
덧붙이는 글 | 노사모, 인터넷 시민광장에 함께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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