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건강한 종아리들의 거침없는 하이킥!

제5회 오마이뉴스 전국 직장인 족구대회 열려...강동 족구단 우승

07.10.07 13:49최종업데이트07.10.0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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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족구다. 공중회전 킥 등 각종 '묘기'가 선보인 <오마이뉴스 족구대회> ⓒ 나영준



가을하늘은 잉크를 쏟아놓은 듯 푸른빛이었고 키 큰 장승처럼 드높았다. 10월 6일(토) 제 5회 오마이뉴스 전국 직장인 족구대회가 열린 서울 마포구 망원유수지. 아침 일찍부터 모여든 500여 명의 참가자들은 건강한 종아리를 뽐내고 있었다.

이 날 참가팀은 세종 족구회 등 48개팀. 전국유일의 언론사 주최 족구대회에 참가한 이들은 서로 우승컵을 가져가겠노라며 마지막 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1부 리그 32강을 제외한 순수 아마추어 동호회들이지만 강한 스파이크를 찍어대는 모습에 응원단의 환호가 터졌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팀, 드디어 이뤄 낸 한 세트 승리!

"빨리 떨어지고 재미있게 놀자."
"무슨 소리, 한 세트라도 이겨야지!"

우승이라도 했나? 한 세트 승리에 기뻐 날뛰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팀. ⓒ 나영준



작년부터 참가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팀, 참가 당일에야 발을 맞춰보니 실력이라고 말하기도 무엇한 상황. 그러나 상대팀의 승수 올려주기 들러리로는 만족할 수 없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상대는 자칭 연세대 족구 동아리를 물리치고 왔다는 족구고대팀. 그리고 결국 해냈다.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끝에 2세트를 15대 14로 가져 온 것. 동네가 떠나갈 듯 울리는 승리의 메아리, 3세트 접전 끝에 승리는 내줬지만 진일보 된 결과에 함박웃음이 터졌다.

먹는 게 남는 것. 시민. 상근기자간의 '환상적 결합'이 이루어지고 있다. ⓒ 나영준



이후는 본연의 목적대로 '먹고 놀자' 판이 벌어졌다. 삼겹살이 맛나게 구워졌고 김치찌개가 보글보글 끓었다. 그때 옆 세트 경기장에서도 상근기자 팀이 한 세트를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술잔이 돌고 서로를 추켜세우며 흥겨운 야유회가 벌어졌다.

온 가족이 함께하는 가을날의 잔치

가자, 우승을 향해! ⓒ 나영준



점심시간, 주최 측에서 마련한 도시락을 나눠 받자 이곳저곳에서 '약간의' 반주가 시작됐다. 중화반점의 배달 오토바이가 운동장을 누볐고 아이들은 공을 쫓느라 여념이 없었다. 시간이 흐르며 경기는 치열해졌다. 전체적으로 경기운영능력이 향상됐기에 3세트 마지막까지 가서야 승부의 추가 기울어졌다. 이곳저곳에서 울리는 강한 파열음. 심판들은 한 개의 오심도 허용치 않으려는 듯 두 눈을 부릅떴다.

"야아, 완전히 무림고수들이네!"

시선은 공에, 온 몸은 공중에. ⓒ 나영준



5회째를 맞이한 오마이뉴스 족구대회. 급성장한 선수들의 실력은 구경꾼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TV중계에서나 봄직한 오버헤드킥이 터져 나오고, 등 뒤로 공을 받아내는 묘기가 이어지자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오후가 되어 4강 윤곽이 드러났다. 계양족구단과 대소족구단, 인천족구단과 강동족구단의 대결이 펼쳐진 것. 작년도 우승팀인 계양족구단이 기세 좋게 1세트를 가져갔지만 오버헤드킥을 이용한 대소족구단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결국 역전을 허용하며 결승진출의 꿈을 접어야 했다.

이어진 또 하나의 4강 경기에서는 강동족구단의 지혜가 빛났다. 강타와 연타를 적절히 조화시킨 양면공격에 인천이 무릎을 꿇었다. 15대 11, 15대 8로 가볍게 결승진출.

결승전은 화려한 공격력을 앞세운 대소족구단과 착실한 수비력을 갖춘 강동족구단의 승부였다. 대소의 공격력은 무서웠다. 보는 이들마저 압도하는 공중회전의 파괴력이 상대 코트를 강타했다.

기왕 먹으려면 제대로 먹어야죠. 아예 작정하고 준비해 온 참가자들. ⓒ 나영준



이에 대해 강동족구단은 견고한 수비로 맞섰다. 공의 낙하지점을 잘 예견했고 살려 낸 볼은 구석구석을 찌르는 공격으로 이어졌다. 승부는 1세트에서 갈렸다. 대소의 공격이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15대 8로 세트를 내준 것. 승기를 잡은 강동족구단은 2세트마저 몰아붙여 15대 6의 낙승을 거뒀다.

대회 수상자들은 어디?
우승 : 강동족구단
준우승 : 대소족구단
3위 : 계양족구단, 인천족구단

심판상 : 명흥연
페어플레이상 : 다복솔족구단
어린이상 : 안태균외 10명
행운상 : 방장산 족구단, 오합지졸 족구단
"너무 기분 좋습니다. 첫 출전한 오마이뉴스 대회라 감회가 남다릅니다. 우리 강동족구단은 택시기사와 소방공무원들이 족구를 통해 우의를 다지고 있습니다. 족구는 안전하고 나이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운동입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대회에도 꼭 참가하도록 하겠습니다."(양승민 강동족구단 감독)

이어진 폐막식. 올해는 신설된 상이 많았다. 대회참가를 위해 마산에서 새벽에 올라왔다는 다복솔팀이 페어플레이 상을 받았고, 아빠를 따라 운동장을 찾은 어린이 11명에게 어린이 상이 돌아갔다. 특히 예선탈락 팀 중 추첨을 통해 방장산족구단과 오합지졸 두 곳에 30만원의 행운상이 돌아가 기쁨이 배가됐다.

점차 자리를 잡아 가는 오마이뉴스배 전국직장인 족구대회. 어두워지는 하늘을 뒤로하고 다시 내년을 기약하는 이별의 악수들이 이어졌다.

ⓒ 오마이뉴스


족구대회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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