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오리온스와 KTF, 시범경기 연승 연패 엇갈려

2연승과 2연패로 대비를 이룬 두 팀, 정규 시즌 성적은?

07.10.15 21:10최종업데이트07.10.16 05:42
원고료로 응원

심판과 이야기를 나누는 세드릭 웨버(좌) ⓒ 서민석


"(이긴 것에 대해) 큰 의미 두지 않습니다."

10월 1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F와의 시범 경기를 86-84로 승리한 창원 LG 신선우 감독이 인터뷰장에서 꺼낸 첫 마디였다.

제 아무리 시범 경기라 해도 승리에 대한 감격을 표현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신선우 감독은 승장치고는 너무나 '냉정'했다. 당장, 자신들도 블랭슨이 합류한지 얼마 안된데다 주전 포인트가드인 박지현까지 부상을 당해 정상 전력이 아닌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KTF 역시 주전 전원을 고루 기용하면서 여유있는 경기 운영을 했기 때문에 이긴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규시즌에서도 이러한 '초연함'을 보여줄리 없을 것이다.

흔히들 '시범 경기에서 잘하려고 힘 빼는 팀 치고 정규 시즌에서 잘하는 팀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2연승과 2연패로 시범 경기에서 대조적인 행보를 보인 오리온스와 KTF의 정규 시즌 성적은 어떻게 될까?

올 시즌 맹활약이 예고되는 김승현 ⓒ 서민석


시범 경기에서 2승을 거둔 오리온스

역시 시범 경기에서 가장 돋보인 것은 '공격 농구의 대명사'인 오리온스다. 지난 시즌 우승-준우승팀인 모비스와 KTF를 상대로 깔끔하게 2연승을 거둔 오리온스는 수비 농구가 대세가 되어버린 KBL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올 기세다.

이렇듯 오리온스가 돌풍을 일으킨 가장 큰 요인은 그동안 '높이 콤플렉스'에 시달린 팀의 문제점을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루키' 이동준과 '베테랑 외국인 선수' 리온 트리밍햄의 활약이었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지명돼 올 시즌부터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은 이동준은 사실 미국 스타일의 농구로 과연 한국에서 얼마나 적응할 수 있을지 의문점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게다가 미국에서 농구를 했다는 이유로 드래프트 상위 순번으로 지명됐지만,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김효범-한상웅처럼 거품이 많은 선수라는 평가도 제법 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뛰어난 탄력을 앞세워 서장훈-김주성 등 기존 토종 빅맨 못지않은 뛰어난 활약으로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비록 아직짜까지 수비나 팀 전술에 대한 소화 능력에 있어 배울 것은 많지만, 일단 시범 경기에서 보여준 활약은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여기에 적지않은 나이로 '이제는 한 물 갔다'는 비아냥을 감수해야 했던 리온 트리밍햄 역시 시범 경기에서 평균 20분 정도를 뛰면서 평균 15.5점 6.5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준수한 득점력을 선보였다. 특히나 치열한 몸 싸움 대신 베테랑답게 쉽게쉽게 득점 올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트리밍햄은 '공격 농구'를 표방하는 오리온스에 큰 힘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김승현-김병철-주태수-정재호-오용준 등 뛰어난 주전-식스맨을 보유한 오리온스 입장에선 이동준과 트리밍햄이 정규시즌에서도 시범경기와 같은 활약을 해줘야만 좋은 성적이 가능할 것이다. 과연 오리온스의 돌풍이 정규시즌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점프슛을 시도하는 타이론 워싱턴(우) ⓒ 서민석


시범 경기에 큰 의미를 두지않는 KTF

반면, 시범 경기에서 2연패를 당한 부산 KTF는 시범 경기에서의 연패에 큰 의미를 두지않는 인상이다. 말 그대로 시범 경기라는 의의에 걸맞게 신인급 선수의 테스트에 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선수 물갈이로 호화진용을 구성한 KTF 입장에선 강호로 분류된 오리온스에게 79-92로 패한 것은 그렇다치더라도 올 시즌 약체로 분류된 창원 LG에게 84-86으로 패한 것은 다소 의외였다.

물론, 아직까지 신기성-양희승 두 주축 선수들이 아직까지 부상과 늦은 팀 합류로 아직까지 완벽한 컨디션이 아닌데다 박상오-김영환을 중심으로 한 신인 선수들에게 많은 출장 기회를 주면서 테스트하는데 의미를 뒀기 때문에 2패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있다. 하지만, 많은 선수들이 바뀌면서 손발이 맞지않는 것은 정규 시즌을 얼마 남겨놓지않은 KTF 입장에선 빠른 시일내에 조직력을 본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긴 상황이다.

여기에 '작은 용병'인 세드릭 웨버의 경우는 내-외곽에서의 활발한 플레이와 득점력으로 합격점을 받았지만, 외국인 센터인 타이론 워싱턴이 아직까지 골밑에서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 역시 시범경기 부진이 심상찮은 대목이다. 물론, 박상오-송영진-장영재 등 수준급 토종 빅맨들을 보유한 KTF지만, 외국인 센터가 제 몫을 해주지 못한다면, 한 시즌을 꾸려나가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KTF가 시범 경기에서 나온 문제점을 완벽하게 치유하고, 전문가들의 평가처럼 '강호'의 면모를 정규시즌에선 보여줄 수 있을까?

시범 경기의 반전이냐? 지속이냐?

사실 고작 2경기를 통해 각 팀 전력을 평가한다는 것은 무의미할지 모를 일이다. 정규 시즌처럼 팀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닌데다 오히려 정규시즌을 앞둔 '테스트'의 성격이 짙은 것이 바로 시범 경기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전력 노출을 꺼려 자신들이 갖고 있는 실력을 100% 발휘하지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정규 시즌에 임해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올 시즌 오리온스와 KTF는 KCC-SK-동부 등과 함께 상위권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팀이다. 하지만, 시즌 전 예상은 그야말로 예상일뿐. 정규 시즌은 어떻게 전게될지 모를 일이다. 과연 2연승과 2연패로 엇갈린 모습을 보인 오리온스와 KTF의 운명이 어찌될지 주목해보자.

신인 드래프트장에서 포즈를 취하는 이동준(가운데) ⓒ 서민석


대구 오리온스 부산 KTF 이동준 신기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