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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 새 외국인 듀오, '마법의 날개' 달아줄까?

[프로농구] 7일 화끈한 데뷔전은 치른 KTF의 미켈과 켄드릭

07.11.08 11:26최종업데이트07.11.0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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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7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07~2008 SK텔레콤T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 피버스와 부산 KTF 매직윙스의 경기는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연출한 두 팀 간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올 시즌 두 팀의 상황은 그리 좋지 못했다. 올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선발 방식이 자유계약제에서 드래프트제로 바뀐 것 역시 두 팀에게는 '악재'였다. 나름대로 자기 팀에 맞는 '맞춤형 선수'를 뽑을 수 있었던 기회 자체가 원천적으로 봉쇄되다보니 아무래도 팀 전력의 극대화를 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당장 모비스가 시즌 전 단 한 경기도 뛰지 않은 키나 영과 케빈 오웬스로 교체하면서 전력을 가다듬었고, KTF 역시 7경기 만에, 드래프트를 통해 뽑았던 타이론 워싱톤과 세드릭 웨버를 칼 미첼과 제이슨 켄드릭으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모비스의 경우 외국인 선수를 바꿔도 양동근-김동우가 빠진 국내 선수진의 공백이 아쉬운 상황이지만, KTF는 호화로운 국내 선수 멤버 진용을 구축, 우승 후보로까지 손꼽혔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가 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 분위기 반전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과연 한국무대에 첫 선을 보인 외국인 듀오는 KTF 매직윙스에 '마법의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까?

 

점프볼을 시도하는 켄드릭 ⓒ 서민석


성격처럼 활발한 플레이가 돋보인 미첼

 

6일 사직실내체육관에서 간단한 사진 촬영과 선수들과의 전술 훈련을 통한 손발 맞추기를 끝낸 미첼은 마치 몇 시즌은 같이 국내 선수들과 뛴 선수처럼 스스럼없이 지냈다. 외국인 선수들에게 있어서 기량 못지않게 한국 농구와 문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단 첫 인상은 합격점이었다.

 

하지만 미첼은 성격뿐만 아니라 기량도 좋은 선수임을 경기장에서 보여줬다. 1쿼터부터 3점슛 두 개를 포함 12점을 몰아넣으면서 KTF의 공격을 이끈 것이었다. 상대의 수비에 따라 파고들 때와 슛을 던질 때를 아는 선수였다.

 

2쿼터 4분 40초 동안 무득점에 3쿼터 들어서도 단 2분 58초를 뛴 미첼은 3쿼터 막판 연이어 자신의 매치 업 상대인 키나 영을 상대로 3점 플레이를 성공시키면서 분위기를 주도했다. 또한, 4쿼터 3분 16초 만에 키나 영의 다섯 째 파울을 유도. 코트에서 쫓아낸 것도 미첼의 몫이었다.

 

게다가 승부처였던 4쿼터 종료 15.1초전 76-78로 뒤진 상황에서 탑에서 주저 없이 3점슛을 던져 깨끗하게 성공시킨 것 역시 미첼의 승부사 기질을 보여준 대목이었다.

 

결국, 27점 10리바운드 3스틸을 기록한 미첼이 이날 보여준 플레이는 빼어난 개인기를 이용해 과감하게 골밑을 파고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상대방이 떨어지면 미들슛이나 3점포도 과감하게 시도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화끈한 신고식을 치른 미첼이 과연 남은 경기에서도 좋은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신기성과 이야기를 나누는 미첼(좌)과 켄드릭 ⓒ 서민석

든든한 플레이로 골밑을 지키는 켄드릭

 

미첼이 기량과 적응에 있어서 큰 기대를 갖게 했다면, 상대적으로 제이미 켄드릭은 선수 상견례 자리에서도 좀처럼 활발한 모습보다는 과묵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코트 밖에서 별다른 말이 없었던 켄드릭은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실력으로 자신의 진가를 과시했다.

 

1쿼터 1분 58로 오른쪽 45도 지점에서 깨끗한 미들슛을 성공시킨 켄드릭은 1쿼터 자유투와 2점슛으로 모두 6득점에 성공하면서 경기 감각을 조율했다. 하지만, 2·3쿼터에서 단 2점에 그치며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모비스의 지능적인 수비에 막혀 좀처럼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의 득점 욕심보다는 팀 동료인 미첼이나 양희승에게 득점 찬스를 만들어 주는 장면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결국 32분 22초를 뛰면서 13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앞으로 미첼과 좋은 조합을 맞춰 KTF를 이끌어 나갈 것임을 보여준 경기였다.

 

1쿼터 중반 깨끗한 훅 슛을 성공시킨 후 백코트 하는 과정에서 켄드릭은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첫 경기에서 나름대로 자신감을 얻은 켄드릭이 과연 미첼과 함께 KTF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KTF, 외국인 듀오 앞세워 '마법의 날개' 펼까?

 

자유투를 얻어낸 미첼 ⓒ 서민석

결국 이날 외국인 듀오가 기록한 성적은 합쳐서 40점 18리바운드였다. 세드릭 웨버와 타이론 워싱톤이 퇴출 직전 7경기에서 각각 경기당 평균 15.71점 7.86리바운드-10.43점 6.14리바운드를 기록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분명 객관적으로도 나은 활약을 보인 셈이다.

 

특히나 이렇다 할 손발을 맞출 시간이 없어 거의 단발 공격위주로 이날 경기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미첼과 켄드릭의 활약은 분명, 외국인 선수 때문에 시즌 초 고전을 면치 못 않던 KTF에게는 희망으로 다가올 것이다.

 

과연 KTF가 시즌 초의 시련을 딛고, ‘외국인 듀오’를 앞세워 마법의 날개를 펼칠 수 있을까?

키나 영과 매치업을 이룬 켄드릭 ⓒ 서민석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점프볼에도 실렸습니다.

2007.11.08 11:26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점프볼에도 실렸습니다.
부산 K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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