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이탈리아 축구팬들, 경찰 오발사고에 난동

12일 경찰 오발사고에 축구팬 숨지자 전국의 축구팬들 흥분

07.11.12 10:50최종업데이트07.11.12 13:14
원고료로 응원

이탈리아 경찰의 오발 사고후 축구팬들의 폭력 사태를 첫 뉴스로 보도하고 있는 영국 BBC ⓒ BBC

 

폭력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탈리아 축구가 또 다시 큰 충격에 빠졌다.

 

AP, AFP, BBC 등 주요 외신들은 한국시각으로 12일 이탈리아에서 축구팬들이 서로 폭력을 휘두르는 도중 이를 제지하던 경찰이 실수로 한 축구팬을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사건의 발단은 이탈리아 투스카니 지방의 아레조를 지나는 고속도로의 한 휴게소에서 일어났다. 휴게소에서 우연히 맞닥뜨린 유벤투스 팬들과 라치오 팬들이 서로 실랑이를 벌이다 큰 몸싸움으로 번지자 유벤투스 팬들은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곧 진압에 나섰지만 사건은 오히려 더 커지고 말았다. 당시 차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한 라치오 팬이 경찰이 실수로 쏜 총에 맞아 숨지는 끔찍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사망자의 신원은 가브리엘레 산드리(26)라는 젊은이로 밝혀졌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활동하고 있는 디스크자키(DJ)로 평소 라치오 구단과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유명 인사였다.
 
이탈리아축구협회는 곧 애도의 뜻을 밝히며 이미 예정된 경기들을 조금 늦게 치르기로 했지만 경찰의 오발사고로 축구팬이 사망했다는 소식에 흥분한 이탈리아 전국의 축구팬들은 각 지역에서 폭력을 휘두르며 경찰과 충돌을 빚고 있다.

 

축구팬들은 대치하고 있던 경찰들을 향해 "살인자"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과격한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

 

진압에 나섰던 아레조 경찰도 공식성명을 내고 "비극적인 실수였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축구팬들의 흥분을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라치오의 연고지인 로마에서는 축구팬들이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와 건물에 불을 지르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하면서 도시가 혼란에 빠졌다.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자 이탈리아의 로마노 프로디 총리는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의 사태가 매우 우려스럽다(very worrying)"며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지난 2월에는 경기 도중 관중들의 폭력사태를 진압하던 경찰이 숨지더니 이번에는 관중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이탈리아는 경찰과 축구팬들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져 앞으로 더 큰 폭력사태로 번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처럼 잇따른 유혈사태와 사망사건에 이탈리아 축구는 또 다시 우려와 비난의 눈길을 면치 못하게 됐다.

2007.11.12 10:50 ⓒ 2007 OhmyNews
라치오 이탈리아축구 폭력사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