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군에서 전역한 지 한 달 보름만에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2년6개월 동안 투병생활을 하다 29일 밤 숨을 거둔 고 오주현씨.
윤성효
오주현씨는'제2의 노충국'으로 알려져 있다. 창원대 1학년을 마치고 2003년 1월 해군에 입대해 복무한 뒤 2005년 3월 전역한 오씨가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은 때는 전역한 지 한 달 보름만인 2005년 5월초. 국가보훈처 국가유공자심의위원회는 오씨의 암이 군 복무 때 생겼다는 사실을 인정해 2005년 11월 '국가유공자'임을 인정했다.
당시 오씨의 사연은 외사촌형 권수범(30)씨가 국방부 홈페이지 등 인터넷에 올리고, <오마이뉴스>가 처음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오씨는 국가유공자 신청을 했던 때부터 소급해서 연금을 받았고, 인정된 뒤부터 국가로부터 치료비를 받았다. 그동안 서울 세브란스병원과 마산 삼성병원, 그리고 집을 오고가면서 입원과 통원치료를 반복해 왔다.
오씨는 세브란스병원에 한 달간 입원해 있다 퇴원한 뒤 8일만인 지난 28일 황달이 심해 인근 마산 삼성병원 응급실에 들렀다. 그러다가 29일 밤 11시15분경 숨을 거두었다. 투병생활 2년6개월만이다.
친구들 "군대에서 좀 더 신경썼더라면"아버지 오세문(53)씨는 "살고 싶다는 정신력으로 지금까지 버틴 것 같네요"라며 "다른 사람 같으면 벌써 갔을지 모릅니다, 그렇게 살고 싶어 했는데…"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어머니는 "'살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어요, 침대에 앉혀 놓으면 기운을 넣어 달라고 하대요, 이전에 네 식구가 목욕하고 회 먹으러 갔을 때를 기억하면서 '그 때가 참 좋았다'고 하대요, '다시 그렇게 하고 싶다'고 했는데…"라며 고 오주현씨를 회상했다.
어머니는 "아들은 혼자 있으면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 따옥 따옥 소리 처량한 소리'로 된 노래(따오기)를 곧잘 불렀어요"라며 "지금 생각하면 왜 그 노래를 불렀는지 모르겠네요, 콧소리로 부르는 그 노래를 듣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나대요"라고 덧붙였다.
▲ 전역한지 한달 보름만에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2년6개월간 투병생활하다 사망한 고 오주현씨의 빈소는 마산 영락장례식장에 마련되어 있었다.
윤성효
권수범씨는 "당시 동생 사연이 보도된 뒤 많은 언론에서 취재를 하려고 했죠"라며 "그런데 동생은 좀 더 나으면 하자며 꺼릴 정도였죠, 친구들한테도 잘 연락하지 않았죠, 몰골이 추하다며 피했던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빈소에는 오씨 친구들이 조문했다. 숨을 거두던 날에도 20여명의 친구들이 다녀갈 정도였다.
빈소에서 만난 고인의 친구 조재현(24)씨는 "친구가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자주 만나지는 못했어요"라며 "지난해 추석 때 만난 게 마지막이었지요, 그 뒤 전화통화는 자주 했구요"라고 말했다. 이어 "좋은 친구였으니까 아마 좋은 데 갔을 겁니다"고 덧붙였다.
해군으로 전역한 친구 정이호(24)씨는 "군대에 근무를 하다보면 아프다고 하는 병사들이 많은데도 간단한 약 하나 주고 마치죠"라며 "친구도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라고 말했다.
고인의 발인은 12월 1일 새벽 4시다. 운구행렬은 창원 동읍에 있는 집에 들렀다가 김해에서 화장한 뒤 대전 국립현충원으로 향한다. 고인은 이날 오후 3시경 현충원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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