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은 초창기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고 주말 오후 오락프로그램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여섯 명의 멤버가 고정화되었고, 스스로 자신들이 '수준이하'라는 것을 인정하고 출발한 것은 독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모한 것 같지만 그들 스스로가 매주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감동을 주기도 하는(지난 연말에 시청자들의 사연을 소개하던 것, 그리고 맥주를 마시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으며 끈끈한 동료애를 확인한 것 등) 프로였습니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것을 받아들여 자신들에게 맞게 특성화시켜나갔습니다. ‘무한 이기주의’, ‘대한민국 평균 이하’, ‘저질 댄스’, ‘무한 이기주의’, ‘몸 개그’, ‘비방’ 등이 난무하면서도 꾸준히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저력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들의 캐릭터는 고정화되기 시작했고, 각자는 자신에게 고정된 캐릭터의 한계를 넘지 않고 안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웃긴 거 빼고는 다 잘하는 정형돈’, ‘호통과 비방으로 일관하는 박명수’, ‘저질댄스의 노홍철’, ‘어색한 정형돈’... 이것은 무한도전이 지금까지 방영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각자의 캐릭터입니다.
어제 방영된 <무한도전> 멤버들의 댄스 도전은 나름대로 도전에 임하는 각자가 초반의 서투른 모습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무한도전>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댄스 대회 출전이라는 아이템은 그야말로 시기적절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도중에 패리스 힐튼이라는 세계의 유명 연예인이 등장하는 부분은 그야말로 억지 설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몇 명의 해외 유명 스타를 불러들인 적이 있는 <무한도전>에서 나름대로 준비하고 계획했을 것이지만, 이전의 해외 스타들과는 다른 상황 때문에 부자연스러움을 느꼈습니다.
이전에는 나름대로 해외 스타들과 대결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거리감을 좁혔습니다. 그런데 패리스 힐튼 편에서는 난데없이 노총각들의 소개팅이라는 억지 설정으로 이끌어 나간 것 같습니다. 문화의 차이를 잘 이해시키지 못하고 그동안 자신들이 한국의 시청자들에게 통했던 아이템을 그대로 써먹는 모습을 보면서 그러한 해외 유명 스타들을 부르기 위해서 드는 비용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다음, U포터뉴스, 뉴스큐, 개인블로그(http://apache630.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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