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가족이요?

2007 열린 가족 형태 발굴과 시민사회적 심포지엄을 다녀와서

등록 2007.12.02 19:41수정 2007.12.02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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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가족도 분열된다.  컴퓨터 앞으로. TV앞으로. 또 다른 어울림과 소통이 가능한 공간으로.

 

어눌한 하늘 빛에 겨울이 젖어드는 12월 첫 날. 연세대 논지당에 열린가슴의 사람들이

모였다. 그들은 나누고 돌보는 사회 안에서의 또 다른 형태의 가족이야기를 했다. (사)또 하나의 문화가 주관하고 여성 가족부가 주최하는 '2007 열린 가족 형태 발굴과 시민 사회적 네트워크를 위한 심포지엄'이 그것이다.

 

 심포지엄
심포지엄 박은영
심포지엄 ⓒ 박은영

 

사실 제목이 쉽지 않다. 핵가족 사회 안에서의 새로운 가족 형태라니. 비 혈연관계의 또 다른 가족을 말하고 있었다. 외로움과 소외를 지니는 나와 또는 네가 서로에게 돌봄을 주고받을 수 있는 방법을 나누는 장이었다.


혈연관계가 아닌 친구와의 자취나  공원이나 어디서든 각각의 장소에서 어우러지는 모임이나 소통을 할 수 있는 공간의 전부를 그들은 '돌봄을 이루는 사회 안에서의 가족'이라고 전했다.

 

돌봄프로젝트, 하자작업장학교, 청주중앙공원프로젝트, 느티나무 도서관, 줌마네. 내게는 낯설고 좀 특이해  보이는 여러 단체와 저명한 인사들이 함께 했다. 이런 모임과 단체가 있었구나. 나는 도심에 처음 들어 온 시골 아이와 같은 눈으로 시종일관 그들과 함께했다.

 

한 지붕 내에 두 청년이 함께 사는 이야기로 문을 연 시작은 재미있었다. 내가 아닌 타인과 함께 살면서 생기는 또 다른 가족의 형태 속에 그들의 독립은 더이상 탈출과 재미가 아니다. 밥을 하고 쓰레기 봉투를 사러 나가야 하는 지루한 생활이다. 혼자 독립하기 벅찬 그들은 친구와의 동거를 통해서 또 다른 나눔으로 사는 방법을 배우고 있었다.

 

 하자작업장학교<촌닭들>공연
하자작업장학교<촌닭들>공연 박은영
하자작업장학교<촌닭들>공연 ⓒ 박은영

 

노인들의 이유 있는 외출


청주의 중앙공원. 서울의 종묘나 탑골 공원과 마찬가지로 노인들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이었다. 그 곳에서는 이방인이 되는 젊은 사람들. 박지현 청주중앙공원 프로젝트 예술 감독은 청주의 중앙 공원을 노인들의 문화가 이루어질 새로운 장소로 만들어 나갔다.  노인들이 이유 있는 외출을 위한 프로젝트는 발빠르게 진행됐다.


공원 내 라디오 방송으로 노인분들을 춤사위를 이끌었고, 노인 대학으로 공부를 할 수 있께 해 드렸다. 공연 장소를 마련 해 어린아이들의 공연이나 할아버님 할머님들 스스로 만드는 공연을 할 수 있게 했으며 복지관에 계시는 할머님들을 만나게 해드렸다.  윷놀이나 또 다른 놀이 문화로 기쁨을 드리고 사진을 찍어 드리기도 이발을 해 드리기도 했으며 공원 내 새로운 식수원을 만들기도 했다. 

 

목적없이 거리를 거닐던 할아버님들에게 청주중앙공원은 이유있는 외출의 장소가 되었으며 만남과 문화의 장소가 되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은 따뜻한 일들을 만들기에  바빴던 것이다.


가정 안에서 주부들은 어린 아이들과 함께 남겨진다. 누구나 결혼을 하고 누구나 아이를 낳지는 않지만 아이를 가진 대다수의 주부들은 육아나 살림이 전부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훌륭한 일을 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그런 말을 듣지 못하는 주부들은 때로 혼자서 우울함을 삼킨다.

 

힘든 육아로 소통할 여력이 남지 않은 그들을 위한 곳이 있었다. 돌봄프로젝트나 줌마네, 느티나무 도서관은 가정에 남겨진 주부들 서로를 돌보고 위로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다. 남편과 아이를 돌봐주기에 급급한 주부. 그들도 때로는 정신적인 위로를 원한다. 돌봐주는 것도 돌봄을 받는 것도 가능한 또 다른 형태의 관계 안에서 발전을 지속해 나갔다.

 

만남은 연령을 따로 두지 않았다


하자작업장학교의 <촌닭들> 공연으로 마무리 됐던 첫 번째 시간. 아프리카와 브라질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한 <촌닭들>. 과연 그들은 누구란 말인가. 갓 잡은 생선과 같은 팔딱거림으로 경쾌하고 신이 났다. 박진영의 공연도 부럽지 않았던 나는 내게도 저런 10대가 있었나를  생각하며 그들을 보며 긴 흥분을 했다. 젊다는 것은 그 자체로 충분히 예뻤다.

 

다과와 잠깐의 휴식시간을 가진 후 마련 된 두번 째 시간. 연세대 인류학 조한혜정 교수와 이대 사회학 조형 교수, 이숙경 줌마네대표와 장정임 김해여성복지관장, 박영숙 느티나무 도서관관장이 참여한 토론에서는 각자의 공간에서 나눔과 돌봄으로 이루어지는 관계의 의미를 나눴다.

 

 가족 안과 밖, 그리고 돌봄사회적 네트워크
가족 안과 밖, 그리고 돌봄사회적 네트워크 박은영
가족 안과 밖, 그리고 돌봄사회적 네트워크 ⓒ 박은영

이밖에도 40대의 평범한 가장이 자신에 가족의 일상을 나누는 시간과 하자작업학교의 재학생이 만든 영상<엄마 울지마>도 감동으로 꽉 찬 볼 거리였다. 나는 알지 못했다. 나와 너 사이의 공간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을.

 

내게는 시들했던 12월의 평범한 오후. 난 또 다른 세상을 보았다. 재미있고 신기하고 또 조금 더 살맛나는 곳이 가득한 세상임을.  이제 나도 어디든 움직이여야 하겠다.

2007.12.02 19:41ⓒ 2007 OhmyNews
#열린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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