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공약이 교육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등록 2007.12.14 21:52수정 2007.12.14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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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논쟁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교육 관련 공약을 발표하면서 잠시 소강상태에 있더 논쟁이 재점화 될 준비를 하고 있다. ‘3불 정책 고수’를 통해 교육 정상화와 사회양극화 조정을 주창하는 개혁진영의 교육관과 ‘3불 정책 폐지’와 ‘대학 자율화 및 교육 경쟁력 강화’를 통해 선진화된 교육으로의 이행과 사회 경쟁력 강화를 주장하는 (신)보수 진영 간의 논쟁은 짜증이 날 정도로 반복되고 있고 생산적인 결과물보다는 감정 다툼에 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우리 교육이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 앞에 서있다는 것을 의미 심장하게 드러내고 있다.

 

전통적인 믿음의 붕괴
 

그저 ‘암기식 교육’, ‘주입식 교육’만이 문제이고, 조금 더 ‘창의적인 교육’이 도입되면 교육이 개혁될 수 있다고 믿던 시대가 있었다. 교사 월급을 많이 올려주고 사범대 교육을 강화해서 교사의 질을 올리고, 학교 시설을 개선하고, ‘놀토’도 만들고 교과 과정도 부분적으로 수정하면 많은 부분 교육 문제가 해결 될 거라 믿던 시기도 있었다.


또한 학교는 항상 ‘인성 교육’을 구현해야만 하는 책임감에 시달렸고, ‘참교육’을 향한 열정과 비전으로 새로운 변혁을 일구겠다던 전교조 교사들의 의미 깊은 도전도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그렇게 뜻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참고서가 필요 없는 교과서를 만든다고 교과서를 칼라로 바꾼 후에 참고서들은 훨씬 더 화려하고 비쥬얼한 자료에다 동영상 강좌까지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온라인 시스템을 만들어 교육부를 우습게 만들었고, 그간 누구나 수긍해오던 그 ‘당연한’ 교육 개혁을 몸소 실천에 옮긴 교육부 장관은 사상 최고로 학생들의 비난을 받는 인물이 되었다.


김영삼 정부의 개혁과 IMF, 김대중 정부의 신자유주의식 개혁, 그리고 노무현 식의 위로부터의 개혁은 사회 전반에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새로운 형태의 ‘민주화 과정’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제 박정희식 독재도, 그 때 그 시절의 유교문화와 일제식 폭력도 통용되지 않는 ‘학교라는 공간’은 권력과 헤게모니를 잃어버린 보수파와 계속해서 정권을 창출하고픈 개혁파들이 벌이는 이전투구의 현장이 되어버렸다. 새계화라는 새로운 국제환경의 여파와 함께.

 

훨씬 복잡한 상황 가운데
 

교육이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리고 지금의 학교가 문제라는 것 역시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애초부터 공교육은 감당할 수 없는 ‘인성교육’과 ‘입시교육’을 모두 책임지고 있는 유일한 기관이었고, 교육 문제는 참여정부의 ‘3불정책’으로도, 한나라당의 ‘3불폐지’로도 간단하게 해결 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양극화를 막는 다는 것, 세계 경쟁력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 따위의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이슈들로 인해 건드려질 교육 개혁이 과연 얼만큼이나 진지한 교육의 변화와 개혁을 일구어 낼 수 있을 것인가.
 

과연 교육은 무엇인가?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이 생각한 도덕세계와 이를 떠받칠 참된 인간의 양성? 아니면 사회를 변화시킬 창조적인 엘리트 육성의 공간? 가장 기초적인 질문에 있어서 조차 정당들의 공약은 공허하고 학교 교육의 현장은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교육을 둘러싼 사회관계는 어떠한가? 자녀의 교육은 어머니가 꽉 쥐고 있고, 학교는 사범대에서 그럴싸한 전공과 임용고시라는 잔인한 고사를 통과한 풋내기 교사들만이 가득하다. 그리고 싸가지 없는 학생과 이들과 대치하고 있는 꽉막힌 또아리 선생님들이 있고 조금 올라가면 교장과 육성회장이 있겠지? 이런 개별 학교가 가진 권력과 힘의 구조는 어떻게 재편되고 고쳐져야 제대로 된 교육이 실천될 수 있을까?

 

정치로 교육을 해결할 수 있다고?
 

모든 것들을 정치적인 논리로 해결하려는 태도는 대통령을 왕으로 착각하는 우리 국민 모두의 불찰과 어리석음이다. 또한 모든 것들을 급변하는 미래에 맞추려는 태도 역시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조급한 태도임에 분명할 것이다. 또한 과거의 패러다임으로 ‘국가권력과 자본의 힘’ 따위에 대항하겠다는 식의 저열한 운동권적인 반복 역시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미래를 준비할 것인가. 그리고 이 교육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 보다 근본적인 입장과 다양한 노정 가운데 치열한 변화의 노력들이 아래로부터, 중간으로부터, 섬세하고 실천적인 관료나 교육 관계자들로 부터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대통령은 그러한 것들의 든든한 뒷받침이면 될 것이다.

2007.12.14 21:52ⓒ 2007 OhmyNews
#교육 #교육개혁 #정치공약 #입시 #수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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