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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쿠엔틴 타란티노의 <데쓰 프루프>

07.12.24 08:20최종업데이트07.12.2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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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쓰 프루프의 질주 ⓒ 스폰지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는 거의 다 본 것 같다. 활동중인 젊은(?) 감독 중에서는 드물게 작가주의 감독으로 대우받는 감독이며, 제작하는 영화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감독이라서 그런지 그의 영화는 다양한 경로로 다 찾아 보았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B급 영화의 전통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작품은 비교적 저예산에 독특한 분위기로 이름이 높다. 영화마다 독특한 음악사용이라든가, 특별한 촬영과 편집을 시도하여서 더욱  유명하다.

 

그런데, <데쓰 프루프>는 그의 전작들에 비해서는 조금 작품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스토리의 전개도 너무 느리고, 스토리와 별로 관계없는 대사들이 너무 장황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그리고, 킬빌시리즈에 봤던 색상과 촬영의 아름다움도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이 영화는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 희생자들이 등장하고 커트 러셀과 조우하기까지의 부분들, 도로에서 희생자의 차와 커트 러셀의 데쓰프루프(절대 죽지않는)차량의 충돌, 두번 째 여자들이 소개되는 부분들, 마지막으로 도로에서의 카레이스 부분과 결말.

 

첫번째 부분은 지나치게 늘어지는 감이 있었다. 영화의 전개와 별로 관련이 없는 이야기로 러닝타임만 채운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유일하게 볼만한 장면은 바에서 랩댄스를 추는 장면이었는데, 여자의 관능적인 댄스와 음악이 돋보였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두 대의 차량이 정면충돌하는 부분을 슬로우모션을 포함해서 세 번이나 보여주는데, 상당히 잘 찍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우 잔인한 장면이기는 하지만 과연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쿠엔틴 타란티노만의 잔혹의 미가 여기서도 유감없이 등장했다.

 

세 번째 부분은 잠시 동안 흑백으로 처리가 되었다가 다시 컬러로 전환한다. 이 흑백처리는 아마도 주인공 커트 러셀이 마지막에 어떻게 될 지에 대한 복선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여자들이 탄 차량과 커트 러셀의 데쓰프루프 차량이 벌이는 카레이스 신이다. 이 부분은 CG처리없이 실사촬영이 되었는데 매우 위험한 장면을 정말 리얼하게 촬영하였다. 근래에 들어 보기힘든 카레이스 장면이었다.

 

<데쓰 프루프>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전작들에 비해서는 작품성과 재미의 양면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만의 아우라는 여전하다. 한 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쿠엔틴 타란티노의 개성이 영화마다 조금식 외양을 달리하면서 나타나는데 <데쓰 프루프>에도 역시 그만의 개성과 아우라가 나타난다.

 

<데쓰 프루프>는 영화 타이틀 장면부터 특이하다. 꼭 70년대 영화화면을 연상시키는 도입을 한다. 이것은 그의 영화적 상상력이 어디에서 비롯되는 가를 보여준다. 비단 <데쓰 프루프>만이 아니라 그의 영화들 <킬빌> 시리즈, <저수지의 개>, <펄프 픽션>, <재키 브라운>은 모두가 그렇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가 주는 독특한 아우라는 그가 수혜받았던 미국 B급 영화의 정서와 공통점이 있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까지 한 그의 이력이지만 그의 영화를 B급 영화라고 불러도 될 듯하다. 할리우드의 주류감독이지만 그의 작품에서는 B급 영화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며, 또한 그런 영화들에 대한 향수가 배어있다.

2007.12.24 08:20 ⓒ 2007 OhmyNews
B급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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