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 1번지' 혹은 '절묘한 정치적 배분'으로 불리던 울산의 정치 균형이 이번 대선으로 여지없이 무너졌다.
그 중심에는 이번 대선에서 정치적 성향을 바꿔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면서 한나라당에 입당 혹은 입당 추진중인 두 명의 지역구 의원이 있다.
지난 2004년 총선에서 울산지역 유일 여당 출신으로 관심을 모은 강길부 의원. 울주군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돼 기대를 모으던 강길부 의원은 결국 이명박 후보의 높은 지지율과 노무현 대통령 비판여론을 극복하지 못하고 당을 뛰쳐 나왔다.
이어 강 의원은 이명박 후보 지지를 선언했고, 한나라당 입당을 모색중(1월 입당 예정)으로 시민들이 선택한 지역 정치균형을 깨트리는 산파역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소 성격은 틀리지만 무소속을 유지하며 6선에 도전할 것이 확실시 되는 정몽준 의원도 그 중심에 있다. 정 의원은 '현대의 도시'라고 불릴만큼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울산 동구(현대중공업 위치) 지역구의 터줏대감으로 이번 한나라당 입당으로 이 지역에서 열세를 면치못하던 한나라당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울산에서 35%대의 득표율을 올렸던 대통합민주신당이나 당시 12% 가량의 득표율을 보였던 민주노동당이 이번 대선에서 나란히 13.64%와 8.4% 득표율로 내려 앉은 것도 그렇지만, 지역구 두 의원의 행보는 울산지역 정치적 분위기가 균형추를 바꿔놓았다.
그동안 울산의 표심은 한나라당 텃밭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노동당 국회의원과 구청장을 당선 시키는 이변을 보여줘 왔다. 또 도시와 농촌이 어우러진 보수성향의 울주군에서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당선시키면서 어느 정도 균형 있는 정치를 가능케 했는데, 이번 대선으로 그 균형이 일순간에 깨진 것.
이 때문에 다가오는 총선에서 과연 시민들이 어떤 표심을 보여줄지, 한나라당내에서의 공천 결과는 어떠할지 등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경쟁 치열
가장 관심이 가는 곳 중의 하나는 울산 중구. 친박근혜계로 이번 한나라 대선 경선에서 지역 국회의원 중 유일하게 선봉에 서서 박 전 대표를 지지했던 정갑윤(58) 의원의 공천 여부다.
맞수는 이명박 후보 울산지역 선대본부장을 맡으며 내심 공천을 바라고 있는 김철욱(53) 울산시의회 의장으로 공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공천 경쟁에서 살아남은 자는 이 지역에서 여러번 출마한 바 있고, 이번 총선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대통합민주신당 송철호(58)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과의 한판 승부도 벌여야 한다.
철새 정치인이란 오명을 쓰면서도 한나라당행을 택했던 강길부 의원이 있는 울주군도 많은 변수를 안고 있다.
이 지역은 이번 한나라당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 울산 선대본부장을 맡은 후 참신성을 내세우며 최근 공천 경쟁에 뛰어든 강정호(54) 변호사와 이명박 후보 선봉에 선 후 공천을 낙관하고 있는 이채익 전 울산 남구청장과의 경쟁구도로 인한 3파전이 벌어질 것 같다.
이와 함께 5선을 쌓아온 아성에서 다시 한나라당이라는 프리미엄을 얻은 정몽준(57) 의원과 이 지역에서 출마가 예상되는 민주노동당(노옥희(50) 전 교육위원·김종훈(44) 시의원·김창현(46) 전 동구청장) 승자와의 대결도 관심거리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7.12.31 19:39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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