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집. 아프리카 흰개미들은 뜨거운 태양과 심한 일교차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탑 모양의 개미집을 발명했다.
조수영
흰개미들이 쌓아올린 고깔모양의 개미집을 발견했다. 이런 모양의 개미집은 케냐와 탄자니아의 초원을 지나면서 수없이 보아왔지만 볼 때마다 신기하다. 부드러운 피부를 가지고 있는 흰개미는 밖에 나가면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기 때문에 대부분 지하의 개미집이나 죽은 나무 안에 산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이곳의 흰개미들은 사람 키 높이 정도의 속이 텅 빈 탑 모양의 집을 짓는다. 일개미들이 타액으로 흙을 뭉치고, 운반하고, 햇빛에 말리는 고통스러운 작업이 필요하지만 아프리카 초원의 일교차를 피할 수 있는 그들만의 방법이다. 땅 속의 집은 낮에는 너무 뜨겁고, 밤에는 급속히 열이 식어버렸다. 지상에 흙으로 세운 개미집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주고 습기의 손실도 막아주는 그들만의 발명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미와 베짱이는 겨울에 만날 수 없다우리에게 부지런한 개미의 이미지를 굳혀준 것은 아마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일 것이다. 동화를 보면 베짱이는 여름 내내 노래만 부르고 놀고, 개미는 겨울에 먹을 음식을 마련했다. 이야기 속에서는 추운 겨울이 되어 베짱이가 개미에게 식량을 얻으러 가지만 자연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개미가 겨울을 준비한다고 했으니 일단 온대지방에 살고 있는 개미 종류인 모양인데, 온대 지방에 사는 개미 종류들은 모두 겨울잠을 자기 때문에 먹이가 필요 없다. 또 노래만 부르고 놀던 베짱이는 개미를 놀리는 것이 아니라 짝을 찾기 위해 수컷이 암컷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려는 것이다. 이렇게 만난 수컷과 암컷은 가을에 자신의 유전자가 담긴 알을 낳고 죽는다. 알은 땅속에서 따뜻한 봄을 기다리며 잠자고 있으니 개미에게 음식을 구걸하러 갈 필요가 없다.
이솝아저씨~ 거짓말 하셨어요!석조유적 그레이트 짐바브웨는 야자수와 무성한 풀, 들꽃, 성벽 속에 사는 도마뱀과 땅굴 파는 개미, 나른한 오후의 햇살 속에 짝짓기하며 날고 있는 파리까지…. 이곳은 작은 동물들의 거처가 된 지 오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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