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안심하고 맡기세요"

체계적인 베이비시터 교육을 받았으면...

등록 2007.12.28 09:40수정 2007.12.2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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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김미숙씨 .. ⓒ 정현순

▲ 아기와 김미숙씨 .. ⓒ 정현순
"웬 아기야?" "우리집 막내예요" "진짜 어떻게 된 거야?" "2년 전부터 아기 돌봐주는 일하고 있어요" 한다. 그가 그동안 모임에 나오지 못했던 이유를 그제야 알게 되었다. 27일 전에 이웃에 함께 살던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다. 그들과 점심약속이 있어 약속장소로 갔다. 하나둘씩 약속장소로 모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 친구가 어린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나타났다. 그가 막내라고 해서 진짜 셋째로 착각한 친구도 있었다. 너무 오랜만에 만났기에 그가 아기를 돌봐주는 베이비시터를 하는 줄 모두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주5일 근무로 아침 8시 30분에 시작해서 저녁 6시까지 돌봐준다고 한다. 아직 두 돌이 되지 않은 그 아기를 낳은 지 한달 정도 되어서 돌봐주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아기는 친구를 엄마라고 부르고 있었다. 친구는 늦게 아기를 낳아 이제 초등학교 3학년, 1학년의 두 아이를 두고 있다.
 
아기는 그 형과 누나를 무척 따르고, 형과 누나도 그 아기를 아주 예뻐한단다. 그래서인가 저녁에 제 엄마가 와서 제집으로 데리고 가려해도 쉽게 따라가지 않으려고 한단다. 그럴 땐 그 친구 집에서 좀 더 머물다 제 집으로 돌아가는 일도 허다하다고 한다. 그가 그만큼 잘 돌봐주고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엣말에도 발바닥(어린)손님이 더 어렵다는 말도 있듯이 어린 아기이지만 저한테 서운하게 해주면 그집에 더 있으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난 그가 한달에 얼마 정도 버는가 궁금해졌다. 하여 "그럼 한달에 수고비는 얼마나 받아?" "간식비 포함해서 55만원 받아요" "처음부터 그렇게 받았어? 왜 아주 어린아기들은 조금 더 받는다고 하던데? 또 남자 아기와 여자 아기도 돈의 차이가 있다면서" "그렇긴 하는데요. 남자, 여자 구분하지 않고 저는 처음부터 그렇게 받았어요" 한다.
 
그러면서 "사실 아기 돌보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닌데, 내가 집에서 이일을 하니깐  밖에 나가서 일을 하지 않아도 되니깐  정말 좋아요. 학교에서 아이들이 돌아와도 걱정할 필요도 없고, 아이들 공부도 돌봐 줄 수 있어서 좋아요. 만약 내가 나가서 돈을 벌게 되면 내게 지출되는 돈이 지금보다 훨씬 많아지잖아요" 한다.
 
"그럼 그돈 다 벌어서 뭐하니?" "언니 사실 요즘 남자 혼자 벌어서 살기 힘들잖아요. 내가 이일을 해서 번돈으로 아이들 학원도 보내고 저축도 조금 해요" 한다. 그가 번 돈이 가정살림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한다. 그는 밥을 먹으면서도 한시도 아기한테 눈을 떼지 못한다. 밥을 먹이는 모습이 마치 친엄마 같이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미숙씨가 제 친엄마보다 아기 식성도 더 잘 알겠다." " 아기가 워낙 어렸을 때부터 지내와서 그런 편이예요" 한다.
 
그와 같은 사람이 이웃에 많이 있다면 맞벌이 하는 젊은 엄마들은 안심하고 직장생활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가하면 그로 인해 아기를 돌봐주는 엄마도 또 다른 맞벌이를 하는 셈이기도 하다. 서로 상부상조하며 사는 공생의 관계라고나 할까? 
 
 그와 이야기하면서 한가지 아쉬운 점이 생겼다. 그가 정식적인 베이비시터 교육을 받는다면 지금보다 좀 더 좋은 보수를 받을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에게 앞으로 그일을 계속 할 생각이냐고 물었더니 돌봐 줄 아기가 있다면 그럴 생각이라고 했다. 하여 난 베이비시터 교육을 받아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다. 그의 반응이 아주 긍정적이었다.
 
그가 앞으로 체계적인 베이비시터 교육을 받고, 더욱 당당하게 그일을 계속했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2007.12.28 09:40 ⓒ 2007 OhmyNews
#아기 돌봐줘요 #육아 #베이비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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