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에 가면 역사가 꿈틀거려요

문화유산을 활용한 역사교육 현장을 다녀오다

등록 2007.12.28 16:17수정 2007.12.2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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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22일 토요일 휴무일을 맞아 전라남도와 화순군이 주최하고 (재)동북아지석연구소와 전남역사교사모임이 주관하는 “문화유산을 활용한 역사교육” 세미나에 1박 2일간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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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을 활용한 역사교육’종합 토론을 하고 있다. ⓒ 최장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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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고인돌. 고인돌을 장독대, 평상, 의자 등으로 사용하였다. ⓒ 최장문




행사 참여자는 인천, 부산, 대전, 전남 등에서 찾아온 역사교사와 전남의 문화활동가들이었다. 이날 강연은 화순 고인돌 관련 기조강연과 역사교사의 문화유산 활용 교육 사례발표로 시작되었다. 80여 명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첫날의 세미나를 거쳐 둘째 날 화순 고인돌 유적, 운주사, 쌍봉사의 문화유적을 답사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신경숙 동북아지석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00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화순고인돌은 조상들이 남겨준 소중한 자산인 만큼 잘 지켜나가는 것과 동시에 잘 활용하여 우리들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와 미래를 꿈꾸어보는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하여 연구소에서는 고인돌과 관련한 학술행사, 대중 강좌, 체험 활동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였다.

학교현장에서의 문화유산 활용교육과 관련하여 김보경 광주 마재초등학교 교사는 풍영초등학교교육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체험중심 교육활동을 통한 문화재 애호심 함양’ 사례를 발표하였다.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해설사’ 분들을 학교에 초청하여 각 학급의 클럽활동시간에 쉽고 재미있는 지역 문화유산 교육을 실시한 것은 다른 학교에서도 해봄직한 좋은 본보기라 생각되었다.

이제 학교만이 배움을 독점하던 시대는 이미 끝나가고 있다. 학교교육이 좀 더 열려서 지역의 문화유산과 현장에서 발로 뛰는 활동가들과 함께 어울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윤세병 대전과학고 교사는 "‘문화유산’하면 너무 전근대적인 것에 함몰되어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하면서 "국사 교과서에서 흔히 다루어지는 불탑과 관련하여 근현대의 추모탑, 승전탑, UN탑 등도 수업에 활용할 만한 가치가 있는 근현대 문화유산"이라고 말하였다.

이어 윤 교사는 학교의 앨범, 교지 등에 나오는 사진 자료는 당시의 사회상을 이해하는 좋은 자료로 일제시대 대전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현재 대전여고) 학생들의 사격연습 사진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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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전쟁시 대전여고 학생들의 사격연습 장면. 일제 말기 태평양 전쟁과 관련하여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서는 인적물적 자원수탈을 서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자료로 대전여고앨범 사진은 생활속의 좋은 수업 자료가 될 것이다. ⓒ 최장문



둘째 날은 화순의 세계문화유산인 고인돌 답사를 하였다. 선사시대의 고인돌 무덤이 2000년이 넘도록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어 있는 것이 화순 고인돌 무덤군의 특징이다. 실제로 나지막한 산의 여기저기에 고인돌이 산재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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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 대형 고인돌. 무게가 100톤의 경우 어른 1000여 명이 동원되어야 운반이 가능하다. 화순 지역에서 많이 발견되는 대형 고인돌은 선사시대 어떤 사람들이 왜, 어떻게 만들었는지 여전히 수수께끼와 같을 뿐이다. ⓒ 최장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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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에 그대로 남아있는 화순 고인돌. ⓒ 최장문



화순 고인돌군에서 20분 거리에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고, 햇볕이 내려앉는 모습이 보일정도로 고요하다는 쌍봉사가 있었다. 고요하기에 쌍봉사 3층 목탑은 더욱 웅장해 보였다. 또 10여 분을 가니 천불천탑으로 유명한 운주사가 있었다. 꼬맹이를 둔 가족들이 하루 들렸다가기에 딱 좋은 곳이라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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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봉사. 하늘로 수직형으로 치솟은 목탑이 날아가는 듯한 상승감을 준다. ⓒ 최장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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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봉사 지장전 벽화. 지장전 3면의 벽에 10여개의 지옥도가 그려져 있다. 꼬마들에게 엄마아빠 말씀 안 듣고 나쁜 짓 하면 죽어서 이렇게 된다고 하니 아이들이 진지해졌다. ⓒ 최장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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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주사. 도선국사가 하룻밤 사이에 천불천탑을 세웠다는 전설만을 간직한 채 창건에서 폐사에 이르기까지 그 역사를 말해주는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금강산이 모든 기암괴석을 모이라고 해서 바위들이 가다가 멈춘 것이 설악산이라면 운주사는 부처가 모든 미륵불과 탑을 불러 모아서 만든 절일까? 야외 불상불탑 전시장 같았다. ⓒ 최장문



혹자는 19세기를 'A‘의 시대, 20세기를 ’B'의 시대, 21세기를 'C'의 시대라 한다. 무기(Army)의 시대에서 상업(Business)의 시대로, 이어서 문화(Culture)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지역의 생활 속 문화유산을 통하여 현재 우리의 삶과 앞으로 펼쳐질 미래 사회를 설계해 보는 그런 역사교육이 이루어지길 소망해본다.
#화순 고인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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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세월속에서 문화의 무늬가 되고, 내 주변 어딘가에 저만치 있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보면 예쁘고 아름답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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