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이 당선자 사형제 폐지하길 소망"

"사형제 폐지에 유보적인 분이 대통령이 돼 조금 걱정"

등록 2007.12.30 13:48수정 2007.12.3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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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부로 우리나라가 국제사면위원회 엠네스티가 인정하는 사실상의 사형제 폐지국가 군에 합류했다. 김영삼 정부 말기인 지난 1997년 12월 30일 사형수 23명에 대한 사형 집행 이후 10년째 단 한 차례도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형 선고가 확정돼 현재 수감중에 있는 64명의 사형수들에 대한 사형집행은 언제든 가능하다. 이들에 대한 사형선고는 법적으로 이미 최종 결론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이들에 대한 사형이 언제든 집행될 수 있다. 더욱이 이명박 새 당선자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사형제 완전 폐지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취한 바 있어 우리나라의 사형폐지국가군 합류를 계기로 사형제도 존폐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한 번 가열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경선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8월 13일 당시 이명박 후보는 평화방송·평화신문과 인터뷰에서 사형제도 존치 입장을 보여준 바 있다. 그는 “사형제도는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논의가 되어왔던 논쟁이었고 긍극적으로는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생각이 든다”면서도 “요즘 흉악범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범죄 예방을 위해서 ‘부득이 한 경우를 제외’ 하고는 사형을 언도하는 것 자체를 많이 줄여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말해 사형제 전면 폐지에 대해선 사실상 반대 입장을 취한 바 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 이렇게 사형을 언도받은 사람에게도 사형집행을 조금 시간적 여유를 갖고 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우리사회에서 사형제 폐지를 가장 앞장서 주창해 온 한국 가톨릭의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인 최기산 주교가 지난 28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사형제 폐지에 적극 나서주길 소망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최 주교는 이날 평화방송 시사프로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 가진 인터뷰에서 “ 지난 대선에서 다른 후보자들의 생각은 사형제를  다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는데  이명박 후보만 유일하게 (사형제 폐지에 대해) 유보라는 그런 의견을 갖고 계셨다”며 “그래서 사형제도를 실질적으로 완전히 폐기하는 것을 주장하는 우리로서는 조금 걱정스러운 마음이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최 주교는 “왜냐하면 (사형제 폐지를) 찬성하는 분이 대통령이 됐으면 문제가 없는데 유보입장을 가진 분이 대통령이 돼 있으니까 조금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최 주교는 “그렇지만 아마 전 세계의 133개 국가가 사형제도를 폐기하는, 폐지하는 국가로 분류되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이제 UN의 인권이사회의 이사국이고 UN사무총장까지 배출한 나라로서는 이런 후진국형의 사형제도를 계속 가지고 있을 수는 없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이명박) 대통령께서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주시기를 소망하는 바다”라며 한국이 실질적인 134번째 사형폐지 국가가 될 수 있도록  이명박 당선자의 전향적인 입장변화를  촉구했다.

2007.12.30 13:48 ⓒ 2007 OhmyNews
#이명박 #사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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