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비대위 구성 끝내 실패... 분당 위기

천영세 직무대행체제 가동... 원점서 정상화 방안 재논의

등록 2007.12.30 15:53수정 2007.12.3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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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민주노동당이 대선 패배 이후 당 수습을 위한 비상대책위 구성작업에 실패, 심각한 내부 분열 위기에 놓였다.

  

민노당은 29일 오후 성남 시민회관에서 비대위 구성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중앙위원회를 소집, 30일 새벽까지 12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으나 '종북주의' 등을 둘러싼 이념논쟁이 격화되면서 끝내 비대위 구성에 실패했다.

  

당 지도부는 이에 따라 확대간부회의를 소집, 문성현 대표 등 지도부 전원의 즉각 총사퇴를 결의했으며 일단 천영세 원내대표를 대표 직무대행으로 한 임시지도체제 가동에 들어간 뒤 내년 1월 15∼20일 임시 전대를 열어 비대위 체제로 갈 지, 아니면 조기에 새 지도부를 선출할지 등 당 정상화 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민노당이 계파간 이견으로 비대위 구성에 실패함에 따라 내부 갈등 봉합과 쇄신 작업에 차질이 생기게 됐으며 계파간 이념·노선 투쟁이 격화되면서 분당 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당 지도부는 비대위에 최고위 권한을 주고 비례대표 공천 권한을 상당부분 위임토록 한 절충안을 마련했고, 심상정 의원도 "당을 구하는 데 필요한 일이라면 최선을 다하겠다"며 수용의사를 밝혔으나, 중앙위 토론과정에서 민중·민주파(PD) 일부가 다수파인 자주파(NL)의 종북주의, 패권주의 청산 문제를 제기하면서 회의는 정회를 거듭했다.

  

김형탁 전 대변인 등 민중.민주파 소속 중앙위원 42명은 종북주의 청산 이슈가 안건으로 채택되지 않은데 반발, 도중에 퇴장했으며 자주파 역시 비례대표 공천권을 일부 양보하겠다는 입장을 번복하면서 회의는 정회를 거듭한 끝에 결론없이 산회됐다.

  

민중·민주파의 한 관계자는 "대선 평가와 당 혁신 작업 없이 곧바로 조기 당직 선출의 수순으로 진행된다면 전면적인 정파 충돌이 불가피하며 민중·민주 계열 최대계파인 '전진' 등을 중심으로 분당에 대한 목소리가 거세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고, 자주파 핵심 관계자는 "지상과제인 비대위 구성을 통한 당 수습을 제쳐놓고 이념 문제를 꺼내는 것 자체가 수습 의지를 의심케 한다"고 맞섰다.

  

한편 대선에서 후보로 나섰던 권영길 의원은 중앙위 회의에서 "석고 대죄 심정으로 이 자리에서 섰으며 선거 패배의 책임은 내가 지겠다"면서 "거취 문제도 심사숙고 중"이라고 밝혔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hanksong@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7.12.30 15:53 ⓒ 2007 OhmyNews
#민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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