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왕산...정상이 저기 보인다. 정상표시석이 뒤엔 깎아지른 벼랑이다.
이명화
신설골 계곡은 어디에 그렇게 많은 물을 감추어놓고 있는 것일까. 끝없이 물 흐르는 계곡을 따라 걸으면 그 즐거움을 더해 주었다. 디카 배터리가 다 되어서 계곡의 물을 사진에 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여름 계곡을 찾으면 참 좋을 듯하다.
일야봉산장에 이르니 3시 20분, 조금 있으면 해가 곧 질텐데 젊은 남녀 둘이서 사진기를 들고 올라오는 모습이 보인다. 물소리는 길을 따라 계속 흘렀다. 관룡사 옆으로 난 계곡은 물이 거의 말라 있어 낙엽들로 뒤덮여 지저분해 보이는 것과는 크게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매표소에 도착, 오후 4시 10분이었다. 아차, 차를 관룡사에 세워놓았지…. 지친 다리를 쉴 사이 없이 또 걸어야 했다. 이미 다리는 지쳐 있었지만 어찌하랴. 매표소 앞에서 관룡사 앞 주차장까지 다시 걷는 걸음은 무겁고 길은 멀게만 느껴졌다. 그래도 걸으면 도착한다. 관룡사 앞에서 4시 40분에 출발, 우리는 2007년 우리의 마지막 산행지인 화왕산을 뒤로 하고 왔던 길을 돌아간다. 옥천마을은 고요하게 어둠 속에 잠기기 시작했다. 저무는 붉은 해는 차창 너머로 한동안 따라 오다가 사라졌다.
2007년 7월부터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참 많은 산과 만났던 것 같다. 천태산에서 시작해서 화왕산까지 19개의 산에 올랐다. 초보 산행인인 내가 산이 거기 있기에 산을 찾아 산을 만나는 기쁨도 알게 되었다. 화왕산은 2007년 19번째 마지막 산행지로 나의 ‘갈멜 산행기’에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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