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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MBC 연기대상에서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한 <태왕사신기>의 배용준과 이지아 ⓒ MBC
▲ 2007 MBC 연기대상에서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한 <태왕사신기>의 배용준과 이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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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방영된 2007 MBC 연기대상은 순전히 <태왕사신기>(연출 김종학 윤상호, 극본 송지나 박경수)를 위해 준비된 느낌이었다. <태왕사신기>는 연기대상, 올해의 드라마상, 여자 신인상 등의 주요 부문에서 3관왕을 달성한 데다가 베스트커플상과 남자 인기상, 여자 인기상, 공로상까지 배출해내며 다른 드라마들을 압도하였다.
물론 <태왕사신기>가 이 정도의 상을 받을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니다. <태왕사신기>는 올해 방영된 MBC 드라마 중에서 작년 연기대상에서 수상이 완료된 <주몽>(연출 이주환 김근홍, 극본 최완규 정형수 정인옥)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시청률 30%를 돌파한 드라마였다. 그리고 천문학적인 제작비에 걸맞는 방대한 스케일과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 그리고 한류 스타 배용준이 타이틀 롤을 맡은 것 등으로 숱한 화제를 낳은 작품이었음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태왕사신기>는 방영이 네 차례나 연기되어 MBC의 골머리를 앓게 하였고 당초 약속되었던 사전 제작도 지켜지지 않아 방영 기간에도 편집을 다 하지 못한 <태왕사신기> 때문에 <뉴스데스크>가 20분 가량 더 전파를 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그런데도 MBC는 <태왕사신기>에게 주 4회 편성이라는 파격적인 선물을 주고 두 차례나 스페셜 방송까지 하게 해주더니 이제 연기대상에서도 그 끝없는 짝사랑이 계속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혹자는 <태왕사신기>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MBC는 실패했다는 말을 하는데도 말이다.
더욱이 이번 연기대상은 방송 전부터 연기대상 수상자가 이미 정해졌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까지 퍼진 직후였다. 거기에 유력한 대상 후보 중 하나였던 <하얀거탑>(연출 안판석, 극본 이기원)의 히어로였던 김명민이 불참한 가운데 이어진 것이어서 의혹은 더욱 증폭된 상황이었다.
뿐만 아니라 베스트커플상과 남자 인기상, 여자 인기상 등도 올해 인기 드라마였던 <커피프린스 1호점>(연출 이윤정, 극본 이정아 장현주)의 공유와 윤은혜 등이 유력하지 않겠는가라는 네티즌들의 예견과 달리 <태왕사신기>의 배용준과 이지아가 80~90% 이상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수상했다는 것이 쉽사리 믿어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MBC는 <태왕사신기>의 김종학 감독에게까지 공로상을 수여하였다. 이날 PD 중에는 유일하게 참석한 사람이 김종학 감독이었기에 역시 사전에 수상이 정해졌다는 네티즌들의 의혹은 끊임없이 일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로 인해 MBC 연기대상의 모습은 마치 <태왕사신기>의 스페셜 방송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방송을 본 시청자라면 MBC가 <태왕사신기>를 너무 편애한다는 생각이 절로 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 편애가 MBC 연기대상의 권위를 떨어뜨려 다른 연기자들까지 선의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를 바랄 따름이다.
2007.12.31 17:45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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